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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저학년 '3시 하교'에…"돌봄공백 해소"vs"발달에 부적절"

등록 2026/09/03 12:53:17

수정 2026/09/03 15:04:24

국가교육위원회, 정책포럼 개최…쟁점·정책과제 논의

"짧은 수업이 '돌봄공백→사교육→정신건강 악화'로"

"교육시간 단계적 확대…수업·업무 부담 늘지 않아야"

교원·학부모 "수업시간 늘어도 사교육·돌봄 공백 그대로"

[서울=뉴시스] 정예빈 기자=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는 3일 국회도서관 소강당에서 국회미래연구원, 한국교육개발원과 공동으로 '초등 저학년 교육 시간 확대와 교육 내실화를 위한 정책 포럼'을 열고 이 같은 쟁점과 정책 과제를 논의했다. 2026.09.03. 5757@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정예빈 기자=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는 3일 국회도서관 소강당에서 국회미래연구원, 한국교육개발원과 공동으로 '초등 저학년 교육 시간 확대와 교육 내실화를 위한 정책 포럼'을 열고 이 같은 쟁점과 정책 과제를 논의했다. 2026.09.0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정예빈 김나연 수습 기자 = 국가교육위원회가 초등학교 저학년 수업 시간 확대 관련 의견수렴에 본격 착수한 가운데, 이를 둘러싼 찬반양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현재의 짧은 저학년 공교육 시간이 돌봄 공백과 사교육비 지출을 키워 수업시수 확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됨과 동시에, 저학년 발달 단계에 적절치 않을뿐더러 사교육·돌봄 문제 해소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채 서두르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는 3일 국회도서관 소강당에서 국회미래연구원, 한국교육개발원과 공동으로 '초등 저학년 교육 시간 확대와 교육 내실화를 위한 정책 포럼'을 열고 이 같은 쟁점과 정책 과제를 논의했다.

국교위는 초등 저학년 수업 시간을 7~8교시까지 늘려 하교 시각을 오후 3시로 늦추는 방안에 대한 의견수렴을 진행하고 있다. 초등 저학년 수업 시간 확대는 지난 대선 당시 이재명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이 공약으로 내걸었던 '초등학생 오후 3시 하교 의무제'와 궤를 같이한다.

이는 의견이 첨예하게 걸리는 사안으로 이날 토론회에서도 수업 시간 확대 필요성을 토론하는 가운데, 장내에서는 확대 논의 중단을 요구하는 교원단체의 침묵 피케팅을 진행다.

"짧은 수업 시간이 '돌봄 부담→사교육→아동 정신건강 악화'로"

발제를 맡은 황인혁·성문주 국회미래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주요 선진국에 비해 짧은 수업시수를 학교 밖 돌봄 부담 증가의 원인으로 지목하며 수업시수 확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들에 따르면 한국의 초등학교 연간 수업 시간은 655시간으로 OECD 최하위권에 머물러 있으며, 평균(845시간)보다도 약 190시간(22%)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황 부연구위원은 초등 입학기에 발생하는 돌봄 공백에 부모가 육아휴직을 사용하거나 사교육으로 대응하고 있고, 이것이 소득 감소와 경력단절 비용을 낳으며 아동 정신건강 악화로도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제시된 육아휴직 통계를 보면 어머니의 육아휴직 사용률은 0세 시기 83.8%로 정점을 찍은 뒤 1~5세에는 2.6~3.1%로 급락했다가, 입학기인 만 6세에 다시 12.5%로 상승했다. 황 부연구위원은 "영아기 이후 낮아졌던 사용률이 입학기에 증가하는 현상은 돌봄 수요에 부모가 육아휴직으로 대응함을 시사한다"며 "소득 대체율이 낮아서 휴직 기간에는 상당한 소득 감소를 감내해야 한다는 또 하나의 장벽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사교육 지출 역시 초등 저학년의 경우 학습보다는 보육 목적이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초중고사교육비조사에 따르면 보육 목적 사교육 비중은 맞벌이 가구의 경우 일반교과 46%, 예체능 55%에 달했지만 외벌이 가구는 각각 11%, 19%에 그쳤다. 황 부연구위원은 "돌봄 수요가 큰 맞벌이 가구에서 보육 목적이 뚜렷이 높다"고 짚었다.

사교육 참여는 아동 정신건강 악화의 원인으로도 거론됐다. 황 부연구위원은 "초등학생의 스트레스, 학교 생활 적응과 사교육 지출이 부정적인 관련성이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며 "돌봄 공백을 학부모들이 사적으로 대응하는 과정에서 입학기의 공백을 보편적인 방식으로 안전하게 해소하는 것이 어렵다. 그래서 우리가 기대하게 되는 것은 공적인 돌봄"이라고 했다.

초등 저학년 수업 시간을 OECD 평균 수준으로 단계적 확대해야 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수업 시간 확대가 미래 인재 양성이라는 초등교육 본연의 목적을 위해 필요하고, 학교 적응과 교사와의 안정적 관계 형성을 지원하며, 현행의 분절적인 교육·돌봄 체계를 극복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성 부연구위원은 "인지 역량과 사회정서 역량 함양을 충분히 지원할 수 있는 그런 교육 시간 확보가 필요하다"고 했다.

"저학년 교육시간 단계적 확대…수업·업무 부담 늘리지 않아야"

초등학교 저학년 교육 시간을 단계적으로 확대하되, 단순히 하교 시간 연장으로 접근하기보다는 초기 경험 격차와 학년 간 공적 보장 시간 격차를 줄이는 '공교육 혁신' 차원에서 살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희현 한국교육개발원 학생·학부모연구실장은 초 1~2학년의 수업 시간을 초 3~4 수준인 연 657시간, 2단계로 초5~6 수준인 연 725시으로 단계적 확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획일적 적용 대신 지역과 학교별 상황에 따라 여건을 먼저 갖춘 뒤 순차적으로 적응해가는 방식이 바람직하다고도 했다. 효과가 검증되지 않으면 중단해야 한다는 원칙도 분명히 했다.

