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후의 상징' 호남, 아껴둔 땅으로 AI 반도체 대전환 '날개'
등록 2026/06/29 15:07:36
수정 2026/06/29 16:34:09
삼성·SK 메모리 펩 4기…제2 반도체 클러스터 투자 확정
이재명 대통령 "장기간 개발 소외, 오히려 기회요인 됐다"
![[서울=뉴시스]](https://img1.newsis.com/2026/06/26/NISI20260626_0002171202_web.jpg?rnd=20260626143252)
[서울=뉴시스]
[광주=뉴시스] 배상현 기자 = 그동안 산업 낙후와 수도권 중심 성장의 그늘에 가려져 '첨단산업의 변방'으로 인식됐던 전남·광주가 대한민국 미래 반도체와 인공지능(AI) 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대전환을 예고하고 있다.
29일 정부와 재계 등에 따르면 정부는 이날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 프로젝트 국민보고회를 열고 대기업의 호남권 투자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잇달아 만나 호남권 투자 계획에 대한 막판 조율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날 전남·광주에 대한민국 제2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기로 최종 확정했다.
정부는 이날 "한국형 AI 산업혁명, 지역경제 성장 '1호' 모델로 서남권을 수도권에 이은 제2의 반도체 생산기지로 조성하기로 했다"면서 "기업들의 신규 팹 부지 수요에 대응해 인프라, 정주여건, 인력 등을 종합 고려해 전남광주통합특별시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총 800조원을 투자해 삼성 2기, SK 2기 등 메모리 팹 4기를 구축할 계획"이라면서 "정부는 전력·용수 등 인프라를 책임지고 공급, 기업과 협력해 인허가~부지·건축을 단축해 생산능력 신속하게 확충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AI 경쟁으로 메모리 수요가 폭증하는 상황에서 양사는 당초 예상됐던 후공정(단순 패키징) 수준을 넘어, 반도체 생산의 핵심인 전공정까지 포함하는 '메가 팹(Fab)'을 구축하기로 했다. 호남이 AI 대전환 시대를 이끌 새로운 메가 클러스터이자 대한민국 산업지도를 바꿀 핵심 거점으로 부상한 것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수도권에 집중된 첨단산업을 지방으로 분산해 새로운 남부권 산업축을 구축하겠다는 정부의 '지역균형발전 전략'이 반영된 결과다. 역설적으로 그동안 개발이 더뎠던 저개발 지역이라는 약점이 미래 첨단산업 시대에는 오히려 가장 강력한 무기, 즉 '미래를 위해 아껴둔 땅'으로서의 가치를 증명해 냈다.
이재명 대통령도 이날 "호남 지역이 장기간 개발에서 소외되면서 오히려 이게 기회요인이 된 측면이 있다"며 제2 반도체 클러스터의 호남권 배치를 공식화했다. 이 대통령은 호남 입지의 장점과 관련해 "전력과 용수가 풍부한, 그리고 용지가 안정되고 값싼 용지가 풍부한 지역을 새로운 사이트로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전남·광주권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강력히 요구하는 RE100(사용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 조건을 충족하기에 국내에서 가장 유리한 조건을 갖췄다. 전남은 전국 재생에너지 발전량의 31%를 차지해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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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태양광 발전량은 7.86TWh(전국 점유율 23%)에 달하며, 신안 앞바다에는 오는 2035년까지 원전 8기 규모에 맞먹는 8.2GW급 해상풍력단지가 조성될 예정이다. 이미 지난해 12월 준공한 전남해상풍력 1단지(96MW)가 상업운전에 들어가 연간 9만 가구분의 전력을 공급하고 있다.
현재 전남도 전체 전력자급률은 200%, 신안군은 228%에 달해 생산 전력의 절반 이상을 타 지역으로 송전할 만큼 에너지가 풍부하다.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 회장이 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정책 발표를 들으며 박수를 치고 있다. 2026.06.29. suncho21@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6/29/NISI20260629_0021341739_web.jpg?rnd=20260629145626)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 회장이 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정책 발표를 들으며 박수를 치고 있다. 2026.06.29. [email protected]
반도체 제조의 또 다른 필수 인프라인 용수 확보 측면에서도 수도권과의 격차를 벌린다. 최근 수도권과 충청권 일부 클러스터 예정지가 용수 부족 문제로 난항을 겪는 것과 달리, 호남권은 수자원에 독보적인 여유가 있다.
권역 내 주요 식수원인 주암댐은 총 저수 용량이 7억t(톤)에 달하며 매일 7만t의 여유 수량을 추가 공급할 수 있다. 저수량 9200만t 규모의 동복댐 역시 매일 6만여t의 추가 공급 능력을 갖췄다. 특히 매일 방류되는 2급수 수준의 하수 처리수를 첨단 고도화 정수 과정을 거쳐 산업용수로 전환할 경우, 일일 50만t에서 최대 60만t의 막대한 용수를 추가로 확보할 수 있어 '용수 리스크 프리(Free)' 지역으로 꼽힌다.
광주 첨단3지구의 국가 AI 데이터센터와 AI 집적단지는 이번 반도체 투자와 만나 날개를 달 것으로 보인다. 한 권역 안에서 반도체를 설계·생산하고, 첨단 패키징을 거쳐 AI 데이터센터에서 실증한 뒤 AI 서비스 개발로 이어지는 '원스톱 첨단산업 생태계'가 완성되기 때문이다.
이번 대규모 투자는 지역 경제에도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대규모 자금이 토지 보상과 건설 비용 등으로 지역에 직접 투입되며, 수십만 명 규모의 직·간접 고용과 양질의 청년 일자리 창출로 연결돼 지방소멸 위기를 정면으로 돌파할 카드가 될 전망이다. 아울러 반도체 핵심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들의 대거 이전이 가시화되면 지역 산업 구조 역시 첨단 정보통신기술(ICT) 중심으로 재편된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그동안 산업 소외지역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살아온 호남이 대한민국 AI 대전환 시대를 이끄는 새로운 심장으로 도약할 기회를 잡았다"며 "아껴둔 땅이 빛을 발한 만큼, 이제는 첫 삽을 뜨기 위한 정부와 지자체의 신속한 행정 처리와 실행력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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