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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실패 만회?"…트럼프, 對쿠바 군사행동 감행하나

등록 2026/05/21 15:26:40

美, 쿠바 혁명 원로 라울 카스트로 기소…긴장 고조

트럼프 쿠바 변화 바라…구체적 계획 결여 지적도

군사 행동 가능성도…니미츠 항모 카리브해 도착

[뉴런던=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간) 코네티컷주 뉴런던의 미국 해안경비대 사관학교(USCGA)에서 열린 졸업식에 참석해 축사하고 있다. 2026.05.21.

[뉴런던=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간) 코네티컷주 뉴런던의 미국 해안경비대 사관학교(USCGA)에서 열린 졸업식에 참석해 축사하고 있다. 2026.05.21.

[서울=뉴시스] 권성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20일(현지 시간) 쿠바의 막후 실세인 라울 카스트로 전 공산당 총서기(94)를 기소했다.

1959년 쿠바 혁명의 주역인 그는 고(故) 피델 카스트로 전 총서기의 동생으로 2011년부터 2021년까지 10년간 쿠바를 통치한 인물이다. 물러난 뒤로도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법무부는 이날 카스트로 전 총서기를 기소한다고 발표했다.

토드 블랜치 미 법무장관 직무대행은 이날 법무부에서 기자들에게 미국이 카스트로 전 총서기를 구금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블랜치 장관 대행은 "이번 기소는 보여주기 식 기소가 아니다"라며 "우리는 그가 자진해서든 다른 방법을 통해서든 이곳(미 법원)에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는 카스트로 전 총서기가 올해 초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서 미군에 의해 체포돼 현재 뉴욕에 구금 중인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전 대통령과 비슷한 운명을 맞을 수 있음을 암시한 것이다.

이번 기소는 트럼프 대통령이 쿠바를 "불량 국가"로 칭하며 쿠바 정권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이뤄졌다고 미 의회전문지 더힐은 짚었다. 중남미 지역을 관할하는 미 남부사령부는 최근 쿠바에 대한 군사 행동을 대비해 계획 초안을 만든 것으로 전해졌다.

미 항공기 격추 사건으로 카스트로 기소

카스트로 전 총서기 기소는 1996년 발생한 소형 항공기 격추 사건과 관련이 있다.

미국 마이애미에 기반을 둔 쿠바 망명 단체인 '구출의 형제들'(Brothers to the Rescue)이 운영하던 항공기 2대가 1996년 쿠바군에 의해 격추돼 추락했다. 탑승자 4명은 모두 사망했으며 이 중 3명은 미국 시민이었다. 당시 카스트로는 국방부 장관을 맡고 있었다.

이 단체는 소형 보트를 타고 쿠바에서 탈출해 미국 입국을 시도하는 쿠바인들에게 인도적 지원을 제공했다. 반(反) 카스트로 성향인 단체는 쿠바 수도 아바나 상공에 선전 전단을 투하하기도 했다.

구출의 형제들은 당시 사고 항공기들이 쿠바 영공에 진입하지 않았으며, 사전 경고 없이 격추당했다고 주장해 왔다. 반면 쿠바 당국은 항공기가 자국 영공 내 있었으며 경고를 보냈다고 밝혔다.

카스트로 일가 전면에 재등장 가능성

[아바나=AP/뉴시스] 미겔 디아스카넬(횐쪽) 쿠바 대통령과 라울 카스트로 전 총서기가 1일(현지시간) 쿠바 아바나에서 열린 노동절 시위 행진을 바라보며 국기를 흔들고 있다. 2022.05.02.

[아바나=AP/뉴시스] 미겔 디아스카넬(횐쪽) 쿠바 대통령과 라울 카스트로 전 총서기가 1일(현지시간) 쿠바 아바나에서 열린 노동절 시위 행진을 바라보며 국기를 흔들고 있다. 2022.05.02.

라울 카스트로는 2018년 총서기직에서 물러났고, 2021년에는 쿠바 공산당 지도부에서 내려왔다.