이 실장은 현재의 저학년 교육 시간이 짧을 뿐 아니라 학년 간 시간 격차도 크다고 진단했다. 이 실장은 "초등학교 1~2학년은 581시간, 초등학교 3~4학년은 657시간, 또 초등학교 5~6학년은 725시간이다. 학년군의 차이가 굉장히 상대적으로 크다"며 "OECD 평균을 목표로 삼기보다는 우리나라의 초등학교 내부에서 저학년에게 유독 짧게 배정된 공교육 시간을 단계적으로 한 번 다시 검토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교 이후 저학년 학생이 보내는 오후 시간의 질이 가정의 소득과 시간, 정보, 지역 자원에 따라 달라지는 만큼, 수업 시간 확대를 검토해야 함도 강조했다. 모든 아이에게 최소한의 풍부한 성장 경험을 공교육이 보장하는 시간으로 만들어야 하고 문화·예술·체육과 탐구, 관계, 놀이와 쉼의 시간으로 채워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실장은 "확대의 공공성은 모두에게 똑같이 한 자리에 오래 머물게 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아이에게 최소한의 풍부한 성장 경험을 공교육이 보장하는 데서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시간 확대는 담임교사의 수업·업무 부담을 늘리지 않는 것을 전제로 이뤄져야 한다는 조건도 달았다. 수업 시간 확대에 필요한 전일제 교원을 계산한 결과, 초3~4 수준으로 확대할 경우 약 5430명, 초5~6 수준으로 확대할 경우 약 1만290명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실제 소요 인원은 학교 규모와 시간표 조합, 순회 이동 시간, 준비·협의 시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 실장은 "학생의 교육 시간을 늘리는 것은 담임 교사의 부담을 늘리면서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며 "이 조건을 지킬 수 없다면 시간을 먼저 늘려서는 안 된다"고 했다.

교원·학부모 "교육시간 늘어도 사교육·돌봄 공백 그대로…아동 발달에 부정적"

이날 현장에 참여한 교사와 학부모들은 실재하는 돌봄 공백을 줄이고 가정의 경제적 여건에 따라 아이들이 누리는 교육 경험이 달라지는 문제를 공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데는 공감하면서도, 아동의 학교 체류 시간을 연장하는 방식만으로 풀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재욱 전북 창오초 교사는 "국가가 아동의 오후 시간을 더 책임지는 것과 초등 저학년의 정규 교육 시간을 확대하는 것은 동일한 정책이 아니다"라며 "공적 책임 확대가 필요하다는 진단과 정규 수업 시간 확대가 최선의 대안이라는 처방 사이에는 추가적인 정책 검증과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선 발제에서 제시된 OECD 평균 연 수업 시간 통계는 산출 기준에 따라 편차가 있는 만큼 국제 비교 통계 해석에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선 경기 둔전초 교사도 "국가마다 입학 연령, 수업일수, 쉬는 시간과 점심시간, 방과후 활동, 학급규모, 교원 배치, 학교 밖 학습 환경이 다르다"며 "OECD 평균은 비교 기준일 수는 있어도 우리나라 초등 저학년의 적정 교육 시간을 뜻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수업 시간이 짧아 초등 입학기 육아휴직 사용률이 높다는 황인혁·성문주 국회미래연구원 부연구위원의 주장에 대한 반박도 나왔다. 김선 교사는 "'수업 시간이 짧기 때문에 육아휴직을 한다'고 해석하려면 직접적인 근거가 더 필요하다"며 "초등 입학기는 유아기에서 학교 생활로 넘어가는 전환기인 만큼 부모의 육아휴직에는 하교 시간 문제뿐 아니라 '아이의 첫 학교 생활을 함께하고 싶다'는 선택도 포함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사교육과 돌봄 공백 해소 효과 자체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조장우 평등교육 실현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조직위원장은 "저학년의 사교육 이용은 돌봄뿐 아니라 학습 선행, 부모의 교육관, 지역별 교육환경 등 다양한 요인이 작용한다"며 "초등 사교육 문제의 원인을 지나치게 단순화했다"고 비판했다.

심소희 경기 손곡중 학부모는 "돌봄공백은 선별적으로 발생하는 문제다. 맞벌이·한부모·저소득 가정에 집중되고 지역과 학교에 따라 편차가 큰데 수업 시수 확대는 보편적으로 돌봄이 필요하지 않은 아이에게도 똑같이 시간이 늘어난다"며 "수요를 조사해 필요한 곳에 유동적으로 투입할 수 있는 체계가 먼저"라고 말했다.

아동 발달 단계에 맞지 않는다는 우려도 이어졌다. 박소영 대전배울초 교사는 "공간이 협소하고 엄격한 단체 규칙이 적용하는 학교 교실 안에서 장시간 이어지는 구조화된 일과는 아이들에게 더 큰 구속감을 줄 수밖에 없다"며 "육아지원기관의 이용 시간과 유아동 문제 행동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기관 체류 시간이 길어질수록 또래와의 상호작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놀이방해행동'등 문제 행동이 유이미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수업 시간을 확대하더라도 인력과 업무, 책임 체계를 명확히 하는 등 선결 과제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재욱 교사는 "교원 증원, 학그당 학생 수 감축, 충분한 공간 확보, 방과후·돌봄의 업무와 책임 분리는 교육 시간 확대와 동시에 추진할 부대조건이 아니라 확대 여부를 판단하기 전에 실질적으로 확보돼야 할 선결 조건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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