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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영 "죽을 때까지 쓸 생각…이번 소설은 제 터닝포인트" [문화人터뷰]

등록 2026/07/22 06:00:00

4년 만에 소설 '지푸라기 왕관을 쓴 여자' 출간

익숙한 문법 버리고 1950~2020년대 한국 경제사 다뤄

'대도시의 사랑법' 이후 새로운 출발…"지겨웠다"

"스스로를 뛰어넘는, 잘 쓰는 작가가 되고 싶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박상영 작가가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북살롱 텍스트북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작가는 최근 장편소설 '지푸라기 왕관을 쓴 여자'를 출간했다. 2026.07.22.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박상영 작가가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북살롱 텍스트북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작가는 최근 장편소설 '지푸라기 왕관을 쓴 여자'를 출간했다. 2026.07.2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조기용 기자 = 박상영(38) 작가의 지난 10년은 쉼이 없었다. 대학원에서 문예창작을 공부하며 50차례 넘게 공모전에서 탈락했지만 끝내 펜을 놓지 않았다. 2016년  단편 '패리스 힐튼을 찾습니다'로 문학동네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했고,, 어느덧 데뷔 10년 차를 맞아따.

2019년 출간한 대표작 '대도시의 사랑법'은 그의 이름을 각인시켰다. 2022년 한국 작가 중 최연소로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1차 후보에 이름을 올렸고, 작품은 현재까지 15개 언어로 번역 출간됐다.

그러나 그는 자신을 규정해온 문법에서 벗어나기로 했다.

4년 만에 펴낸 장편소설 '지푸라기 왕관을 쓴 여자'(래빗홀)는 박상영이 처음 도전하는 역사소설이지 미스터리 로맨스다. 퀴어와  퀴어와 청춘, 소수자의 삶을 그려온 기존 작품 세계에서 한걸음 나아간 시도이자, 작가 스스로 "터닝포인트"라고 말하는 작품이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박상영 작가가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북살롱 텍스트북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작가는 최근 장편소설 '지푸라기 왕관을 쓴 여자'를 출간했다. 2026.07.22.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박상영 작가가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북살롱 텍스트북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작가는 최근 장편소설 '지푸라기 왕관을 쓴 여자'를 출간했다. 2026.07.22. [email protected]

책 출간을 앞둔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박상영은 "장르도, 인물도, 성별도 모두 바꿨다"며 "독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두렵기도 하고 많이 떨린다"고 했다.

이번 작품에서 그는 익숙한 문법을 과감히 내려놓았다.

소설은 1950년대부터 2020년대까지 약 70년의 시간을 배경으로 한다. 재일교포 모녀인 마츠노 사치코와 하나, 그리고 재벌가에서 태어난 윤동주의 삶이 교차한다.

이야기는 일본 요코하마에서 발생한 방화사건에서 시작된다. 어머니의 유언에 따라 윤동주를 찾아나선 하나는 어린시절 자신이 겪은 화재 사고와 현재의 사건이 맞닿아 있음을 알게된다. 사건의 진실을 좇는 과정에서 어머니와 윤동주의 오랜 인연, 그리고 두 사람이 품어온 복수의 이유도 하나씩 드러난다.

개인의 복수극을 따라가는 서사 속에는 한국 현대 경제사의 흐름이 녹아 있다. 금융실명제와 IMF 외환위기 등 굵직한 사건이 인물들의 삶과 맞물리고, 제면업에서 전자산업으로 사업을 확장해 온 재벌가의 성장과 정경유착의 이면도 자연스럽게 펼쳐진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박상영 작가가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북살롱 텍스트북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작가는 최근 장편소설 '지푸라기 왕관을 쓴 여자'를 출간했다. 2026.07.22.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박상영 작가가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북살롱 텍스트북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작가는 최근 장편소설 '지푸라기 왕관을 쓴 여자'를 출간했다. 2026.07.22. [email protected]

그가 새로운 장르에 도전한 이유는 의오로 단순했다.

"지겨웠어요."

인물의 내면을 깊이 들여다보는 이야기를 오래 써오다 보니 어느 순간 같은 방식으로 글을 쓰는 일에 지쳤다고 했다. 그래서 한 번도 제대로 다뤄보지 않았던 역사소설을 택했다.

아이러니하게도 학창 시절 가장 어려워했던 과목이 역사였다. 그는 "모르는 시대를 공부하면서 처음 소설을 쓰던 마음으로 다시 깃발을 꽂고 싶었다"고 말했다. 등단 10년을 맞아 스스로도 달라지고 싶었던 것이다.

스타일이 달라진 만큼 집필도 쉽지는 않았다. 등장인물이 어떠한 결핍이 나와 맞닿아 있을까를 고민하는데 오랜 시간 걸렸다.

'큰별쌤' 최태성 강사의 EBS 근현대사 강의를 들으며 시대의 흐름을 익혔고, 관련 서적과 논문 100여 권을 읽었다. 소설의 한 축을 이루는 재벌가를 그리기 위해 한국 대기업의 역사를 소개하는 영상을 틀어놓고 잠들 정도로 자료 조사에 몰두했다.

배경과 장르는 달라졌지만 박상영이 바라보는 사랑은 이번 작품에서도 중심에 놓여 있다. 그는 복수를 향해 나아가는 인물들의 여정을 통해 사랑과 욕망의 본질을 들여다본다.

"한 사람의 삶은 얼마나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는지, 욕망은 얼마나 실체 없는 것인지를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복수를 이룬 뒤에도 인생에는 또 다른 과제가 찾아오고, 욕망은 쉽게 충족되지 않습니다. 그런 질문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었습니다."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질문을 던진다.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넘어가는 시대를 살아온 세대로서 지금의 우리에게 더 나은 삶이 무엇인지 묻고 싶었습니다. 허상을 좇듯 목표만 향해 달려가는 삶을 한번쯤 돌아봤으면 합니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박상영 작가가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북살롱 텍스트북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작가는 최근 장편소설 '지푸라기 왕관을 쓴 여자'를 출간했다. 2026.07.22.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박상영 작가가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북살롱 텍스트북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작가는 최근 장편소설 '지푸라기 왕관을 쓴 여자'를 출간했다. 2026.07.22. [email protected]

슬럼프와 번아웃도 있었다. 소설 집필과 드라마 작업을 병행하며 마음이 무너질때도 있었지만 문학을 떠나지는 않았다.

그 이유를 묻자 그는 잠시 생각에 잠긴 후 이렇게 말했다.

"문학은 충분히 조명받지 못한 사람들에게 마이크가 돼 준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는 "죽을 때까지 쓸 생각"이라고 했다.

다음 달에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미국 아이오와 대학교 국제창작프로그램(IWP) 문학 레지던시 체험에 참여한다.

 "일종의 안식년"이라고 웃었지만, 실제로는 지난해 발표한 '복숭아 통조림, 기억의 무게'를 장편으로 개작하는 등 밀린 작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앞으로의 10년을 묻자 그의 답은 결국 '글쓰기'였다.

"글 쓰는 일이 여전히 좋습니다. 문학적 성취보다 스스로를 뛰어넘는, 제가 읽어도  훨씬 (전작보다) 잘 쓰는 작가가 되고 싶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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