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 없는 부채춤·체리피커의 질투…관습 깨부순 안무가 8인의 '크리틱스초이스'
등록 2026/06/30 20:28:04
수정 2026/06/30 23:18:09
발레·한국무용·현대무용 신작 8편 초연
7월 29일~8월 9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전통 해체하고 동시대 모순 꼬집어
![[서울=뉴시스]이해니 안무가의 '에그.jpg' 시연 장면. (사진=댄스포럼 제공)](https://img1.newsis.com/2026/06/30/NISI20260630_0002174291_web.jpg?rnd=20260630182530)
[서울=뉴시스]이해니 안무가의 '에그.jpg' 시연 장면. (사진=댄스포럼 제공)
[서울=뉴시스] 최희정 기자 = 주목받는 젊은 안무가들이 신작을 선보이는 춤의 축제가 펼쳐진다.
내달 29일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에서 개막하는 '제29회 크리틱스초이스 댄스페스티벌'은 발레, 한국무용, 현대무용 등 장르를 망라한 무용의 최신 경향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축제다. 춤 전문잡지 댄스포럼이 1998년 창설했다.
올해 행사에서는 현대무용 2편, 한국무용 4편, 발레 2편을 초연한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창작발레의 존재감이다. 클래식 발레를 기반으로 하면서도 각기 다른 방식으로 동시대의 감각을 담아내는 안무가 이해니와 김다애가 무대를 꾸민다.
창작단체 '해니쉬발레'를 이끄는 안무가 이해니는 30일 서울 대학로예술극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7살 때 처음 발레를 시작했는데, 무대 위에서 예쁜 토슈즈를 신고 아름답게 춤추는 발레리나를 꿈꿨다"면서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아픈 발도 참고 같은 동작을 수백·수만 번 반복하며 아름다운 몸, 이상적인 몸을 만들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어느 순간 과연 난 발레를 하면서 몸을 만들고 있었던 것인지 아니면 이미지를 만들고 있었던 것인지 질문을 하게 됐고, 신작 '에그.jpg'는 거기서 시작됐다"며 "우리가 다양한 이미지를 소비하고 변해가는 과정에서의 이야기를 담았다. 작년에 크리틱스초이스에서 선보였던 '꼬끼-오'의 연작 시리즈"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김원영 안무가의 '교차' 시연 장면. (사진=댄스포럼 제공)](https://img1.newsis.com/2026/06/30/NISI20260630_0002174288_web.jpg?rnd=20260630182051)
[서울=뉴시스]김원영 안무가의 '교차' 시연 장면. (사진=댄스포럼 제공)
지난해 크리틱스초이스에서 '우수안무자'로 선정된 이해니는 당시 발레의 상징인 백조 대신 닭을 내세운 작품 '꼬끼-오(Kkokki-O)'로 화제를 모았다.
이해니와 함께 '창작발레'의 동시대성을 실험하는 안무가 김다애(다스탄츠 대표)는 8월 5일과 6일 신작 '게팅 옐로우(Getting Yellow)'를 무대에 올린다.
김다애는 "보이지 않는 믿음이 퍼지고, 그 속에서 우리의 시선은 서서히 ‘노랗게’ 물들어 간다"며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전염처럼 번지는 현상 속에서 거리두기의 감각을 되묻는다.
![[서울=뉴시스]김다애 안무가의 '게팅 옐로우(Getting Yellow)' 시연 장면. (사진=댄스포럼 제공)](https://img1.newsis.com/2026/06/30/NISI20260630_0002174283_web.jpg?rnd=20260630180627)
[서울=뉴시스]김다애 안무가의 '게팅 옐로우(Getting Yellow)' 시연 장면. (사진=댄스포럼 제공)
무용단알티밋 전 대표 김원영은 내달 29~30일 개막 주간에 선보이는 신작 '교차(Intersection)'에 대해 "우리의 시계는 단 한 번이라도 똑같이 흐른 적이 있을까?"라고 반문하며 물리적으로 똑같이 흐르는 시간 속에서도 사람마다 각자의 감각과 기억에 따라 다른 속도로 살아간다는 사실을 짚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즉, 우리를 하나로 묶어주던 '공통의 시간'이라는 환상을 깨고, 같은 공간에 있으면서도 서로 다른 시차를 겪는 인간들의 모습을 무대에 구체적으로 나열한다.
