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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총지출 800조 돌파…확장재정에 물가 상방 압력↑

등록 2026/07/16 06:30:00

수정 2026/07/16 06:32:26

내년 총지출 5년 새 190조원 증가

고환율·고유가로 물가 3%대…확장재정에 압력↑

"내년 물가 다시 크게 치솟아 서민 부담 커질수도"

확장 재정, 한은 '긴축통화' 기조와 엇박자 우려

서민 부담만↑…"국가채무 상환 우선 활용해야"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세종=뉴시스]박광온 기자 = 정부가 반도체 호황에 따른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내년도 총지출을 800조원 이상으로 늘리는 역대 최대 규모의 확장재정을 예고했다.

정부는 대규모 지출 구조조정과 세수 증가를 통해 재정건전성도 개선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고유가와 고환율로 물가 부담이 이미 커진 상황에서 재정지출까지 크게 늘리면 물가 상승세가 더욱 가중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울러 한국은행이 물가를 잡기 위해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예고한 가운데 정부가 확장재정에 나설 경우 정책 효과가 서로 충돌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로 인해 고금리가 장기화하면 가계와 자영업자의 이자 부담이 늘고, 기업의 자금 조달 비용도 커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물가 상승 압력이 큰 만큼 정부가 재정지출 확대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세수가 예상보다 많이 걷히더라도 지출을 늘리는 데 쓰기보다 국가채무를 줄이는 데 우선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이 13일 청와대에서 열린 2026년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재정운용 방향을 발표하고 있다.(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07.13. suncho21@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이 13일 청와대에서 열린 2026년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재정운용 방향을 발표하고 있다.(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07.13. [email protected]

내년 총지출 800조원 돌파…5년 새 190조원 증가

16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지난 13일 청와대에서 열린 '2026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2027년도 예산안 편성 방향과 중기 재정운용 방향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기획처는 내년도 총지출 예산을 800조원 이상으로 편성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올해 본예산 727조9000억원 보다 10% 이상 늘어난 규모다.

본예산 기준 총지출은 2022년 607조7000억원에서 2023년 638조7000억원, 2024년 656조6000억원, 2025년 673조3000억원, 2026년 727조9000억원으로 증가했다.

내년도 총지출이 800조원을 넘으면 5년 만에 190조원 이상 불어나게 되는 셈이다.

기획처는 해당 예산을 반도체, AI 데이터센터, 피지컬 AI 등 3대 메가프로젝트에 최우선으로 투입하고, 청년세대와 성장동력, 지방, 인재 등 4대 분야에도 재원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이렇게 지출을 크게 늘려도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낮아지는 등 재정건전성은 나아진다는 것이 정부 인식이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국세수입 급증과 강도 높은 지출 구조조정이 동반된 데 따른 효과라는 설명이다.

기획처는 2027년 국세수입이 '역대 최대' 규모인 500조원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당초 전망(412조원)을 88조원 이상 상회하는 수치다.

또 모든 재정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재량지출은 15%, 의무지출은 10% 감축하고, 사업 폐지도 10% 수준까지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지출 구조조정 규모를 전년의 두 배인 50조원 수준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대규모 지출 확대에도 관리재정수지와 국가채무비율 등 주요 재정지표가 당초 계획보다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사진은 지난 10일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는 모습. 2026.07.10. jini@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사진은 지난 10일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는 모습. 2026.07.10. [email protected]

확장재정에 물가 압력↑…"내년에도 상승세 이어질 우려 커"

그러나 문제는 이 같은 대규모 재정지출 확대가 이미 높아진 물가 상승 흐름에 추가적인 상방 압력을 가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 상반기 고환율과 고유가로 소비자물가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반도체 호황에 따른 경기 회복과 확장재정이 맞물리면 수요 측 물가 압력까지 가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3.2%를 기록해 2023년 12월 이후 2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는데, 고환율·고유가 영향이 시차를 두고 나타나면서 3분기에는 3%대 중반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상반기 고유가·고환율 영향은 시차를 두고 3분기 물가에 반영될 것"이라며 "여기에 경기 회복으로 소비와 투자가 살아나면 수요 측 압력까지 더해져 3분기에 물가 오름세가 더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외 주요 경제기관은 이미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한국은행의 물가안정목표인 2%를 상당 폭 웃돌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은과 한국개발연구원(KDI),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올해 물가상승률을 2.7%로 전망했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제통화기금(IMF)은 각각 2.6%, 2.5%로 내다봤다.

