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동 대신 '책임 있는 개입'"…산업부, 적극행정 모범사례 눈길
등록 2026/06/13 09:00:00
수정 2026/06/13 09:04:24
한전·한수원 집안싸움 발생에 중재지 변경 권고
원전 수출체계 효율화로 분쟁발생 원천적 방지
감사원 사전컨설팅 활용 적극행정 사례도 주목
![[세종=뉴시스]산업통상부는 10일 정부세종청사 13동 대회의실에서 공직사회 적극행정 활성화를 위한 '찾아가는 적극행정 지원 설명회'를 열고 공직사회의 적극행정 활성화 및 지원 방안을 공유했다.(사진=산업부 제공)](https://img1.newsis.com/2026/06/10/NISI20260610_0002157487_web.jpg?rnd=20260610131127)
[세종=뉴시스]산업통상부는 10일 정부세종청사 13동 대회의실에서 공직사회 적극행정 활성화를 위한 '찾아가는 적극행정 지원 설명회'를 열고 공직사회의 적극행정 활성화 및 지원 방안을 공유했다.(사진=산업부 제공)
[세종=뉴시스]김동현 기자 =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이후 줄곧 강조해온 적극행정의 모범 사례로 산업부의 원전 공기업간의 정산 중재지 변경 권고와 원전 수출체계 효율화 방안 마련, 해외직구 제품의 안전성 조사 추진 및 대외공표 등이 꼽히고 있다.
공식사회에서는 소극적인 의사 결정 문화가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는데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산업부에서 보여준 적극행정은 복지부동 대신 책임있는 개입을 통해 우리나라 산업 발전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눈길을 끌고 있다.
13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한국전력과 한국수력원자력은 지난해 한국형 원전 수출 1호 사업인 UAE 바라카 원전 공사와 관련해 설계 변경과 공사 지연으로 발생한 추가 비용 1조4000억원을 두고 런던국제중재법원(LCIA)에 중재를 요청했다.
두 회사는 이 과정에서 각각 로펌을 선임했고 국회에서는 관련 비용으로 최소 368억원 이상이 소요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중재 결과와 상관없이 막대한 혈세를 낭비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현행법상 한전과 한수원의 원전 분쟁 합의를 강제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에 산업부는 양사에게 배임죄가 성립되지 않은 선에서 합의점을 찾을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기 위해 적극행정위원회를 열고 최적의 대안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한전과 한수원은 산업부의 권고를 받아들여 정산 분쟁의 중재지를 영국에서 우리나라 대한상사중재원(KCAB)으로 변경하기 위한 계약 수정에 합의했으며 소송 비용 절감과 원만한 해결을 위한 의지를 보였다.
만약 산업부가 적극행정위원회를 활용해 중재안을 내놓지 않았다면 양사의 소송이 해외에서 진행되면서 더욱 큰 지출이 발생했을 공산이 컸지만 이를 막은 셈이다. 특히 두 기관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면책 측면을 고려한 권고로 최종 합의 가능성을 높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고비를 넘긴 산업부는 이런 상황이 발생하게 된 근본적인 원인 제거를 위한 행정을 펼쳤다.
담당 공무원들은 우리나라 원전 수출 체계가 이원화 돼 있기 때문에 바라카 원전을 건설할 당시 양사간 자료 공유를 거부하고 인력 철수 통보 등 갈등을 빚어오는 등 한전과 한수원의 갈등을 구조적인 문제라고 진단했다.
이후 원전 수출 거버넌스 전면 개편을 추진키로 했다. 근거는 감사원의 한수원 기관감사 보고서로 내세웠다. 감사원은 해당 보고서를 산업부에 제출하며 원전수출 이원화 추진체계 개편 필요성에 대해 통보했고, 산업부는 이를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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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과 한수원간 집안싸움을 말리기 위해 시작된 적극행정은 원전 수출 체계 계편으로 이어졌고 산업부는 당분간 정부 주도하에 상대국과 원전 수출 협상을 진행하고 한전과 한수원은 공동주계약자로 참여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한국전력공사 본사(왼쪽)와 한국수력원자력공사 본사 전경. (뉴시스DB) *재판매 및 DB 금지
2016년 박근혜 정부가 원전 수출 기능을 나눠놓은 것도 통합해 관리하도록 했으며 해외 원전 사업 개발과 주계약은 양사가 공동으로 수행하지만 건설과 운영은 한수원이 맡고, 대외협상과 지분투자는 한전이 주도하도록 역할을 나눴다.
