스마트폰에 붙이는 1.2㎜ '메타렌즈' 마법…안경 없이 3차원 세상 연다
등록 2026/04/23 00:01:00
수정 2026/04/23 06:12:25
노준석 포스텍 교수·삼성, 차세대 '메타렌즈' 디스플레이 세계 최초 개발
'네이처'지 2주 연속 게재 기염…원천기술부터 양산 공정까지 단번에 해결

노준석 포스텍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메타렌즈의 2D/3D 전환 디스플레이 구조도. (사진=과기정통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평평한 스마트폰 화면 속 캐릭터가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듯 생생한 입체 영상으로 변신한다. 별도의 무거운 전용 안경을 쓸 필요도 없다. 그저 화면 위에 투명하고 얇은 스티커 하나를 붙이는 것만으로 2D와 3D를 자유자재로 오가는 '포스트 디스플레이' 시대가 우리 곁으로 다가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포항공과대학교(포스텍) 노준석 교수 연구팀과 삼성전자 삼성리서치 비주얼 테크놀로지팀이 차세대 광학 소자인 '메타렌즈(Metalens)'를 활용해 하나의 렌즈로 2D와 3D 영상을 자유롭게 전환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세계 최고 권위의 학술지인 '네이처(Nature)'에 23일 자정(한국시간) 게재됐다.
최근 가상·증강현실(VR·AR) 및 의료영상 등 3D 콘텐츠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여전히 텍스트 열람이나 일반 영상 시청 같은 2D 콘텐츠 소비가 지배적이다. 이에 하나의 기기에서 두 방식을 자유롭게 전환할 수 있는 2D-3D 전환 디스플레이 기술의 상업성이 주목을 받아왔다.
특히 안경 없이 온전한 입체 영상을 구현하려는 시도는 디스플레이 업계의 오랜 숙원이지만 상용화의 벽이 높은 실정이다.
무안경 3D 기술은 이미 지금도 존재한다. 하지만 입체감을 느낄 수 있는 시야각이 15도 내외로 매우 좁아 정면의 단 한 사람만 겨우 영상을 볼 수 있다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또 기기 자체가 3D 전용으로 설계된 탓에 일반적인 텍스트나 고화질 영상을 2D 화면으로 볼 때 화질이 현저히 떨어지는 고질적인 문제도 안고 있었다.
![[서울=뉴시스] 포항공과대학교 노준석 교수 연구팀과 삼성전자 삼성리서치 비주얼 테크놀로지팀이 차세대 광학소자인 ‘메타렌즈'를 활용해 하나의 렌즈로 2D와 3D를 자유자재로 전환하는 기술을 공동 개발했다. (사진=포항공대 연구팀)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4/22/NISI20260422_0002118028_web.gif?rnd=20260422173249)
[서울=뉴시스] 포항공과대학교 노준석 교수 연구팀과 삼성전자 삼성리서치 비주얼 테크놀로지팀이 차세대 광학소자인 ‘메타렌즈'를 활용해 하나의 렌즈로 2D와 3D를 자유자재로 전환하는 기술을 공동 개발했다. (사진=포항공대 연구팀)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1.2㎜ 초박형 렌즈의 혁신…시야각 6배 넓히고 화질 저하 잡았다
연구팀은 이 난제를 1.2㎜ 두께의 초박형 '메타렌즈'로 해결했다. 메타렌즈는 나노미터(nm) 크기의 인공 구조체를 기판 위에 배열해 빛의 위상과 진폭을 정밀하게 제어하는 평면 광학 소자다. 핵심은 전압 공급에 따라 빛의 굴절 방향을 자유자재로 조절한다는 점이다.
전압이 흐르지 않을 때는 오목렌즈로 작동해 OLED 패널에서 나오는 빛을 왜곡 없이 직진 투과시킨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평소처럼 고해상도의 선명한 2D 화면을 누릴 수 있다.
반면 전압이 가해지면 메타렌즈는 볼록렌즈로 변신한다. 이렇게 작동된 볼록렌즈는 기존 기술보다 시야각이 6배 이상 넓은 100도의 초광시야각으로 3D 영상을 구현한다. 이를 통해 여러 사람이 각기 다른 위치에서 동시에 몰입감 넘치는 3D 영상을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번 기술은 모바일 기기뿐만 아니라 정밀 의료 영상 시스템, 대형 옥외 광고판까지 디스플레이 산업 전반의 지형을 바꿀 원천 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일반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 화면 위에 스티커처럼 붙이기만 하면 된다는 점에서 기존 기기와의 호환성도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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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기술이 상용화되면 일상의 풍경이 근본적으로 바뀔 전망이다. 평소에는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읽다가도, 콘텐츠를 즐길 때는 버튼 하나로 화면 속 영상이 눈앞으로 입체감 있게 다가오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의료 현장에서는 복잡한 인체 내부를 안경 없이 3D 영상으로 보며 수술하는 등 정밀 의료의 차원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제작된 메타렌즈 실물(왼쪽)과 메타표면의 나노 구조가 렌즈의 기능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배열되어 있는 모습. (사진=과기정통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네이처'지 이례적 2주 연속 게재…원천기술과 양산의 '간극' 없앴다
기술적 완성도만큼이나 놀라운 점은 연구를 주도한 노준석 교수의 행보다. 노 교수는 지난주 성균관대 연구팀과 공동으로 '메타렌즈 대량 생산 공정 기술'을 네이처에 발표한 데 이어, 이번 주에도 또 다른 연구로 네이처지에 이름을 올렸다.
일반적으로 기초연구 성과가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차가 발생한다. 하지만 노 교수는 자신의 두 가지 핵심 성과를 하나로 묶어 원천 기술 개발과 양산 가능성 검증을 동시에 마침으로써 그 간극을 줄였다. 국내 연구자가 세계 최고 권위 학술지 발간호에 교신저자로서 서로 다른 두 연구를 동시 게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준석 교수는 "이번 연구는 메타렌즈라는 초박형 나노광학 소자가 실험실 수준을 넘어 차세대 디스플레이 플랫폼으로서 실질적인 가능성을 지님을 입증한 성과"라며 "스마트폰부터 산업용 광고판까지 폭넓은 응용 가능성을 지닌 디스플레이 원천 기술 확보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수 과기정통부 연구개발정책실장은 "노 교수는 정부의 기초연구사업 지원을 통해 10년 이상 한 분야에 매진해 온 리더급 연구자"라며 "앞으로도 우리 연구자들이 세계 무대에서 독보적인 성과를 내고 기초과학의 패러다임을 주도할 수 있도록 안정적인 연구 환경을 조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대한민국이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초격차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는 가운데, 이번 메타렌즈 기술은 'K-디스플레이'의 미래를 밝힐 새로운 심장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우리 연구진이 만들어낸 1.2mm의 얇은 기술이 우리 눈앞의 세상을 평면을 넘어 무한한 입체의 공간으로 확장시키게 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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