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무기한 핵동결·전량 반출 동의"…트럼프 돌발발언 역효과 났나
등록 2026/04/22 11:06:35
수정 2026/04/22 12:34:24
핵 물밑 협상, 트럼프 발언에 동력 약화
행정부 내부 "대통령 발언이 협상 방해"
이란 협상파 입지약화…'불신' 난관될듯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측의 입장이 통일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2주 휴전을 무기한 연장한 가운데, 서방 주요 언론은 물론 미국 행정부 내부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반복된 돌발 발언이 협상 진척을 가로막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2026.04.22.](https://img1.newsis.com/2026/04/22/NISI20260422_0001196395_web.jpg?rnd=20260422060443)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측의 입장이 통일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2주 휴전을 무기한 연장한 가운데, 서방 주요 언론은 물론 미국 행정부 내부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반복된 돌발 발언이 협상 진척을 가로막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2026.04.22.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측의 입장이 통일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2주 휴전을 무기한 연장한 가운데, 서방 주요 언론은 물론 미국 행정부 내부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반복된 돌발 발언이 협상 진척을 가로막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대(對)미국 협상 대표파와 국내 강경파의 분열에 2차 협상 무산 책임을 돌렸지만, 상황을 악화시킨 핵심 원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조율되지 않은 독자적 주장이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양국은 지난 11~12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린 첫 평화 협상에서 핵심 쟁점인 우라늄 농축 문제에서 합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각각 '일몰 없는 농축 영구중단'과 '농축은 불가침 주권'을 주장하며 평행선을 달리던 양국이 '20년 동결'과 '3~5년 동결'을 제시하며 한 걸음씩 다가선 것이다.
첫 협상은 합의 없이 끝났지만, 양국은 이후 파키스탄 등 중재국을 통해 접점을 넓혀나간 것으로 알려진다.
외신을 종합하면 이란은 중재국이 낸 '10년간 중단 후 10년간 저수준 농축' 타협안을 수용한 뒤 트럼프 대통령 입장을 기다렸고, 아울러 고농축 우라늄 비축분 상당량을 포기하고 잔여량을 공개 희석하는 대신 미국이 이란 해외 동결 자산 200억 달러를 우선 해제하는 거래도 실질적으로 논의됐다.
그러나 최종 결정권을 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측의 원안을 그대로 관철하겠다는 취지의 입장을 연달아 발표하면서 물밑 협상은 빠르게 동력을 잃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각 언론 인터뷰와 트루스소셜 게시물을 통해 양국이 이견을 좁혀가던 협상 진척 상황을 완전히 부인했다.
그는 "이란이 모든 것에 동의했다"며 이란이 우라늄 농축 '무기한' 중단과 경제적 보상 없는 고농축 우라늄 전량 미국 이전을 모두 수용했다고 주장했다. 미국이 1차 협상에서 제시한 '농축 20년 동결'도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하루 이틀 내 합의할 것"이라고 수차례 공언했다.
CNN은 휴전 연장 전날인 21일 "대통령은 합의되지 않은 조항에 대해 이란이 동의했다고 주장했는데, 협상 상황에 정통한 소식통들에 따르면 이것은 사실이 아니었다"며 "그 결과 합의에 대한 낙관론이 급격히 꺾이고 평화 협상은 불확실해졌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그러면서 복수의 행정부 당국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적 발언이 협상에 해를 끼쳤다는 점을 익명을 전제로 인정했다고 전했다.
![[메릴랜드주=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측의 입장이 통일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2주 휴전을 무기한 연장한 가운데, 서방 주요 언론은 물론 미국 행정부 내부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반복된 돌발 발언이 협상 진척을 가로막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2026.04.22.](https://img1.newsis.com/2026/04/13/NISI20260413_0001176225_web.jpg?rnd=20260413103554)
[메릴랜드주=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측의 입장이 통일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2주 휴전을 무기한 연장한 가운데, 서방 주요 언론은 물론 미국 행정부 내부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반복된 돌발 발언이 협상 진척을 가로막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2026.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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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디언도 휴전 연장 직후 "'말이 너무 많은' 트럼프 변덕이 협상 장애물" 제하의 기사에서 "대통령의 위협과 과도한 발언은 평화 협상 재개의 핵심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며 "이란을 혼란시키려는 의도일 수도 있지만, 지금까지의 결과는 오히려 이란을 더 신중하게 만드는 데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 주장으로 이란 국내에서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등 강경파 발언권이 커진 측면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지난해 6월, 지난 2월처럼 협상 중 전쟁을 개시할 수 있다는 군부 주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거듭된 강경 발언으로 점차 설득력을 얻게 됐다는 것이다.
모하메드 바게르 갈리바프 국회의장이 이끄는 대표단이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 최고지도자 승인 하에 대미 협상에 나서고는 있지만, 이들 역시 트럼프 대통령 주장을 충분히 설명해내지 못하면서 협상 권한 유지에 문제가 생겼을 수 있다.
이란 외무부가 "트럼프 소셜미디어 하나하나에 대응하지 않는다"고 선을 긋긴 했으나, 최종 결정권자인 트럼프 대통령이 쏟아내는 강경 발언을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다. 외무부는 특히 고농축 우라늄 전량 이전에 합의했다는 트럼프 대통령 주장에는 정식 반박 성명을 내기도 했다.
협상 책임자 갈리바프 의장은 이에 대해 "트럼프가 협상의 테이블을 자신의 상상 속에서 항복의 테이블로 바꾸고 전쟁 재개를 정당화하려고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위협의 그림자 아래서 이뤄지는 협상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이란은 실제로 2차 협상을 거부했다.
CNN은 "이란이 고농축 우라늄을 넘기기로 합의했다는 대통령의 허위 주장은 국내 입지가 위태로운 이란 협상팀에 부담이 되고 있다"며 "핵 문제를 다루는 협상은 매우 민감해서 양측 모두 자국 내에서 성과를 주장할 수 있어야 합의가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란 측은 향후 재개될 양국간 평화 협상에서도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불신 문제를 꺼내들고 고농축 우라늄 비축 유지 등을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양국 협상팀이 우라늄·제재 문제 등에 대한 합의를 타결한 뒤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파기하지 못하게 하는 별도의 보장도 요구할 수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양측은 핵 문제부터 호르무즈 해협에 이르기까지 여러 쟁점에서 이견을 보이지만, 지속 가능한 합의를 가로막는 최대 장애물은 신뢰 문제"라며 "또다시 속을 것을 우려하는 이란은 단계적 조치와 지렛대 유지에 집착하고 있다"고 했다.
NYT는 "양측 모두 외교적 해결을 시도할 의지는 있어 보인다. 역사에 속임수와 배신을 극복하고 합의를 이룬 사례는 다수 있다"면서도 전문가를 인용해 "이란은 트럼프의 합의 준수를 시험할 수 있는 점진적인 단계별 접근을 고집할 것이며, 트럼프는 이에 반발할 것"이라고 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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