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지주, KDB생명 품고 '종합금융그룹' 도약…전통·디지털 금융 다각화 속도
등록 2026/08/21 13:20:16
보험 부재 털어내…증권 IB 시너지 기대
코인원 손잡고 STO·디지털 금융 영토 확장

[서울=뉴시스] 강수윤 기자 = KDB생명보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한국금융지주가 그룹의 오랜 숙원이었던 보험업 진출을 발판 삼아 전통자산과 디지털 자산을 아우르는 대형 종합금융그룹으로의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금융지주는 지난 13일 한국산업은행 등 매각 측으로부터 KDB생명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지정 통보를 받았다. 매각 대상은 산업은행 등이 보유한 KDB생명 보통주 약 99.75%다. 본입찰에는 한화생명, 흥국생명 등 기존 보험사들도 입찰에 참여했으나 파격적인 자본 확충안을 제시한 한국금융지주가 최종 승기를 잡았다.
'보험 부재' 한계 극복…미래에셋·메리츠와 격차 좁힌다
업계에서는 한국금융지주가 제시한 강력한 자금 보강 계획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의 결정적 요인이 된 것으로 보고 있다. KDB생명은 올 1분기 지급여력비율(K-ICS)이 75.5%에 불과해 당국 권고 기준(130%)을 밑도는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한국금융지주가 KDB생명 정상화를 위해 대규모 자본 확충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올 상반기 누적 기준 1조 7311억 원의 순이익을 거둔 한투증권의 실적과 13조 원을 넘어서는 한국금융지주의 자본력이 이를 든든하게 뒷받침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에 대해 한투증권 관계자는 "구체적인 자본 조달 규모나 방식은 향후 협의 과정에서 결정될 사안으로 현재 확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인수는 주요 비은행 경쟁 금융그룹들과의 포트폴리오 격차를 좁히는 결정적 계기가 될 전망이다. 미래에셋그룹(미래에셋생명)과 메리츠금융그룹(메리츠화재)이 강력한 보험 계열사를 핵심 축으로 삼아 탄탄한 자산운용, 캐시카우 기반을 구축한 반면, 한국금융지주는 그간 보험사가 없어 비은행 대형사 중 유일하게 포트폴리오 불균형이라는 한계를 안고 있었다.
17조 장기 실탄 확보…자본 부담·익스포저 관리가 관건
한국금융지주가 보험사 인수에 공을 들인 핵심 배경은 한국투자증권에 쏠린 수익 구조 개선과 함께 그룹 핵심인 한투증권의 지속적인 성장과 경쟁력 강화에 있다. 올 상반기 그룹 전체 순이익(1조 9150억 원) 중 한투증권 비중은 90.4%에 달해 증시 상황에 따라 그룹 전체 실적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리스크를 안고 있었다.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은 오래 전부터 BNP파리바카디프생명, 롯데손해보험 등을 폭넓게 검토하며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추진해왔다.
KDB생명이 보유한 약 17조원의 장기 자금은 그룹 계열사 전반의 사업 확장과 강력한 시너지를 낼 전망이다. 한투증권이 기업금융(IB)이나 부동산·인프라 등 우량 투자처를 발굴하면 자산운용사가 펀드 운용을 맡고, KDB생명이 핵심 출자자(앵커 LP)로 장기 자금을 대는 계열사 간 'IB 투자 시너지' 체계가 구축되는 셈이다. 내부 장기 자금을 확보하면 셀다운(인수 후 재매각) 물량 소화 기간이 단축돼 신규 딜을 발굴할 수 있는 여력도 한층 확대된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증권이 발굴한 자산을 보험 계정에 담는 '메리츠식 공동 투자'와 리테일 상품 라인업 확충 등 중장기 시너지가 기대된다"면서도 "다만 동일 자산 중복 투자에 따른 그룹 차원의 익스포저(위험 노출) 총량 관리가 과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산은 자회사로서 KDB생명이 축적해온 대체투자 노하우도 그룹 차원의 자산운용 경쟁력을 높일 요소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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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증권가에서는 인수 이후 KDB생명의 자본 정상화까지 감안하면 인수대금과 추가 자금 투입을 포함해 최대 1조5000억원에 가까운 자금이 소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올 2분기 이중레버리지비율(123%) 등을 고려할 때 본격적인 시너지 창출에 앞서 자본 부담을 감수해야 할 것이란 분석이다.
코인원 연계 시너지…디지털 신사업 판 키운다
한국금융지주는 디지털 자산 영역에서도 증권을 중심으로 한 체질 전환이 속도를 내고 있다. KDB생명을 활용한 장기 자금 파이프라인 구축과 코인원 투자를 통한 토큰증권(STO) 등 디지털 자산 시장 선점을 동시에 달성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한투증권은 지난 5월 800억원을 투입해 국내 3대 가상자산거래소인 코인원 지분 약 20%를 취득해 3대 주주로 올라섰다. 현재 코인원 앱 내 한투증권 웹트레이딩시스템(WTS) 연동 주식거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향후 토큰증권(STO) 및 스테이블코인 사업 본격화 시 협업 범위를 한층 확대할 계획이다.
이번 인수가 최종 타결될 경우 증권, 자산운용, 저축은행, 캐피탈, 사모펀드(PE), 부동산신탁에 이어 보험사까지 갖추며 전통 금융과 미래 디지털 금융을 모두 품은 대형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게 된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딜은 단기 이익 창출보다는 장기 조달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며 "본격적인 시너지는 자본 정상화 이후에 가능한 만큼 장기 운용 구조 확보 측면에서 그룹의 구조적 성장을 이끌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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