특히 기획처는 이번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올해 경상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4.9%에서 12.3%로 대폭 높여 잡으며, GDP 디플레이터 상승률도 9.0%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GDP 디플레이터는 명목GDP를 실질GDP로 나눈 값으로, 국내에서 생산된 재화와 서비스의 전반적인 가격 변화를 보여주는 지표다.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GDP 디플레이터 평균 상승률이 2.8% 수준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경제 전반의 물가 상승 압력이 최근 평균보다 약 3.2배 높은 수준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의미다.

여기에 대규모 재정지출로 소비와 투자 수요까지 확대되면 내년에도 높은 물가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황성현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는 "GDP 디플레이터가 9%까지 뛰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상황"이라며 "이처럼 물가 압력이 큰 상황에서 재정지출까지 대폭 확대하면 내년 물가가 다시 크게 치솟아 서민들의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사진은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과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화를 하고 있는 모습. 2026.07.09.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사진은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과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화를 하고 있는 모습. 2026.07.09. [email protected]

한은 '긴축통화' 기조와 엇박자 우려도…정책 충돌시 서민 부담만↑

또 정부가 내년도 총지출을 올해보다 10% 이상 늘릴 경우 물가 안정을 위해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펴는 한은과 정책 방향이 엇갈릴 가능성도 있다.

신현송 한은 총재가 이미 "목표 수준을 웃도는 물가 오름세 등을 고려할 때 기준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수차례 밝힌 만큼, 한은의 긴축 행보는 기정사실화된 사실이다.

그런데 정부가 대규모 재정지출을 통해 소비와 투자를 부추기게 되면 한은의 물가 안정 효과가 약해지고, 다시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더 올리거나 높은 금리를 장기간 유지해야 할 수 있다.

이 경우 가계와 자영업자의 이자 부담이 늘고 기업의 자금 조달 비용도 높아질 수 있다.

한국은행이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대출금리가 0.25%p 상승하면 전체 가계대출 차주의 연간 이자 부담은 약 3조2000억원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됐다.

차주 1인당으로 환산하면 연간 약 16만3000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셈이다. 금리가 0.50%p 오르면 1인당 추가 이자 부담은 32만7000원까지 확대된다.

경기 둔화나 반도체 업황 악화 등으로 세수 증가가 예상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도 변수다. 정부가 지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국채 발행을 늘리면 시장금리가 오르고 기업의 자금 조달 비용도 커질 수 있다.

정부가 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 투자를 지원하기 위해 재정을 확대했지만, 금리 상승이 오히려 민간 투자를 위축시키는 이른바 '구축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황 교수는 "한은이 금리를 올리려는 상황에서 정부가 세금이 더 들어온다는 이유로 지출을 확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재정정책도 통화정책과 보조를 맞춰 긴축적인 기조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세수가 500조원 이상 걷힐 것으로 예상된다고 하면서 지출을 그보다 더 큰 폭으로 늘린다면 국가채무를 줄이겠다는 생각은 사실상 없는 것"이라며 "확장재정으로 수요를 자극하면 물가와 주택가격 상승 압력이 커지고, 그 부담은 고스란히 서민들에게 돌아갈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양 교수는 "지금은 물가 상승 압력을 낮추기 위해 통화당국과 재정당국이 힘을 합쳐야 할 시점"이라며 "세수가 크게 늘어나는 것은 국가채무를 조정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만큼 늘어난 세수를 우선적으로 국가채무를 줄이는 데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사진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삶으로 체감하는 대체불가 대한민국-국민과 함께하는 두 번째 업무보고'에서 업무보고를 경청하고 있는 모습. 2026.07.15. suncho21@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사진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삶으로 체감하는 대체불가 대한민국-국민과 함께하는 두 번째 업무보고'에서 업무보고를 경청하고 있는 모습. 2026.07.15.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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