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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핵 위협 없다" 써놓고 청문회선 침묵…美 정보국장, 전쟁 명분 충돌

등록 2026/03/19 15:26:08

서면엔 "핵 재건 없다"…발언에선 통째로 빠져 논란

'임박한 위협' 질문에 정보수장들 일제히 답변 회피

켄트 사임까지 겹치며 정보기관–백악관 괴리 부각

[워싱턴=AP/뉴시스]털시 개버드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18일(현지 시간) 미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3.19.

[워싱턴=AP/뉴시스]털시 개버드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18일(현지 시간) 미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3.19.

[서울=뉴시스] 이재은 기자 = 털시 개버드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이란의 핵 위협 관련 핵심 평가를 청문회 발언에서 생략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전쟁 명분이 미 의회에서 도마에 올랐다.

전쟁 발발 약 3주 만에 열린 첫 공개 증언에서 정보기관 수장들은 '이란의 임박한 위협' 여부에 대해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해 논란을 키웠다.

트럼프 행정부 고위 정보 당국자들은 18일(현지 시간) 상원 정보위원회에 출석해 이란 전쟁과 관련한 정보 판단을 집중 추궁받았다.

개버드 DNI 국장과 존 래트클리프 중앙정보국(CIA) 국장, 카쉬 파텔 연방수사국(FBI) 국장 등이 증언에 나섰다. 이는 전쟁 이후 최고 정보 책임자들의 첫 공개 입장 표명이었다.

특히 청문회 직전 조 켄트 국가대테러센터(NCTC) 국장의 사임으로 파장을 키웠다. 켄트 국장은 17일 성명서를 통해 "이란은 미국에 임박한 위협이 아니었다"고 주장하며 전쟁 명분을 정면으로 부정했다.

이날 증언에서 드러난 핵심 쟁점은 정보기관 평가와 백악관 주장 간 괴리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핵 프로그램을 재건하고 있으며 '임박한 핵 위협'을 제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개버드 국장은 청문회 출석 전 의회에 제출한 서면 진술서에 "지난해 '미드나잇 해머 작전' 결과로 이란의 핵 농축 프로그램은 사실상 파괴됐고, 재건 움직임도 없다"고 명시했다. 진술서에는  폭격당한 지하 시설 입구는 시멘트로 막히고 매몰됐다는 구체적 정보도 포함됐다.

다만 개버드 국장은 청문회 모두발언에서 해당 내용을 통째로 생략했다.

이에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개전 명분으로 내세운 '이란의 임박한 핵 위협'과 정보당국의 평가가 정면으로 모순되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발언을 누락한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개버드 국장은 "시간이 부족해 발언을 생략한 것"이라고 해명했으나, 민주당 의원들은 정치적 의도가 있는거 아니냐고 의심했다.

[워싱턴=AP/뉴시스]털시 개버드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가운데)이 18일(현지시각) 미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캐시 파텔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 제임스 애덤스 미 국방정보국(DNI) 국장, 개버드, 윌리엄 하트먼 미 사이버사령관 대행, 존 래트클리프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 2026.3.19.

[워싱턴=AP/뉴시스]털시 개버드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가운데)이 18일(현지시각) 미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캐시 파텔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 제임스 애덤스 미 국방정보국(DNI) 국장, 개버드, 윌리엄 하트먼 미 사이버사령관 대행, 존 래트클리프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 2026.3.19.

청문회 내내 민주당 의원들은 '임박한 위협' 실체를 집중 추궁했지만, 정보 수장들은 명확한 답변을 피했다. 개버드 국장은 "무엇이 임박한 위협인지는 대통령이 판단할 문제"라고 말하며 정보기관 차원의 단정적 평가를 내리지 않았다.

존 래트클리프 국장 역시 "이란의 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해 우려할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면서도 '임박한 위협'이었는지에 대한 평가는 거부했다.

이에 대해 마크 워너 상원 정보위 민주당 간사는 "정보기관이 판단을 회피하고 있다"고 비판했고, 존 오소프 상원의원 역시 위협 판단은 정보기관의 핵심 역할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란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위협과 관련해서도 정보당국은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곧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다"고 주장한 것과 달리, 정보기관은 이란이 실제 ICBM 개발에 나설 경우에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기존 평가를 재확인했다.

개버드 국장은 "정보기관은 (대이란 작전으로) 이란 정권이 '존재는 하지만 약화됐다'고 평가하고 있다"며 "이전 이란 기술 시연을 고려하면, 이란 정부가 2035년 이전에 군사적으로 실용 가능한ICBM 개발 시도에서 우주 발사 기술을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고는 봤다"고 말했다.

이란의 보복 가능성에 대한 판단에서도 엇박자가 드러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문가들도 예상하지 못했다"고 주장했지만, 정보당국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나 역내 공격을 협상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을 오래전부터 인지해왔다고 밝혔다.

한편 공화당은 트럼프 행정부를 방어했다. 톰 코튼 상원의원은 켄트의 주장에 대해 "잘못된 평가다. 이란의 막대한 미사일 보유량과 테러 지원은 미국에 심각하고 점점 커지는 위혐을 가하고 있다"고 일축했고, 랫클리프 국장도 이란이 여전히 미국에 "즉각적인 위협"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이번 청문회에서는 전쟁을 정당화할 만큼 '이란의 임박한 위협'이 있었는지를 뒷받침하는 명확한 정보는 제시되지 않았다. 정보기관 수장들조차 해당 표현 사용을 피하면서, 전쟁 명분의 설득력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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