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육 개선' 佛 고교생 시위 확산일로…6일 전국 시위 예고
등록 2026/10/06 14:21:51
교직원 노조·노동계·좌파 정치권, 학생 시위 지지
당국, 폭력 엄단 공언…극우 정당 "시위 아닌 폭동"
전문가 "청년층 직면한 사회적 불평등이 시위 배경"
![[릴=AP/뉴시스] 1일(현지 시간) 프랑스 릴에서 학교에 더 많은 지원을 요구하는 고교생 시위대가 쓰레기통 등을 불 태우며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프랑스 곳곳에서 공교육에 불만을 품은 고교생들이 거리로 나가 불을 지르고 시설을 부수며 경찰과 유혈 충돌을 일으키고 있다. 2026.10.01.](https://img1.newsis.com/2026/10/01/NISI20261001_0001629760_web.jpg?rnd=20261001182147)
[릴=AP/뉴시스] 1일(현지 시간) 프랑스 릴에서 학교에 더 많은 지원을 요구하는 고교생 시위대가 쓰레기통 등을 불 태우며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프랑스 곳곳에서 공교육에 불만을 품은 고교생들이 거리로 나가 불을 지르고 시설을 부수며 경찰과 유혈 충돌을 일으키고 있다. 2026.10.01.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프랑스 공교육 여건 개선을 요구하는 학생들의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시위 주최 측이 6일(현지시간) 전국 행동의 날을 선포하면서 시위 규모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르몽드와 가디언, 르 파리지엥 등에 따르면 프랑스 고교생 단체인 '고교생노조연합(USL)' 등은 6일을 전국 행동의 날로 선포하고 대규모 시위를 촉구했다.
USL 등 학생 단체와 교육부 장관은 지난 2일 대화에 나섰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학생 단체들은 당국이 공교육 여건 개선에 대해 구체적인 약속을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정치적 교착 상태와 전례 없는 시위대 탄압에 맞서 시위에 동참해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리야니 라니 USL 대표는 "마침내 논의가 시작됐지만 장관이 구체적인 발표를 내놓지는 않았다"며 "우리는 시위를 계속하고 6일 '운동의 3막(acte 3)'에 동참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USL 등 학생 단체들은 ▲과밀 학급 축소와 교사 증원 ▲결원 교사에 대한 신속한 대체 인력 배치 ▲교육보조인력(AED) 충원 ▲학교 간호사·사회복지사 확충 ▲과도한 시간표 개선 ▲폭염에 취약한 교실과 비위생적·노후한 시설 개선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번 시위는 지난달 17일 파리 교외 크레테유의 한 고등학교에서 교직원들이 인력 부족 등에 항의해 파업하면서 촉발됐다. 학생들은 하루 뒤인 18일 파업에 동참해 학교 봉쇄에 나섰고 이후 전국으로 확산했다.
대학생들과 교원 단체, 노동계, 좌파 정치권도 시위에 연대하고 있다. 통합노동조합연맹(FSU) 등 프랑스 교육계 노동조합들은 공동 성명에서 "교직원들에게 파업을 포함해 6일 가능한 여러 행동에 참여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급진 좌파 정당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 설립자이자 대선 후보인 장뤼크 멜랑숑은 경찰의 권력 남용을 주장하면서 시민에게 거리로 나와 청년의 시위를 보호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그는 6일 연대 시위는 물론 17일 추가 시위도 주장했다.
공산당 대선 후보 파비앵 루셀도 BFMTV에 "아이들을 보호하고 싶다면 우리가 관여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공산당 활동가들에게 학생 단체들이 시위 행진 경로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프랑스 정부는 공교육 개선을 공언하면서도 폭력 시위에 강경 대응을 천명하고 있다.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총리는 지난 4일 "학교에서 눈에 보이는 변화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폭력에는 어떠한 양보도 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공격을 받은 학생과 교직원뿐 아니라 부상한 경찰의 편에 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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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극우 정치인들은 급진 좌파가 시위를 부추기고 있다고도 비판했다. 르코르뉘 총리는 LFI가 시위 확대를 촉구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말했다. 극우 성향인 국민연합(RN)의 마린 르펜 대표도 "이것은 더 이상 고등학생 시위가 아니다. 전문 시위꾼들이 조직하고 LFI 의원들이 감독하는 폭동"이라고 주장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735개 학교가 시위로 차질을 빚었다. 시위대의 학교 봉쇄가 이어지자 교육부는 같은날 시설상 이유 또는 교직원의 안전을 보장할 여건이 갖춰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고교 400곳 이상을 폐쇄하기로 했다.
이번 시위로 학교 봉쇄뿐 아니라 쓰레기통에 불을 지르는 일도 발생했다. 에두아르 제프레 교육부 장관은 시위가 시작된 이후 학교 24곳이 불타고 약탈당했다고 밝혔다.
학생과 경찰의 충돌로 부상자도 속출했다. 지난 5일 프랑스 북부 랑스에서는 15세 소년이 경찰과 충돌하는 과정에서 손을 잃었다. 지난주에는 생투앙로몬에서 14세 학생 에덴이 최루탄에 머리를 맞고 턱뼈가 골절되는 중상을 입었다.
USL은 경찰이 과도한 물리력을 사용했다고 비판한다. 반면 로랑 뉘녜스 내무장관은 경찰은 시위에 극도로 비례적인 방식으로 대응했다고 맞섰다.
프랑스 법무부에 따르면 시위가 시작된 이후 5060명 이상이 체포됐고 이 가운데 87%가 미성년자로 집계됐다. 14명이 구속 상태로 재판을 기다리고 있고 1802명이 기소 대상에 올랐다. 이 가운데 미성년자가 1483명이다.
뱅상 티베르주 보르도 정치대학 교수는 이번 시위가 평소 시위에 나서지 않았던 파리 교외 고교에서 시작된 뒤 다른 도시 학교로 확산된 점에 주목하면서 악화된 학습 환경과 학교간 격차 등 청년층이 직면한 사회적 불평등에서 찾았다.
티베르주 교수는 "시위에 참여한 600곳 이상의 학교 가운데 많은 학교에서 상황이 비교적 평온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물론 과격 행위가 벌어지고 있지만 이는 일부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시위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매우 수평적이고 매우 유동적인 방식으로 발전했다"며 하나의 단일 조직이 시위를 주도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당국과 협상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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