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논술형 평가 4년' 광주교대 부설초, 공교육 혁신 모델로
등록 2026/07/22 12:04:03
교사 협업·행정 지원 결합…"지속 가능한 평가 혁신"
학생 주도 탐구·일상적 글쓰기, 사고력·표현력 성장
교육부·시도교육청서 잇단 방문, 운영 성과에 주목
![[전남광주=뉴시스] 수업에 집중하고 있는 광주교대 부설초 학생들. (자료사진 = 광주교대 부설초 제공). 2026.07.2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7/22/NISI20260722_0002192614_web.jpg?rnd=20260722115338)
[전남광주=뉴시스] 수업에 집중하고 있는 광주교대 부설초 학생들. (자료사진 = 광주교대 부설초 제공). 2026.07.2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전남광주=뉴시스]구용희 기자 = 전남광주통합특별시교육청이 내년부터 초·중학교의 선다형 문항을 서·논술형으로 전환하는 평가 혁신 구상을 발표한 가운데 이를 4년 전부터 교실에서 구현해 온 광주교대 부설초등학교(이하 광주부설초)가 주목받고 있다.
22일 광주부설초에 따르면 학교는 2022년 9월부터 '내일교실'을 운영하며 평가 문항의 형식뿐만 아니라 수업 설계와 교사 협업, 행정 지원, 학교 문화까지 함께 재구성했다.
서·논술형 평가가 교사의 업무 부담을 늘리는 제도에 머물지 않고 학생의 사고력과 표현력을 기르는 수업 체제로 작동하도록 학교 운영 전반을 바꾼 것이다.
광주부설초가 강조하는 핵심은 평가 방식보다 평가를 가능하게 하는 학교 시스템이다.
교사 개인이 문항과 평가 기준을 만들고 채점과 피드백까지 전담하면 업무가 과중해지고 교사에 따라 평가의 질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학교는 평가를 개인 업무가 아닌 교사 공동의 교육 활동으로 설계했다.
교사들은 학기 시작 전 학년별 협의를 통해 탐구문제와 평가 기준인 루브릭을 공동으로 만든다. 매주 수요일에는 전문적 학습공동체에서 학생 글을 함께 검토하고 평가 판단을 조율한다.
교감과 코디네이터, 부장교사로 구성된 지원팀은 공문 등 행정 업무를 맡아 담임교사가 수업과 학생 피드백에 집중하도록 돕는다.
이 같은 구조는 서·논술형 평가를 별도의 시험이나 추가 업무가 아닌 정규 수업의 일부로 바꿨다.
교사는 방과 후 답안을 일괄 채점하는 대신 수업 중 학생의 글쓰기와 토론, 탐구 과정을 살피며 즉시 피드백을 제공한다. 학생들도 교사와 함께 마련한 기준에 따라 자신과 동료의 글을 평가하며 학습 과정과 성취 수준을 스스로 점검한다.
수업도 정답 전달보다 탐구질문을 중심으로 진행한다. 학생들은 질문을 바탕으로 탐구 방향을 정하고 자료를 분석한 뒤 자신의 생각을 글과 토론으로 표현한다. 평가는 최종 결과물에 점수를 부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질문을 만들고 근거를 찾으며 생각을 표현하는 전 과정을 살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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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에서 화려한 프레젠테이션이나 시청각 자료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 것도 특징이다. 교사들은 자료 제작보다 깊이 있는 사고를 이끄는 질문 설계와 학생 글에 대한 개별 피드백에 집중한다.
평가와 첨삭을 수업 안에서 마무리함으로써 학습의 밀도를 높이는 동시에 교사의 방과 후 채점 부담도 줄였다. 평가 혁신이 지속되려면 새로운 평가를 추가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수업과 업무 구조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교육 성과는 학생들이 생산한 글에서 확인된다.
1학년은 짧은 문장 쓰기에서 출발해 자신의 생각을 구조화하는 방법을 익히고, 6학년은 졸업 전 소논문을 작성하며 6년간의 탐구 경험을 종합한다. 모의 토론회에서도 발표자 이외 학생들이 토론자의 주장과 근거를 분석해 평가 글을 쓰는 등 모든 학생이 읽고 질문하고 판단하며 표현하는 과정에 참여한다.
![[전남광주=뉴시스] 문승태 K-교육특별시 준비위원회(김대중 교육감 인수위) 부위원장이 지난 15일 광주교대 부설초에서 학생들의 수업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 광주교대 부설초 제공). 2026.07.2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7/22/NISI20260722_0002192611_web.jpg?rnd=20260722115054)
[전남광주=뉴시스] 문승태 K-교육특별시 준비위원회(김대중 교육감 인수위) 부위원장이 지난 15일 광주교대 부설초에서 학생들의 수업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 광주교대 부설초 제공). 2026.07.2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교육계의 방문도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공약추진위원회와 경기도교육청 인수위원회, 전남광주 인수위원회, 부산시교육청 장학관·장학사팀, 한동대학교 교육대학원 IBEC팀은 지난 15일부터 이틀간 학교를 찾아 수업과 평가, 교사 협업 체계를 살폈다.
지난 21일에는 교육부 관계자들이 방문했으며, 다음 달 31일에는 충북교육감이 운영 모델을 확인할 예정이다.
참관단은 이 같은 수업 문화가 일부 우수 교사의 교실이 아니라 여러 학년과 학급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는 성과의 원인이 특정 교사의 역량이나 희생이 아니라 공동 설계와 협업, 행정 지원이 결합된 학교 시스템에 있음을 보여준다.
이혜정 교육과혁신연구소장은 "화려한 활동 장면보다 학생들이 생산한 텍스트에 담긴 비판적·창의적 통찰이 이 학교의 진짜 성과"라며 “자료를 나열하는 수준을 넘어 자신만의 관점으로 깊이 있는 글을 쓰는 힘을 기르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종문 교장은 "평가 혁신을 교사 개인의 부담으로 남겨두면 좋은 정책도 교실에서 지속되기 어렵다"며 "교사 협업과 행정 지원, 학교 문화의 변화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내일교실'은 특별한 시설이나 막대한 예산을 전제로 하지 않는다"며 "좋은 탐구문제와 학생 주도 탐구, 일상적인 글쓰기와 피드백, 교사 협업과 행정 지원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면 학교 운영의 틀을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대중 전남광주특별시교육감은 전날 브리핑을 통해 내년부터 초등학교 5·6학년에 서술·논술형 평가를 도입하고 중학교 1학년은 자유학기제가 끝나는 내년 2학기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특별시교육청은 현장 수용성과 시행 결과를 점검한 뒤 2032년까지 적용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광주부설초의 사례는 향후 정책의 성패가 문항 전환 자체보다 이를 뒷받침할 수업과 학교 운영 체계를 함께 구축하는 데 달려 있음을 시사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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