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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점 춤 금지'에 광주 유명 소규모 공연장 영업정지

등록 2026/09/17 14:55:02

전자음악 기반 문화예술 프로젝트 펼친 '심해랩'

음향시설 갖추고 관객 춤 허용…3개월 영업정지

부산서도 같은 사례…정부·정치권 법 개정 추진

"문화 생산 공간의 공공성 반영한 새 기준 필요"

[전남광주=뉴시스] 전자음악과 디제잉 공연을 중심으로 활동해온 소규모 공연장 '심해랩' 관계자들이 전남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제46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행사에서 공연을 하고 있다. (사진=심해랩 제공) 2026.09.17 photo@newsis.com

[전남광주=뉴시스] 전자음악과 디제잉 공연을 중심으로 활동해온 소규모 공연장 '심해랩' 관계자들이 전남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제46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행사에서 공연을 하고 있다. (사진=심해랩 제공) 2026.09.17 [email protected]

[전남광주=뉴시스]양시원 기자 = 지역의 새로운 문화를 키워온 광주 소규모 공연장이 관객에게 춤을 허용했다는 이유로 문을 닫았다. 일반음식점에 적용하는 '춤 금지' 규정이 소규모 공연장의 현실과 충돌하면서 이들을 제도권에 담을 새로운 기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7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동구에 따르면 동구는 광산동 소규모 공연장 '심해랩'에 지난 7월30일부터 10월27일까지 3개월간 영업정지 처분을 내렸다.

경찰은 일반음식점으로 등록한 '심해랩'이 음향시설을 갖추고 관객에게 춤을 허용했다며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적발했다. 이후 동구는 관련 절차를 거쳐 영업정지를 처분했다.

현행 식품위생법은 일반음식점 영업자가 음향시설을 설치하고 손님이 춤을 추도록 허용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2020년 문을 연 '심해랩'은 전자음악과 디제잉 공연을 중심으로 활동해 온 언더그라운드 클럽이다. 광주퀴어문화주간과 5·18민주화운동 기념행사를 비롯해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광주비엔날레 등과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디제잉 문화를 지역사회로 확장해 왔다.

'심해랩'과 유사한 부산의 한 유명 인디 라이브클럽도 지난달 관람객들이 춤을 추며 공연을 관람했다는 이유로 영업정지를 처분을 받았다.

음악계는 현행 제도가 소규모 공연장의 운영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이들이 일반음식점 대신 선택할 수 있는 영업 형태가 사실상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전남광주=뉴시스] 전자음악과 디제잉 공연을 중심으로 활동해온 소규모 공연장 '심해랩'이 전남광주 동구와 협업해 K-POP 파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심해랩 제공) 2026.09.17 photo@newsis.com

[전남광주=뉴시스] 전자음악과 디제잉 공연을 중심으로 활동해온 소규모 공연장 '심해랩'이 전남광주 동구와 협업해 K-POP 파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심해랩 제공) 2026.09.17 [email protected]

공연장으로 등록하려면 연간 90일 이상 또는 30일 연속 공연해야 한다. 그러나 주말을 중심으로 공연을 여는 소규모 공연장은 이 요건을 충족하기 어렵다. 공연장으로 등록하면 객석에서 주류를 판매하거나 마시는 행위도 허용되지 않는다.

유흥주점 등록도 현실적인 대안이 되기 어렵다. 매출액의 13%에 해당하는 세금이 추가로 부과되는 데다 청소년 관객의 출입도 제한된다. '심해랩'처럼 지역 기관과 문화예술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공간은 활동 범위마저 크게 좁아질 수밖에 없다.

논란이 확산하자 정부와 정치권도 제도 개선에 나섰다.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박홍배 의원은 소규모 공연장의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지역 문화예술 생태계를 지원하는 내용의 공연법·식품위생법 개정안을 잇따라 발의했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지난달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현행 법을 고치든, 아예 새로운 '공연장'의 개념을 만들든 하루빨리 답을 찾아 이런 비정상적 상황을 정상으로 돌려야 한다"고 밝혔다.

문화예술계는 단순히 규제를 푸는 수준을 넘어 소규모 공연장의 공공적 역할과 안전 책임을 함께 반영한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심해랩' 관계자는 "대형 공연장과 공공 문화시설이 이미 검증된 콘텐츠를 유통한다면 소규모 공연장은 아직 시장성과 대중성을 확보하지 못한 새로운 문화가 성장하는 공간"이라며 "단순한 규제 완화를 넘어 지역에서 문화를 생산하는 공간의 공공적 역할을 인정하고 안전과 책임도 함께 담보할 수 있는 새로운 제도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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