산업부의 원전 수출 거버넌스 개편은 단일 체계에서 이원화 구조로 바꾸면서 발생하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한전과 한수원간 협력이 이뤄지지 않음으로써 입찰·협상에서 비효율이 발생했던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한다는 의지로 볼 수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산업부 해당 부서는 단순한 민원 처리나 규제 해석 수준의 적극행정이 아닌 정책 조정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한 적극행정을 보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재명 정부가 강조하는 적극행정의 핵심은 '규정에 없는 일을 해라'가 아니라 '국가 전체의 편익을 위해 부처가 책임 있게 개입하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복지부동 대신 책임 있는 개입'이라는 적극행정의 취지를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라는 의견도 들린다.
감사원이 운영하고 있는 사전컨설팅 사례를 적극적으로 이용한 사례도 눈길을 끌고 있다. 사전컨설팅은 법령이나 규정이 불명확하거나 선례가 없는 등 공공기관이 적극 판단을 내리기 어려운 경우 감사원에 사전 의견을 구하는 제도다.
산업부의 경우 '재판이 진행되는 경우 원전감축 비용 보전 절차 진행을 잠정 중단 또는 보류하는 것이 맞는가', '해외직구 제품의 안정성 조사 추진 및 대외공표를 추진할 수 있는가' 등을 감사원과 자체감사기구에 의뢰한 것으로 파악된다.
두 사례 모두 공무원 스스로는 판단을 내려 정책을 추진하기 어려울 때 미리 감사원 또는 자체감사기구로부터 의견을 물어보고 인용할 수 있다는 심의 결과에 따라 적극행정을 펼친 경우로 볼 수 있다.
원전감축 비용 보전과 관련해 감사원 인용 결과가 나타나자 산업부는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결정과 관련해 관련자들의 재판 결과가 확정될 때까지 비용 보전 절차를 중단할 계획임을 한수원에 통보했고 불필요하게 낭비되는 세금을 막았다.
또 해외직구 제품의 안정성 조사와 관련해선 자체적인 감사기구를 통해 가능하다는 의견을 전달받은 뒤 우리나라에서 유통되고 있는 해외직구에 대한 안전성 조사를 2차례에 걸쳐 실시하고 이를 보도자료로 배포해 소비자들의 안전을 도모했다.
공직사회에선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적극행정이 더욱 확산될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이 다수 나온다. 빠르게 변화하는 경제환경 속에서 정부가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빠른 정책 결정과 집행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공무원들은 감사원 감사와 검찰 수사, 국회 국정감사 등에 대한 부담으로 책임이 따르는 결정보다 보수적인 판단을 선호하는 데 이렇게 되면 기업의 투자와 신산업 육성을 가로막는 결과를 낳을 수 있는 만큼 적극행정의 필요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는 분위기다.
특히 첨단 산업 발전을 위해 적극 행정의 필요성은 더욱 높아질 수 있다는 의견도 들린다. 대규모 투자와 복잡한 인허가 절차가 수반되는 상황에서 적극 행정이 더욱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해외직구 제품의 안전성 조사 추진을 담당했던 한 공무원은 "업무를 수행할 때 법 해석이 애매한 경우가 많아서 감사원의 징계를 걱정해 추진하지 않는 경우가 있었다"며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적극행정의 일환으로 전컨설팅을 통해 사전에 해당 일을 처리해도 되는지 여부를 파악하고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른 공무원은 ""AI 시대에 첨단 산업을 보다 더 정교하게 지원하기 위해선 적극행정을 펼친데 대해 면책을 인정받을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며 "적극행정 사례가 확산되면 빠른 정책 결정과 집행이 이뤄져 기업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세종=뉴시스]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부. 2025.11.18. yeodj@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11/18/NISI20251118_0001996217_web.jpg?rnd=20251118152640)
[세종=뉴시스]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부. 2025.11.18.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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