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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왜 美·이스라엘 대신 걸프 공격하나…"확전 피하며 압박"

등록 2026/07/21 17:30:29

수정 2026/07/21 18:04:24

미국·이스라엘과 정면 충돌 피해…걸프 군사·민간시설 겨냥

쿠웨이트·바레인 등 공격하며 트럼프에 전쟁 종식 압박 노려

전문가 "미 해군 자산·이스라엘 공격은 확전 우려…이란 전략"

[쿠웨이트시티=AP/뉴시스] 사진은 지난 3월 25일(현지 시간) 쿠웨이트 쿠웨이트시티 쿠웨이트 국제공항의 연료 저장시설이 드론 공격을 받아 연기가 치솟고 있는 모습. 2026.03.25.

[쿠웨이트시티=AP/뉴시스] 사진은 지난 3월 25일(현지 시간) 쿠웨이트 쿠웨이트시티 쿠웨이트 국제공항의 연료 저장시설이 드론 공격을 받아 연기가 치솟고 있는 모습. 2026.03.25.

[서울=뉴시스] 이재은 기자 = 미국이 이란에 대한 공습을 확대하는 가운데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 대신 걸프 국가들의 군사·민간 기반시설을 겨냥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20일(현지 시간) 알자지라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이를 전쟁을 전면전으로 확대하지 않으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압박을 가하려는 이란의 계산된 대응으로 분석하고 있다.

미국이 이란의 철도역과 발전시설, 통신망, 식수 공급시설 등을 공격하자,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쿠웨이트와 바레인 등 걸프 국가의 공항, 담수화 시설, 발전소 등을 공격하며 보복에 나섰다.

그러나 이란은 미국 본토나 이스라엘에 대한 대규모 직접 공격, 또는 걸프 해역에 배치된 미 해군 핵심 전력에 대한 공격은 피하고 있다.

군사 분석가들은 이란이 공격 목표를 신중하게 선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 해군 전력을 직접 타격할 경우 미국의 강력한 보복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레바논 퇴역 준장이자 군사 분석가인 엘리아스 한나는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미 해군 자산을 공격하면 미국으로부터 파괴적인 보복을 초래할 것"이라며 "항공모함 등 해군 전력은 정교한 방공 체계로 보호되고 있어 군사적으로도 공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걸프 국가는 미국의 주요 동맹이지만, 이란 입장에서는 미국과 직접 충돌을 피하면서 압박 효과를 낼 수 있는 대상으로 평가된다.

테헤란대학교 정치학과의 아티페 타기아니 교수는 "미국이 걸프 국가들을 거점으로 이란에 대한 공격을 수행하고 있다"면서 "이란의 해당 국가들에 대한 공격은 미국의 군사 작전에 대한 대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국제법상 공격을 받은 국가는 보복할 권리가 있다며, 미국이 이란의 민간 기반시설을 겨냥한 공격을 감행하는 것은 역내 국가 간 긴장을 고조시키고 이란의 대응을 어렵게 만들려는 시도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걸프 국가들은 이란의 주장을 강하게 반박하고 있다.

쿠웨이트대학교 정치학과 교수인 압둘라 알 샤이지는 이란의 주장을 "선전"이라고 비판하며, "미국의 작전은 걸프 국가 영토가 아니라 이란 해안 인근에 배치된 미 항공모함 등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걸프 국가들이 미국과의 합의를 통해 자국 영토가 이란 공격에 이용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이란에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테헤란=AP/뉴시스] 사진은 지난 5월6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 도심 광장에서 한 남성이 친정부 캠페인의 하나로 이란 국기를 흔들고 있다. 뒤편 전광판에는 호르무즈 해협과 입이 꿰매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묘사한 그림이 표시돼 있다. 2026.07.16.

[테헤란=AP/뉴시스] 사진은 지난 5월6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 도심 광장에서 한 남성이 친정부 캠페인의 하나로 이란 국기를 흔들고 있다. 뒤편 전광판에는 호르무즈 해협과 입이 꿰매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묘사한 그림이 표시돼 있다. 2026.07.16.

알 샤이지 교수는 이란이 미 항공모함을 공격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해당 공격으로 미군 사망자가 발생하면 감당하기 어려운 결과를 맞게 될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란이 걸프 국가들의 민간 기반시설을 공격하는 것은 미국에 전쟁 종식을 압박하려는 전략이지만, 오히려 역내에서 이란의 고립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쿠웨이트처럼 담수화 시설 의존도가 높은 국가의 식수 기반시설을 공격하는 것은 민간인 피해를 초래하는 행위라며 국제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비판했다.

카타르대학교 국제관계학과의 압둘라 반다르 알 오타이비 조교수도 "이란과 미국 모두 전면전을 원하지 않는 상황에서 공격 목표를 조절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알 오타이비 교수는 "이란이 미 해군 자산이나 이스라엘 내 핵심 시설을 직접 공격할 경우 '통제할 수 없는 확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란이 걸프 지역 공격을 통해 미국과 동맹국에 부담을 주고, 전쟁 지속에 따른 비용을 부각해 미국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걸프 국가 내 민간인 피해가 커질 경우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대규모 민간 피해가 발생하면 걸프 국가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에 나서면서 분쟁이 새로운 단계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번 전쟁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월 28일 이란에 대한 이스라엘과의 공동 작전을 승인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미국과 이란은 휴전과 협상 재개를 위한 논의를 이어갔지만, 양측은 상대방이 합의를 위반했다고 비난하며 긴장을 이어가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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