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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학살·암매장 주남마을에 전두환 현수막…행정당국, 직권 철거(종합)

등록 2026/11/02 20:21:54

"표현 자유 넘어서" 동구, 행안부에 질의 요청

5월단체 "역사 왜곡 방지, 관련법 개정해야"

[전남광주=뉴시스] 전남광주 동구 주남마을 인근에 걸린 이승만·박정희·전두환 전 대통령의 현수막. (사진=독자 제공) 2026.11.0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전남광주=뉴시스] 전남광주 동구 주남마을 인근에 걸린 이승만·박정희·전두환 전 대통령의 현수막. (사진=독자 제공) 2026.11.0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전남광주=뉴시스]양시원 기자 =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에 의한 암매장 희생자가 발생했던 마을에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진이 담긴 정당 현수막이 내걸렸다.

관할 지자체는 해당 현수막이 법적 게시 요건을 갖춰 강제 철거가 어렵다는 입장이었지만 지속하는 민원 속 결국 임시 철거를 결정했다.

2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동구에 따르면 이날 동구 주남마을 인근에 내걸린 이승만·박정희·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진과 주요 이력 등을 담은 한 정당의 현수막을 철거해 임시 보관 중이다.

이 현수막은 지난달 30일 주남마을에 설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광주 북구 각화동과 순천 등지에도 동일한 현수막 10여개가 내걸린 것으로 파악됐다.

주남마을을 지나던 한 시민이 해당 현수막이 설치된 당일 민원을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동구는 해당 현수막이 정당명과 연락처, 게시 기간 등 법적 표시 요건을 갖춰 강제 철거가 어렵다는 입장이었지만 이어지는 민원이 이어지자 표현의 자유 범위를 넘어섰다고 보고 직권 철거를 결정했다.

동구는 현수막의 그림과 문구가 정당 활동 및 표현의 자유 범위에 해당하는지, 철거 대상이 될 수 있는지 등을 행정안전부에 질의했다.

동구 관계자는 "해당 현수막에 그려진 국민이 무릎 꿇고 조공하는 듯한 모습 등이 표현의 자유를 넘어섰다고 보고 임시 철거를 결정했다"며 "행안부의 질의 회신이 올 때까지 보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주남마을은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에 의해 민간인 학살과 암매장이 벌어졌던 비극의 현장이다. 그해 5월 23일 오전 마을 뒷산에 주둔해 있던 11공수여단은 주남마을 초입(광주~화순 간 15번 국도)을 지나던 25인승 미니버스를 향해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

이 총격으로 승객 15명이 현장에서 숨졌고, 살아남은 부상자 3명 중 채수길·양민석 열사는 계엄군에 의해 마을 뒷산으로 끌려가 총살당한 뒤 암매장됐다.

이에 마을 주민들은 비극이 서린 그날을 추모하고 아픔을 함께 극복하고자 지난 2014년부터 해마다 위령제 형태의 마을 축제를 이어오고 있다.

박강배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희생자와 유가족이 있는 비극의 현장에 가해자 사진을 걸어놓고 미화하는 것은 인간으로서 할 도리가 아닌 몰염치한 행동"이라며 "역사적 사실 왜곡을 막기 위해 정당법과 선거법 등 관련 법 개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현수막을 게시한 정당 관계자는 "유동인구가 많아서 현수막을 걸었을 뿐"이라며 "역사적으로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고 싶어서 현수막을 게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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