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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윤 40주기, 다시 보는 ‘칼맛’…미술관·갤러리서 전시 잇따라

등록 2026/09/14 08:58:26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 원판·노트 300여 점

동덕아트갤러리 특별전 판화 전작 187종 공개

'오윤' 전시 전경, 전시실1_2장, 사진 남기용, 서울시립미술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오윤' 전시 전경, 전시실1_2장, 사진 남기용, 서울시립미술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굵고 거친 선으로 민중의 삶과 시대의 아픔을 새긴 판화가 오윤(1946~1986)이 작고 40주기를 맞아 다시 조명된다.

완성된 판화뿐 아니라 그 판화를 낳은 원판과 습작, 드로잉과 노트까지 한꺼번에 펼쳐진다.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와 동덕아트갤러리에서 오윤의 작품 세계를 되짚는 전시가 잇따라 열린다.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는 내년 2월14일까지 소장자료 기획전 '오윤'을 개최한다. 2024년 유족에게 기증받아 정리한 오윤 컬렉션 860건 가운데 판화 원판과 습작, 드로잉, 노트 등 자료 300여 점을 작품 31점과 함께 선보인다.

완성작 중심으로 오윤을 바라보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작품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그 배경을 함께 들여다보는 전시다.

판화 작품과 원판을 함께 보여줘 선과 면, 판각의 방향과 힘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살핀다. 원판에 남은 칼의 흔적과 여러 단계의 습작, 반복해 그린 드로잉과 메모를 통해 한 작품이 완성되기까지 이어진 조형적 탐구도 보여준다.

'오윤' 전시전경, 전시실2_5장, 사진 남기용, 서울시립미술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오윤' 전시전경, 전시실2_5장, 사진 남기용, 서울시립미술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오윤' 전시전경, 2F A라운지, 사진 남기용,  서울시립미술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오윤' 전시전경, 2F A라운지, 사진 남기용,  서울시립미술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특히 새롭게 확인된 1986년 그림마당 민의 '오윤 판화전' 영상 기록도 처음 공개한다. 약 60분 분량으로, 당시 전시장 안팎과 관람객, 공연과 행사 모습은 물론 작고 직전 오윤의 생전 모습까지 담겼다.

오윤이 남긴 노트와 메모도 눈길을 끈다. 불교 경전과 동학·증산 등 전통사상, 전통 연희와 민속에 대한 관심, 예술과 현실의 관계를 둘러싼 질문이 두루 남아 있다.그는 “응당 무엇을 표현하는가”, “왜 당신은 작품을 하는가”라고 되물었다. 미술이 삶의 현장과 떨어진 채 일부 지식인에게 감동을 주는 데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봤다. 무엇을, 왜, 누구를 위해 표현할 것인가를 끊임없이 고민했다.

오윤은 1969년 ‘현실동인’과 1979년 ‘현실과 발언’에 참여하며 현실과 미술의 관계를 모색했다. 판화와 출판미술을 통해 민중의 삶을 다뤘고, 1980년대 중반에는 굿과 춤, 신명 등 전통문화의 생명력을 자신만의 조형 언어로 풀어냈다. 1986년 그림마당 민에서 첫 개인전 '오윤 판화전'을 연 뒤 같은 해 마흔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작고 40주기를 맞아 그의 판화 전작을 한자리에서 보여주는 전시도 열린다.

한국스마트협동조합은 오는 23일부터 10월12일까지 서울 종로구 동덕아트갤러리에서 특별 판화전 '새김에서 각인으로: 1946-1986, 오윤의 궤적'을 개최한다.

특별 판화전 '새김에서 각인으로: 1946-1986, 오윤의 궤적' 포스터. *재판매 및 DB 금지

특별 판화전 '새김에서 각인으로: 1946-1986, 오윤의 궤적' 포스터. *재판매 및 DB 금지

이번 전시에는 오윤의 판화 전작 187종이 나온다. 주최 측에 따르면 오윤의 판화 전부가 한 전시장에 모이는 것은 처음이며, 전작전 역시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오윤의 판화는 미술관 밖에서도 널리 퍼졌다. 그는 생전 모두 45권의 도서에 표지화와 표제화, 삽화로 참여했고, 이들 출판물에는 판화 137점과 그림 76점이 수록됐다.

박노해의 첫 시집 '노동의 새벽' 표지에도 오윤의 판화가 실렸다. 판화는 그에게 벽에 걸리는 작품이면서 동시에 책과 인쇄물을 통해 더 많은 사람에게 닿는 미술이었다.

한 전시장에서는 오윤이 남긴 판화의 전모를, 다른 전시장에서는 그 판화가 태어나기까지의 칼자국과 생각의 흔적을 만날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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