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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없인 미래도 없다…정관·이사회에 AI 넣는 기업들[주총 권력재편⑥]

등록 2026/03/24 08:00:00

수정 2026/03/24 09:52:24

정관에 'AI' 넣는 기업들…카카오·LG유플러스·가온전선·코웨이

이사회에 'AI 전문가' 앉힌다…우리금융·롯데쇼핑·안랩·KT

삼성 'AI 반도체', 현대모비스 '로보틱스'…미래 전략 공개

30대 그룹 계열사 신규 사외이사 중 기술 전문가 '역대 최고'

[서울=뉴시스]오동현 기자 = 국내 주요 기업들이 정관에 인공지능(AI)·로봇·데이터센터 등 신사업을 대거 추가하고, 이사회에 기술 전문가를 영입하며 신성장 동력 확보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글로벌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미래 먹거리'를 정관에 명문화하고 거버넌스까지 재편하는 흐름이 업종을 가리지 않고 확산하는 모습이다.

"사업 목적에 AI 추가합니다"…업종 불문 정관 개편 러시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주총에서 사업 목적에 AI·로봇 관련 항목을 신규 추가하는 기업이 잇따르고 있다.

카카오는 오는 26일 제주 본사에서 열리는 주총에서 정관 사업 목적에 '인공지능 개발 및 이용업'을 공식 추가한다. 카카오톡이라는 메신저를 넘어, AI를 모든 서비스의 엔진으로 삼겠다는 전략을 공식화하는 셈이다.

LG유플러스는 오는 24일 주총에서 '데이터센터 DBO(설계·운영·구축) 사업 관련 투자 및 출연'을 정관 사업 목적에 명시한다. 지난해 AI 데이터센터(AIDC) 사업 매출 422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8.4% 성장한 것이 배경으로 작용했다. AI 콜센터(AICC)와 스마트모빌리티 등을 포함한 AI 솔루션 매출도 5503억원에 달했다.

LS전선 자회사 가온전선은 오는 24일 주총에서 지능형 로봇 및 액추에이터의 설계·제조·판매업, AI 기반 소프트웨어 개발·공급업, 영구자석을 포함한 희토류 소재 제조·가공·판매업 등 3가지 신규 사업목적을 정관에 추가한다. LS전선의 다른 자회사인 LS에코에너지와 LS머트리얼즈도 각각 로봇·AI 및 첨단산업 소재·부품 사업을 신규 목적사업으로 더하며 그룹 차원에서 로봇산업 진출 채비를 갖추고 있다.

데이터 보안·소프트웨어 전문 기업 파수는 오는 30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사명을 '파수'에서 '파수에이아이(AI)'로 변경하는 안건을 추진한다. 사명 변경을 통해 AI 중심 기업으로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글로벌 AI 시장에서의 입지를 확대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정수기 등 생활가전 기업인 코웨이는 오는 31일 주총에서 로봇 제조·판매·임대업을 정관에 추가해 이업종 간 로봇 진출 흐름에 가세한다.

이사회에 AI 전문가 앉힌다…금융·유통·보안업계 잇따라 영입

정관 변경과 함께 이사회에 AI·기술 전문가를 영입하는 움직임도 뚜렷하다.

우리금융지주는 23일 열린 주총에서 대통령 직속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위원인 류정혜 후보를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네이버·NHN·카카오 등에서 AI·데이터 기반 서비스를 담당한 실무 경력을 보유한 인물로, 이사회 내 AI전환(AX) 역량 보강이 목적이다.

롯데쇼핑은 지난 20일 주총에서 마이크로소프트·델 등 글로벌 IT 기업을 거친 AI 전문가 우미영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유통업의 디지털 전환 가속화에 대응하기 위한 인선이라는 평가다.

안랩은 약 20년간 사내에서 근무하며 초대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맡았던 이호웅 호서대 교수를 신규 사외이사 후보로 올렸다. AI 보안과 클라우드 보안 분야 연구를 이어온 인물로, 안랩이 전사 차원의 AI 전환을 본격화하는 흐름과 맞물린 선택이다.

[수원=뉴시스] 김종택 기자 = 지난해 열린 삼성전자 제56기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주주체험 강화를 위해 삼성전자 AI Home, 볼리(Ballie), 차세대 디스플레이, 갤럭시 AI, 의료기기, 하만 전장과 오디오가 전시됐다. (공동취재) 2025.03.19. photo@newsis.com

[수원=뉴시스] 김종택 기자 = 지난해 열린 삼성전자 제56기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주주체험 강화를 위해 삼성전자 AI Home, 볼리(Ballie), 차세대 디스플레이, 갤럭시 AI, 의료기기, 하만 전장과 오디오가 전시됐다. (공동취재) 2025.03.19. [email protected]

KT는 오는 31일 주총에서 미래기술 분야에 김영한 숭실대 전자정보공학부 교수를 사외이사 후보로 상정한다. 사외이사 명칭을 '독립이사'로 변경하는 정관 정비도 병행하며 거버넌스 투명성 강화에도 나선다.

SK텔레콤은 이사회 내 AI 전문성을 유지하기 위해 오혜연 사외이사를 재선임했다. 오 이사는 KAIST 전산학부 교수로 자연어처리 등 AI 분야에서 연구 성과를 축적해 온 인물이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1월 AI·로보틱스·자율주행 분야의 세계적 전문가인 밀란 코박을 그룹 자문역으로 선임하고, 보스턴다이나믹스 사외이사로 임명하며 기술 리더십 강화 의지를 드러냈다.

삼성 'AI 반도체', 현대모비스 '로보틱스'…미래 전략 공개

이미 정관상 사업 범위가 포괄적으로 설정된 대형 그룹 핵심 계열사들은 정관 사업목적 추가 대신 주총 현장에서 AI 중심 전략 재편을 선언하는 방식으로 같은 방향성을 보여줬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18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7기 주총에서 ▲DS(반도체)부문은 '종합 AI 반도체 솔루션 기업'으로 ▲DX(완제품)부문은 'AI 기반 제품·서비스 혁신'을 전면에 내세우며 양축 전략 강화를 천명했다. 김용관 DS부문 경영전략총괄이 반도체 전략 강화를 위한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삼성SDS도 같은 날 주총에서 AI 인프라·AI 플랫폼·AI 솔루션을 아우르는 'AI 풀스택' 전략을 통해 기업의 AX를 지원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AI 데이터센터와 DBO 사업, GPUaaS(그래픽처리장치 구독형 서비스) 확장 등 구체적 계획도 제시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17일 주총에서 이규석 사장이 "차량용 반도체와 로보틱스 핵심 부품 등 미래 신성장 분야에서 조기에 역량을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ESG 자리에 AI가…사외이사 지형도 바뀌었다

이 같은 흐름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지난달 27일까지 30대 그룹 계열사 157개사의 신규 사외이사 87명을 분석한 결과, 기술 분야 전문가 비중이 20.7%로 2024년(16.2%) 대비 지속 상승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재무·회계(17.4%→8.0%) 분야 전문가는 감소했다. 특히 ESG 분야 전문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신규 추천 명단에서 사라졌다. 재계의 관심이 'AI 전환'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주총은 단순한 거버넌스 정비를 넘어, AI 시대 사업 구조 전환의 분기점이 되고 있다"며 "정관에 AI를 명시하고 이사회에 기술 전문가를 앉히는 것은 시장과 투자자에게 '우리는 이 방향으로 간다'는 가장 강력한 시그널"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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