![[서울=뉴시스]박민지 안무가의 '체리피커' 시연 장면. (사진=댄스포럼 제공)](https://img1.newsis.com/2026/06/30/NISI20260630_0002174289_web.jpg?rnd=20260630182204)
[서울=뉴시스]박민지 안무가의 '체리피커' 시연 장면. (사진=댄스포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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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2일 공연하는 댄스틸 대표 우지영은 한국무용 '지진: 러브 웨이브'를 통해 신혼부부가 임신을 고민하며 마주하는 불안과 삶의 거대한 진동을 '지진'에 빗대어 풀어낸다.
우지영은 "멈춤에 대한 두려움, 새로운 시작에 대한 설레임이 동시에 밀려오는 감정의 파동이 마치 지진 같다고 생각했다"며 "지진은 다시는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게끔 파괴와 변형을 불러온다. 인간은 그 위에 다시 삶을 살기 위해서 재건하고 때로는 그 이전보다는 더 단단한 삶을 건축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어떠한 선택을 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 선택 이후에 자기 스스로 자기답게 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이 작품을 통해 담아내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같은 날 현대무용 '스태프 온리(Staff Only)'를 초연하는 장두익은 "관계자들만 들어갈 수 있는 공간들이 있다. '내부자들은 여기까지 들어와도 돼' 라는 식의 경계를 유쾌하게 그려보려 했다"며 "공간을 나누는 선이 어떻게 관계를 발전시키는지 탐구하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서울=뉴시스]박수윤 안무가의 '무제: 쿠쿠' 시연 장면. (사진=댄스포럼 제공)](https://img1.newsis.com/2026/06/30/NISI20260630_0002174290_web.jpg?rnd=20260630182250)
[서울=뉴시스]박수윤 안무가의 '무제: 쿠쿠' 시연 장면. (사진=댄스포럼 제공)
8월 5~6일, 프로젝트에스 대표 박민지는 현대무용 '체리피커'를 통해 "가장 달콤한 것은 누구의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무한 경쟁 사회에서 쟁취에 실패한 자들의 질투와 패배감을 드러낸다.
그는 "체리를 가장 먼저 가져가는 사람을 비난하면서도, 이내 '나는 왜 갖지 못했나' 자책하는 모순적인 마음을 발견했다"며 "그 안에서 느낀 패배감과 부러움 등 솔직한 감정을 작품에 담았다"고 설명했다.
8월 8~9일 축제의 폐막은 크리틱스초이스 무대를 통해 검증된 안무가들이 장식할 예정이다.
![[서울=뉴시스]30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예술극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제29회 크리틱스초이스댄스페스티벌' 초청 안무가들이 질의응답을 하고있다. (왼쪽부터) 이해니, 김원영, 박민지, 김다애, 강요찬, 박수윤 안무가. (사진=댄스포럼 제공)](https://img1.newsis.com/2026/06/30/NISI20260630_0002174293_web.jpg?rnd=20260630182836)
[서울=뉴시스]30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예술극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제29회 크리틱스초이스댄스페스티벌' 초청 안무가들이 질의응답을 하고있다. (왼쪽부터) 이해니, 김원영, 박민지, 김다애, 강요찬, 박수윤 안무가. (사진=댄스포럼 제공)
2023년 프론티어상에 이어 2025년 최우수안무자상을 받은 국립무용단 단원 박수윤은 신작 '무제: 쿠쿠(Untitled: Cuckoo)'를 통해 "가장 편안한 곳에서, 가장 위험한 균열이 시작된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그는 "'Untitled: Cuckoo'는 무너지는 이야기가 아니다. 더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스스로를 깨뜨리고, 끝내 다시 일어서는 인간의 이야기"라면서, 불안과 도약을 직설적으로 파고든다.
2024년 '프론티어' 수상자 강요찬은 '컨템포러리 클래식 3부작'의 대미인 'Büchae(부채)'를 내놓는다. 전통 부채춤의 근원을 다루면서도 상징적 오브제인 부채를 무대에서 배제한다.
댄스포럼은 창작 과정을 강화했다. 올해부터 연출가, 드라마터그 등 외부 전문가를 안무가와 1대1로 묶는 멘토링을 도입했다.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 마지막 공연 후 안무가와 질의응답을 갖는 '관객과의 대화'도 진행된다. 내달 25일부터 8월 2일까지 댄스포럼스튜디오에서는 공연에 등장하는 움직임을 미리 경험해보는 '공연 밀착 움직임 클래스'를 운영할 예정이다.
축제는 8월 9일까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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