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 성과급', 의무교섭 대상 아냐"…노동부 지침 나왔다
등록 2026/09/03 14:00:00
고용노동부, 노조법상 노동쟁의 대상 시행지침 발표
기업이익 N% 성과급, 교섭·쟁의행위 대상서 제외
공장 이전·매각·AI 도입 등 경영상 결정 자체도 빠져
정리해고·배치전환 등 근로조건 변동 예상 시 교섭 가능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 2월 2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노조법 2·3조 현장 안착을 위한 공동브리핑을 열고 원·하청 상생 교섭절차 매뉴얼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은 박수근 중앙노동위원장. 2026.02.27. mangusta@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2/27/NISI20260227_0021189548_web.jpg?rnd=20260227112453)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 2월 2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노조법 2·3조 현장 안착을 위한 공동브리핑을 열고 원·하청 상생 교섭절차 매뉴얼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은 박수근 중앙노동위원장. 2026.02.2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고홍주 기자 = 정부가 노동조합이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요구하는 경우 이를 의무적 단체교섭이나 노동쟁의 대상으로 보기 어렵다는 판단 기준을 내놨다.
공장 신설·이전이나 사업 매각·인수, 인공지능(AI) 등 신기술 도입과 같은 기업의 경영상 결정 자체도 원칙적으로 의무적 교섭대상에서 제외된다.
고용노동부는 3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경영성과급 등 노동쟁의 대상 시행지침'을 발표했다.
이번 지침은 삼성전자 노사의 영업이익 연동 'N% 성과급' 갈등에 이어 초기업노조가 호남 반도체 투자 계획을 교섭 의제로 예고하면서 논란이 커진 데 따라 마련됐다.
앞서 노동부는 이른바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개정 노동조합법 시행을 앞둔 지난 2월 법 해석지침을 내놨다. 이번 지침은 이를 바탕으로 경영성과급과 사업경영상 결정이 노동쟁의 대상에 해당하는지를 구체화한 것이다.
노동부는 이를 단체교섭과 노동쟁의 조정, 쟁의행위 및 부당노동행위 관련 정부 해석과 사건 처리 등 기준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N% 성과급은 기업 영업의 자유 제약"…자율 협의는 가능
우선 삼성전자 등 일부 대기업 노조가 교섭 의제로 요구한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등 '기업이익의 N%'를 경영성과급으로 요구하는 것은 의무적 교섭 대상이 아니다. 노동쟁의 조정이나 쟁의행위 대상에도 포함되지 않는다.
매출액의 경우는 매출원가·판매비와 관리비 등 비용이 차감되기 전 수익으로, 기업의 잉여이익으로 보기 어렵다. 영업이익은 이자·법인세·배당이 공제되기 전 이익이고, 당기순이익 역시 노동 제공 여부와 직접 연계되지 않는 영업외수익(이자수익·배당금수익 등)이 포함되기 때문이다.
노동부는 "기업이익과 연동하는 방식의 경영성과급 요구는 영업의 자유 또는 국가·주주 등 제3자의 권익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며 "기업이익은 다양한 경영판단의 재원임을 고려할 때 일정 비율을 성과급 재원으로 선분배 해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영업의 자유의 본질적 내용을 제약할 수 있다"고 적시했다.
다만 이 같은 노사 협상이 무효라고 판단하지는 않았다. 법적으로 의무적 교섭 사항은 아니라고 해도 노사가 자율적으로 협의를 한다면 이를 존중하겠다는 취지다. 이미 노사가 N% 성과급 등에 합의한 일부 기업 합의는 그대로 유효하다.
"공장 이전 자체는 제외…정리해고·배치전환 구체화되면 교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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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의 대상이 되는 '기업의 사업경영상 결정'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기준이 제시됐다.
공장 신설·이전이나 해외 투자, 생산기지 이전을 비롯해 사업 매각·인수, AI·자동화 설비 도입 등의 결정 자체는 의무적 교섭대상이 아니다.
