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이란 '경제 고립 작전' 실효성 논란…"北도 수십년간 제재 버텨"
등록 2026/09/03 12:13:00
수정 2026/09/03 12:24:46
WSJ 보도…北 사례 거론하며 "제재만으론 한계"
"경제 제재와 함께 외교적 공세 병행해야 효과"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6.09.03.](https://img1.newsis.com/2026/09/03/NISI20260903_0001544093_web.jpg?rnd=20260903033008)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6.09.03.
[서울=뉴시스] 권성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란의 돈줄을 끊기 위한 새로운 대이란 제재를 발표한 가운데 미국의 의도와는 달리 제재가 이란의 태도 변화를 끌어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현지 시간) '미국의 경제적 디데이가 성공하기 어려운 이유'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북한과 러시아, 쿠바, 베네수엘라 등 국가들의 사례를 거론하며 이같이 지적했다.
매체는 이들 권위주의 정권은 폭력과 경제적 적응, 정치권 탄압 등을 통해 수십 년간 서방의 경제적 압박을 견뎌냈다며 미국이 이란에 막대한 경제적 고통을 가하더라도 정권의 양보나 협상 복귀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고 했다.
"북한 주민들 위기 대처 능력 세계 최고"
미국 행정부는 최근 이란을 겨냥한 '경제적 왕따 작전'을 개시했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개방하고, 협상 테이블로 복귀하도록 압박하기 위해 이란 정권을 지탱하는 경제적 생명줄을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백악관은 이번 조처가 미국이 적대국을 상대로 벌이는 사상 최대 규모 금융 공세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WSJ은 독재 국가들은 이런 제재에 다양한 방법으로 적응해 왔다며, 제재는 경제 활동을 지하로 밀어 넣어 상품, 서비스, 인신매매 등 암시장을 키우고, 독재자들은 외부 압박을 내부 결속을 다지는 데 활용히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표적인 사례로 북한을 꼽았다.
WSJ은 북한이 핵무기와 장거리 미사일을 포기하기 위한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수준의 제재를 수십 년간 받아왔지만, 여러 생존 수단을 만들어 이를 극복했다고 분석했다.
![[테헤란=AP/뉴시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 도심에서 오토바이 운전자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모습과 함께 "속임수는 없다! 눈 깜빡하면 사라진다"는 문구가 그려진 대형 광고판 앞을 지나고 있다. 2026.08.31.](https://img1.newsis.com/2026/09/02/NISI20260902_0002227602_web.jpg?rnd=20260902061217)
[테헤란=AP/뉴시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 도심에서 오토바이 운전자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모습과 함께 "속임수는 없다! 눈 깜빡하면 사라진다"는 문구가 그려진 대형 광고판 앞을 지나고 있다. 2026.08.31.
북한은 최근에는 러시아에 병력을 파견하는 대가로 지원을 받았고, 정예 사이버 해커 조직을 동원해 수십억 달러 규모 암호화폐를 탈취했다. 또 과거에는 경제적 압박 속에 제재 완화를 대가로 북한이 핵 프로그램 포기 의향을 내비치기도 했지만, 이제 더 이상 그런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고 WSJ은 짚었다.
지난해 탈북한 양일철 씨(31)는 "북한 주민들의 위기 대처 능력은 세계 최고라고 생각한다"라며 "정전 시 자동차 배터리를 이용해 비상 전력을 공급받는 등 다양한 생존법을 터득했다"고 말했다.
러시아도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미국과 유럽 등 서방의 대규모 제재를 받았지만, 전쟁 첫해 국내총생산(GDP)은 1.4% 감소하는 데 그쳤고, 이후 빠르게 회복했다. 중국 등 비서방 국가와 교역을 늘렸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권력 장악력은 여전히 견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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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대통령은 지난 7월 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우리는 외부 제약에도 불구하고 성과를 내고 있다"며 서방의 제재를 조롱하기도 했다.
제재만으로는 정권 변화 끌어내는 데 한계
베네수엘라와 쿠바도 경제적 압박만으로 정권의 태도를 바꾸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평양=AP/뉴시스] 22일 북한 평양 중구역에서 주민들이 국가 번영을 위한 홍보물이 걸려 있는 거리를 지나고 있다. 2026.06.22.](https://img1.newsis.com/2026/06/22/NISI20260622_0001361319_web.jpg?rnd=20260622133848)
[평양=AP/뉴시스] 22일 북한 평양 중구역에서 주민들이 국가 번영을 위한 홍보물이 걸려 있는 거리를 지나고 있다. 2026.06.22.
미국 재무부는 베네수엘라 지도부 분열을 조장하기 위해 니콜라스 마두로 전 대통령 집권기에 그의 측근과 군 관계자 200여 명을 제재 명단에 올렸으나, 정권은 붕괴하지 않았다. 마두로 집권 기간 베네수엘라 경제는 약 75% 위축됐지만, 그는 미군에 체포될 때까지 권력을 유지했다.
쿠바도 60년 넘는 미국의 금수조치와 전기와 연료, 식량 부족 등 심각한 경제난에도 정권은 무너지지 않고 있다.
애런 아널드 영국 왕립 합동군사연구소(RUSI) 선임 연구원은 "이런 (경제적) 지렛대는 그 자체만으로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 아닐 수도 있다"며 외교적 공세를 병행해야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자바드 살레히 이스파하니 버지니아공대 교수도 WSJ에 "미국이 상대에게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점은 명백하다"면서도 "이런 압박이 이란 정부의 타협이나 양보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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