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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론 완벽한데 속은 타들어가"…잠 못 이루는 현대인 '고기능 우울증'

등록 2026/10/05 18:00:00

[서울=뉴시스]렘수면 행동장애는 1차적으로 병력 청취를 거쳐 필요하면 수면 다원화 검사로 수면 중 일어나는 각종 신체적 변화를 확인한다. 수면 다원화 검사는 환자가 검사실에서 몸에 센서를 부착한 채 6~8시간 동안 수면을 취하면 뇌파, 근육 상태, 심박수 등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사진= 고대안산병원 제공) 2024.11.3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렘수면 행동장애는 1차적으로 병력 청취를 거쳐 필요하면 수면 다원화 검사로 수면 중 일어나는 각종 신체적 변화를 확인한다. 수면 다원화 검사는 환자가 검사실에서 몸에 센서를 부착한 채 6~8시간 동안 수면을 취하면 뇌파, 근육 상태, 심박수 등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사진= 고대안산병원 제공) 2024.11.3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종민 기자 = 새벽 2~3시만 되면 어김없이 눈이 떠지고 이후 오만가지 생각에 잠을 이루지 못하는 현상이 현대인들 사이에서 급증하고 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김지용 원장은 5일 유튜브 채널 '책과삶'에 출연, 진료실을 찾는 이들 대부분이 자다가 2시간마다 눈이 뜨이거나 입면 전에 몰려오는 생각 때문에 불면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활동 중에는 일과 대화에 집중하느라 잠시 잊고 있던 미래에 대한 불안과 긴장감이 잠자리에 눕는 순간 무방비 상태로 밀려드는 탓이다. 적정 수면 시간인 7~9시간을 채우지 못한 채 뇌가 끊임없이 긴장 상태를 유지하면서 깊은 수면에 들어가지 못하는 악순환이 이어지는 구조다.

이러한 수면 장애와 맞물려 최근 우리 사회에서 새롭게 떠오르는 위험 신호는 '고기능 우울증'이다. 우울증의 기본 진단 기준에는 수면이나 식욕 변화, 흥미 저하와 더불어 학업이나 업무 성과 같은 기능 저하가 포함된다. 하지만 책임감이 강하고 버티기에 익숙한 한국 사회에서는 내면이 심각하게 무너진 상태에서도 겉으로 보이는 성과나 수치를 어떻게든 유지해 내는 환자들이 많다.

이들은 겉보기에 사회생활을 차질 없이 해내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모든 에너지를 성과 유지에 바치고 있어 일상 속 다른 여력을 완전히 잃어버린 상태다. 김 원장은 "일 말고는 삶에 뭐가 없다. 오면은 그냥 소진됐기 때문에 다른 거 여력이 없다. 그냥 쓰러져서 자거나 아니면 SNS를 그냥 누워서 계속 보거나, 버티곤 있지만 삶을 즐기지는 못한다"라며 위험성을 지적했다. 주변에서는 "네가 무슨 우울증이냐, 잘 살고 있지 않냐"라는 반응을 보이기 쉬워 당사자의 고통을 가화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 같은 현상의 근본 바탕에는 어릴 때부터 오직 한 가지 기준으로만 사람을 줄 세우는 강박적인 사회 분위기가 자리 잡고 있다. 평범한 삶을 열등하거나 수치스러운 것으로 몰아붙이는 시선 속에서 사람들은 스스로를 끊임없이 몰아세우는 '자기 착취형 불안'을 내면화한다. 과도한 비교와 성과 압박은 자기애가 정상적으로 발현하는 것을 막고, 겉으로는 겸손하지만 속으로는 타인과 끊임없이 비교하며 스스로를 괴롭히는 내연적 자기애를 키우게 된다.

전문가들은 수면 장애와 우울감에서 벗어나려면 스스로를 과도하게 몰아붙이는 시각부터 바꾸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모든 영역에서 특별해져야 한다는 압박을 내려놓고 평범함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한편, 타인과의 비교가 아닌 과거의 자신보다 조금씩 발전해 나가는 나만의 특별함을 쌓아가는 삶의 균형이 시급한 시점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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