이에 따라 ▲공장 신설·이전을 철회하거나 반대하도록 요구하는 것 ▲이전 지역이나 시기 등에 개입하는 것 ▲사업 매각에 반대하거나 인수자를 변경하도록 요구하는 것 ▲AI나 자동화 설비 도입 자체를 반대하는 것 등은 원칙적으로 의무적 교섭대상에서 제외된다.
![[서울=뉴시스]](https://img1.newsis.com/2026/09/03/NISI20260903_0002229152_web.jpg?rnd=20260903111959)
[서울=뉴시스]
단, 경영상 결정으로 정리해고나 구조조정에 따른 배치전환 등 근로조건의 변동이 객관적으로 예상되는 단계에 이르면 관련 사안은 교섭대상이 될 수 있다.
이때 반드시 회사가 구조조정 계획을 최종 확정·발표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정리해고 등에 대한 구체적인 방침이나 계획이 수립 중이거나 결정된 사실이 확인되는 경우, 사내 공람·공지 문서나 노사협의회 자료, 단체교섭 과정에서의 사용자 언급 등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계획이 확인되는 경우에도 근로조건 변동이 객관적으로 예상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공장 이전 과정에서는 구조조정에 따른 배치전환과 근무형태 변경, 근무지 이전에 따른 수당·통근비·이주비 지원 등이 교섭대상이 될 수 있다.
사업 매각의 경우 고용승계 범위나 정리해고 계획 등이 구체화되면 고용승계와 정리해고 회피, 고용안정 대책, 기존 근로조건 유지 등을 교섭할 수 있다.
AI 등 신기술 도입 과정에서도 직무·근무형태 변경이나 정리해고 등에 관한 인력운영계획이 구체화되면 배치전환과 고용안정대책, 근무시간 조정, 작업방식 변경에 따른 안전보건 대책 등이 교섭대상이 된다.
노동부는 노조가 사업경영상 결정 자체나 기업이익의 일정 비율 배분만을 주장하면서 조정을 신청할 경우 노동위원회가 합리적인 요구안으로 변경할 것을 권고하고, 이에 응하지 않으면 해당 부분에 대해 노동쟁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행정지도하도록 했다.
또 노동쟁의 대상이 아닌 사항을 주된 목적으로 쟁의행위에 나설 경우 대법원 판례에 따라 정당성 여부를 판단한다.
사용자가 사업경영상 결정 자체나 기업이익 연동 성과급 요구에 대한 교섭을 거부하더라도 해당 부분은 의무적 교섭대상이 아닌 만큼 부당노동행위로 보기 어렵다는 게 노동부 판단이다.
다만 이번 지침을 두고 경영계와 노동계 모두에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노동계에서는 개정법이 확대한 노동쟁의 범위를 지침으로 다시 좁히는 것 아니냐고 반발하고 있고, 경영계에서는 법적 구속력이 없는 시행지침인 만큼 노조의 교섭 요구 자체를 막을 수는 없어 현장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권창준 노동부 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 지침이 법을 뛰어넘어 쟁의 범위를 제한하는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또 지침의 실효성에 대해서는 "법에 모든 사례를 구체적으로 쓰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이번 지침은 노동위원회의 행정지도나 부당노동행위 판단 등에 적용되는 기준으로 그런 측면에서 규범력이 있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노동부는 개정법 시행 이후 현재 약 155개 기업에서 교섭 절차가 진행되고 있지만 당초 우려했던 교섭·파업 급증 현상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 차관은 "수십 번 교섭하거나 파업이 많이 발생하는 상황은 일어나지 않고 현장에서 차분하게 대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이번 시행지침은 산업 대전환기 속에서 노동쟁의 대상에 대한 판단기준과 구체적 사례를 제시해 현장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노사분쟁을 예방하며 대화를 촉진하기 위해 마련한 것"이라며 "현장에서 실질적인 규범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헌법상 노동3권을 확고히 보장하면서도 기업의 영업의 자유를 존중하는 균형있는 입장을 견지해 노사관계의 안정과 산업 현장의 자율적인 대화를 적극 지원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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