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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딩 입고 버텨도 38만원"…정부, 비아파트 '깜깜이 관리비' 손질

등록 2026/04/05 06:00:00

수정 2026/04/05 06:18:23

국토연구원, 임차인 관리비 자가보다 10.7배 높게 부과

정부 '비아파트 관리비 개선' 방안…임차인 정보 접근 강화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사진은 19일 서울 시내의 다세대 및 연립주택가 모습. 2026.01.19.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사진은 19일 서울 시내의 다세대 및 연립주택가 모습. 2026.01.1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홍찬선 기자 = #1. 인천 중구에 거주하는 40대 A씨는 관리비 고지서를 보고 깜짝 놀랐다. 1월 34만원 냈던 관리비가 2월 30만3000원이 나왔기 때문이다. 2년 전 이곳에 입주한 A씨는 겨울철 실내 온도를 21도로 유지해 왔지만 관리비 48만원은 피할 수 없었다. A씨는 관리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방 3개 중 1곳의 난방을 끄는 등 절약에 나섰지만 효과는 거의 없었다. 특히 엘리베이터도 없는 3층 연립주택임에도 공동전기료, 소독비, 경비비 등의 구체적인 사용 내역을 확인하기 어려워 불만이 커졌다. A씨는 "지난해 겨울 관리비 폭탄을 맞으면서 실내 온도를 18도로 맞춰 패딩을 입고 살았지만, 1인 가구 관리비가 30만원 이상이 나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2. 인근 240세대 규모의 연립주택에 사는 B씨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달 관리비가 42만원에 달했다. B씨는 "연립주택의 관리비가 비싸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이렇게 까지 많이 나올지는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난방비를 아끼겠다고 노력했지만 큰 차이가 없었다"며 "이제는 체감상 큰 의미가 없어 22도로 생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비아파트 거주 세입자들의 관리비 부담은 아파트보다 높은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다. 실제 같은 지역의 8층 아파트는 겨울철 실내 온도를 22~23도로 유지해도 관리비가 20만~23만원 수준에 그친다는 게 A씨와 B씨의 주장이다.

반면 연립·다세대 주택은 이보다 훨씬 높은 비용이 부과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문제는 관리비 부과 체계의 불투명성이다. 일부 비아파트에서는 임차인에게 부과되는 관리비가 자가 거주자보다 최대 10배 이상 높은 사례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연립주택과 단독주택, 다가구주택의 경우 자가 관리비보다 임차인 관리비가 10.7배 높게 부과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같이 비아파트 거주 세입자들이 과도한 관리비와 불투명한 부과체계에 불만을 토로하면서 정부도 대책마련에 나섰다.

5일 국토교통부 통계누리 집계에 따르면 지난 2024년 기준 전국 주택주거실태조사 결과 ▲아파트의 비율은 53.1% ▲단독주택 28.2% ▲다세대 주택 9.1%, ▲연립주택 2.1% 순으로 조사됐다.

법무부는 지난달 26일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TF 사전 브리핑을 열고 오피스텔과 다세대, 연립주택 등 '비아파트 관리비 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핵심은 임차인의 정보 접근권 강화다. 정부는 '주택임대차보호법'과 '집합건물법'을 개정해 모든 주택의 거주자가 관리비 내역을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지난해 11월 상가임대차법을 개정한 데 이어 모든 형태의 주택으로 관리비 내역 공개 방침을 확대한다는 것이다.

또한 법무부는 관리인 선임의 문턱을 낮추고 지자체 감독도 강화한다. 건물 관리인 선임 절차를 위해 열어야 하는 '관리단집회' 소집을 통지할 때, 기존 서면 방식 외에 전자 서면 방식을 도입해 관리인 선임 방식을 간소화한다. 관리단집회의 결의 요건도 완화해 비대면으로도 선임 절차를 밟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아울러 집합건물에 대해 지자체의 행정조사 권한을 신설하고, 분쟁이 생길 경우 원칙적으로 상대방에게 조정에 응할 의무를 부과해 집합건물분쟁조정위원회의 조정 실효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법무부는 집합건물 관리에 점유자의 의사도 실질적으로 반영될 수 있게 법을 개정한다.

건물을 관리하고 관리인을 감독하는 '관리위원회'에는 소유자만 참여할 수 있었지만, 이를 점유자에게 확대한다는 취지다. 실제 건물에 거주하고 관리 필요성을 체감하는 점유자들이 건물 관리 제반 사항에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된 것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소규모 주택은 자가 관리비에 비해 임대 관리비가 약 10.7배 높게 나타난 연구 결과를 토대로 사실상 임대료를 관리비로 징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며 "이같은 부당한 관리의 행태가 보이는 건물은 대부분 법률상 관리인이 아닌, 소유자나 임의 선출된 대표가 관리하는 건물"이라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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