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증개축 전 오염 확인 '공백'…뒤늦은 발견에 개교 지연
등록 2026/10/02 06:02:00
수정 2026/10/02 06:08:42
입법처 '학교용지 토양오염 관리 개선과제'
증개축 시 교육환경평가서 제출 의무 無
정화 책임·부담 판단 한계…관리 기록도 미흡
![[무안=뉴시스] 건설사의 공사대금 미지급 등으로 공사가 중단된 전남 무안군 사랑초등학교. photo@newsis.com **기사 내용과 관련 없습니다**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11/13/NISI20251113_0001991688_web.jpg?rnd=20251113092647)
[무안=뉴시스] 건설사의 공사대금 미지급 등으로 공사가 중단된 전남 무안군 사랑초등학교. [email protected] **기사 내용과 관련 없습니다**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정예빈 기자 = #. 부산 연제구 거제초등학교는 2023년 1월 노후 교사동 개축 공사에 들어갔으나, 같은 해 10월 터파기 과정에서 매립 폐기물과 오염토가 발견되면서 공사가 중단됐다. 토양오염 조사 결과 아연·구리·니켈 등이 토양오염우려기준을 웃돌았고, 토양정밀조사와 정화 공사가 이어지면서 2025년 11월 17일이던 준공 예정일은 2027년 5월로 늦춰졌다.
학교시설공사가 늘고 있지만 착공 전 학교용지의 토양오염을 확인할 제도적 절차가 없어, 뒤늦게 오염이 드러나 공사와 개교가 미뤄지는 일이 되풀이되고 있다. 이 때문에 교육재정과 학생 배치에 차질이 생기고, 학교 시설의 안전성도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오염이 확인된 뒤에도 정화 책임과 비용 부담을 가리기 어렵고, 토양 환경 관리 이력마저 체계적으로 남지 않아 실태를 파악하기 힘들다는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2일 국회입법조사처가 펴낸 '학교용지 토양오염 관리의 개선과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학교용지의 토양 환경은 '토양환경보전법'과 '교육환경 보호에 관한 법률'(교육환경법)에 따라 관리된다.
토양환경보전법에 따라 신고 수리와 조사, 토양오염 방지 조치 명령은 시·도지사나 시장·군수·구청장이 맡는다. 학교용지는 '교육환경 보호에 관한 법률'(교육환경법)상 교육환경평가 대상이기도 해 평가서 제출·승인과 사후관리는 교육감이 담당한다.
다만 교육환경법상 교육환경평가서 제출 의무자는 '학교를 설립하려는 자'로 한정돼 있는 탓에 기존 학교용지에서 증개축을 해도 제출 대상에서 빠져 착공 전까지 오염 상태를 파악하기 힘들다. 학교용지에는 가장 엄격한 토양오염우려기준이 적용되지만, 착공 전 오염을 확인할 제도적 장치는 사실상 비어 있는 셈이다.
교육환경법은 학교가 세워진 뒤 주변 부지 등에서 오염원이 흘러들 가능성도 충분히 살피지 못한다. 학교 설립 이후에는 학교 밖 교육환경보호구역에서 개발·정비·건축을 할 때에만 교육환경평가를 받도록 하고 있어서다.
오염이 확인돼도 책임을 가리기는 쉽지 않다. 학교용지는 취득한 지 오래된 경우가 많아 원인자를 특정하기 어렵고 면책 여부를 판단할 자료도 부족하다. 이 때문에 정화 부담이 오염에 귀책 사유가 없는 학교로 돌아가기 쉽다.
정화 이후 정보 관리에도 허점이 있다. 토양환경보전법은 토양오염이 발생했거나 조사를 실시한 경우 토지 용도, 오염 정도, 정화 조치 여부 등을 '토양오염 이력 정보'로 작성·관리하고 정보시스템으로 제공하도록 규정한다. 그러나 구체적인 항목과 작성 범위, 갱신 시기 등이 불분명해 학교용지에서 이뤄진 정밀 조사·정화·검증 이력을 일관되게 관리하기 어렵다.
교육시설법에 따른 교육시설통합정보망 역시 정밀안전진단 이력 등을 담아 원칙적으로 공개하고 있으나, 학교용지는 교육시설 범위에 포함되지 않아 토양오염 확인 사실과 정화·검증 이력은 조회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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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연구진은 학교용지의 토양오염을 사전에 확인하고 신속히 정화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우선 교육시설법상 추정 설계비 1억원 이상 사업은 설계 전에 사업 규모·내용·사업비와 안전 등을 검토하는 사전기획을 거치는데, 여기에 토양오염 이력 확인을 포함하고 오염이 우려되면 조사 결과를 설계·예산·공사 기간에 반영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연구진은 "조사 대상과 실시 주체 등 기본사항은 법률에 근거를 두고, 위험 판별 기준과 조사 방법은 하위 법령 등으로 구체화할 수 있다"며 "과거 이용 이력에 관한 자료가 부족하다는 이유만으로 오염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하지 않도록 하는 기준도 필요하다"고 했다.
비용 측면에서는 오염 원인이나 정화 책임자가 불분명할 때 특정 주체에 부담이 굳어지거나 정화가 지체되지 않도록, 정화 비용을 먼저 확보하고 사후 정산·회수의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학교용지의 토양오염과 조사·정화 경과를 꾸준히 기록하고 공개해야 한다는 조언도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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