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뉴스에서도 뉴시스 언론사 픽

"누가 다음 세대를 이끌 것인가"…갤러리현대가 주목한 젊은 작가 8人

등록 2026/06/23 15:12:32

AI·이주·젠더·추상까지…'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

김주영, 박민하, 안현정, 박정혜

이혜인, 정진화, 조이솝, 한선우 전시

갤러리현대 8인 작가 그룹전 지하 1층 한선우 전시 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

갤러리현대 8인 작가 그룹전 지하 1층 한선우 전시 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한국 현대미술계는 지금 세대교체의 한복판에 서 있다.

단색화와 실험미술 세대가 국제 미술시장에서 한국미술의 존재감을 확장한 이후, 미술계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다음 질문으로 향하고 있다. 누가 다음 세대를 이끌 것인가. 세계 주요 미술관과 컬렉터, 아트페어 역시 한국미술의 새로운 얼굴을 찾기 시작했다.

서울 삼청동 갤러리현대가 23일 펼친 그룹전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SAUVE QUI PEUT)'는 이러한 질문에 대한 하나의 응답이다. 1980년대 이후 출생 작가 8인을 통해 동시대 한국미술의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가늠해보는 자리다.

갤러리현대 8인 작가 그룹전 2층 전시 전경. 박정혜 작품. *재판매 및 DB 금지

갤러리현대 8인 작가 그룹전 2층 전시 전경. 박정혜 작품. *재판매 및 DB 금지

갤러리현대 8인 작가 그룹전 2층 전시 전경. 안현정 작품. *재판매 및 DB 금지

갤러리현대 8인 작가 그룹전 2층 전시 전경. 안현정 작품. *재판매 및 DB 금지

전시 제목은 프랑스 영화감독 장 뤽 고다르의 영화에서 가져왔다. 제목만 보면 거창하고 심오하다. 하지만 이번 전시가 말하는 '구원'은 거대 담론이나 선언과는 거리가 있다. 오히려 제도와 유행, 시장의 논리에 기대기보다 자신만의 감각과 언어를 구축해온 작가들의 생존 방식에 가깝다.

오늘날 미술은 거대한 전환기를 지나고 있다. 인공지능(AI) 기술의 확산과 디지털 플랫폼의 성장, 젠더와 정체성, 이주와 지역성을 둘러싼 논의의 확대는 예술가들이 세계를 바라보는 방식을 바꾸고 있다.

한때 미술을 설명하던 거대 서사와 양식 중심의 구분은 힘을 잃고, 개인의 경험과 감각, 복수의 정체성이 만들어내는 다층적 서사가 그 자리를 채우고 있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김주영, 박민하, 안현정, 박정혜, 이혜인, 정진화, 조이솝, 한선우 역시 하나의 경향이나 세대로 묶기 어려운 작가들이다.

이동과 이주의 경험을 다루는 조각과 설치, 감각과 기억을 탐구하는 추상회화, 전통 수묵을 동시대적으로 해석한 작업, AI와 디지털 이미지를 활용한 회화, 퀴어 정체성과 사회적 규범을 다루는 작업까지 표현 방식도 제각각이다.

갤러리현대 8인 작가 그룹전 전시 전경. 린넨에 유화 이혜인, 로사. *재판매 및 DB 금지

갤러리현대 8인 작가 그룹전 전시 전경. 린넨에 유화 이혜인, 로사. *재판매 및 DB 금지

흥미로운 것은 이들의 차이보다 공통점이다.

이들은 현실과 정체성, 사회 시스템을 고정된 실체로 보지 않는다. 끊임없이 변화하고 생성되는 상태로 바라본다. 불확실성을 피하기보다 작업의 재료로 삼고, 사적인 경험과 감각을 자신만의 언어로 번역한다. 이는 과거처럼 하나의 미술사적 흐름이나 집단적 선언으로 설명되기 어려운 오늘날 젊은 작가들의 특징이기도 하다.

 갤러리현대 8인 작가 그룹전 1층. 박민하, Nostos 작품 *재판매 및 DB 금지

갤러리현대 8인 작가 그룹전 1층. 박민하, Nostos 작품 *재판매 및 DB 금지

전시는 세 개의 소주제로 구성됐다. 1층 '이동, 틈 그리고 부유', 2층 '여성 추상, 감각의 언어', 지하층 '거부하는 주체'다. 이는 특정 세대를 규정하기 위한 분류라기보다 동시대 작가들이 주목하는 감각과 관심사를 보여주는 좌표에 가깝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이번 전시가 단순한 그룹전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갤러리현대는 이번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동시대 작가를 조명하는 기획전을 2년마다 이어갈 계획이다.

1970년 개관 이후 반세기 넘게 한국 현대미술의 흐름을 함께해온 갤러리현대가 이제는 다음 세대를 향해 시선을 돌린 셈이다. 이미 이름이 알려진 스타 작가보다 아직 완성되지 않은 가능성과 미래에 주목하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결국 이번 전시는 젊은 작가 8명의 소개전인 동시에 한국 현대미술의 미래를 둘러싼 질문이다.

지금 한국미술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그리고 그 미래를 누가 만들어갈 것인가.

그래서 이런 전시는 필요하다. 발굴의 자리는 무엇보다 먼저 '보는 일'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안정적인 블루칩 전시에 머물 수도 있는 국내 대표 화랑이 오랜만에 시장보다 작가를, 유행보다 가능성을 먼저 내세웠다는 점에서 반가운 전시다.

7월 26일까지 관람은 무료다.   

갤러리현대 8인 작가 그룹전 지하 1층 전시 전경. 조이솝 작품  *재판매 및 DB 금지

갤러리현대 8인 작가 그룹전 지하 1층 전시 전경. 조이솝 작품  *재판매 및 DB 금지

갤러리현대 8인 작가 그룹전 지하 1층 전시 전경. 정진화, 침대 위의 세 사람 등. *재판매 및 DB 금지

갤러리현대 8인 작가 그룹전 지하 1층 전시 전경. 정진화, 침대 위의 세 사람 등. *재판매 및 DB 금지

 

갤러리현대 8인 작가 그룹전 1층 전시. 김주영, The algae kept floating all afternoon 등. *재판매 및 DB 금지

갤러리현대 8인 작가 그룹전 1층 전시. 김주영, The algae kept floating all afternoon 등. *재판매 및 DB 금지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글자크기 설정

상단으로 이동
로딩중로딩아이콘

URL이 성공적으로 복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