미겔 디아스카넬 현 쿠바 대통령은 악화하는 경제 상황을 수습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고 있다. 미국은 지난 1월부터 베네수엘라산 원유를 비롯해 쿠바로의 모든 원유 공급을 사실상 차단했고, 쿠바는 극심한 경제·에너지난을 겪고 있다.

경제난으로 현 지도부의 입지가 위태로워지면서 미국이 군사 작전을 통해 베네수엘라 델시 로드리게스 대통령 대행과 같은 인물을 권좌에 앉힐지 관심을 끌고 있다. 로드리게스 대통령 대행은 마두로 정권 당시 부통령을 지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선택을 받아 대통령직에 올랐다.

라울 카스트로의 손자인 라울 기예르모 로드리게스 카스트로(41)도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종종 플레이보이 같은 이미지로 비치기도 하지만 동시에 할아버지의 총애를 받고 있다.

그는 최근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존 랫클리프 중앙정보국(CIA) 국장과 접촉하며 쿠바 측의 비공식 소통 창구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쿠바 내에서 카스트로 손자의 정치적 안목과 대중적 지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세력도 있다고 한다.

트럼프, 쿠바 변화 바라지만 구체성 결여

트럼프 대통령은 쿠바의 변화를 원하지만 어떤 방식으로 이를 이뤄낼지에 대한 계획은 모호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쿠바는 수십 년 동안 미국에 골칫거리였다.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이 1961년 주도한 쿠바 '피그만 침공 작전'이 대표적으로, CIA는 미국 내 쿠바 망명자 1500여 명을 게릴라 부대로 훈련해 피델 카스트로 정권을 붕괴시키려 했지만 결과는 참패였다.

마두로 전 대통령이 카라카스에서 미군 특수부대 소속 군인들에게 체포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은 쿠바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쿠바를 "실패한 국가"로 칭하며 "어떤 형태로든 쿠바를 장악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국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루비오 장관은 카스트로 형제를 반대해 온 인물이다. 루비오 장관은 쿠바계 미국인이다.

루비오 장관은 20일 스페인어로 된 영상메시지를 통해 쿠바 정권을 압박했다.

[아바나=AP/뉴시스] 22일(현지 시간) 쿠바 아바나에서 한 간호사가 쓰레기와 미국산 클래식 자동차가 버려진 거리를 걷고 있다. 2026.04.23.

[아바나=AP/뉴시스] 22일(현지 시간) 쿠바 아바나에서 한 간호사가 쓰레기와 미국산 클래식 자동차가 버려진 거리를 걷고 있다. 2026.04.23.

루비오 장관은 "오늘날 쿠바는 어떠한 '혁명'에 의해서도 통제되지 않는다. 쿠바는 (군부 산하 기업 복합체) GAESA에 의해 통제되고 있다"며 "GAESA가 아닌 일반 쿠바 국민이 자신의 주유소, 옷 가게, 식당을 가질 수 있는 새로운 쿠바"를 만들자고 촉구했다.

미국은 동시에 쿠바를 겨냥한 군사 작전을 준비 중인 것으로 보인다.

남부 사령부에 따르면 미군의 니미츠 항공모함, 구축함 그리들리 등으로 구성된 항모강습단이 20일 카리브해에 도착했다.

남부사령부는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니미츠 항모강습단은) 대비 태세와 존재감, 견줄 수 없는 작전 범위와 치명성, 전략적 우위의 전형"이라며 "니미츠함은 대만해협에서 아라비아만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에서 역량을 입증하며 지역 안전 보장과 민주주의 수호에 이바지해 왔다"고 전했다.

이란에서 실패를 맛본 트럼프 대통령이 쿠바에서 명예 회복을 노린다는 주장도 제기됐다고 CNN은 전했다.

하지만 이미 과중한 부담을 안고 있는 미군이 추가적인 군사 행동에 나서는 것은 정치적, 군사적 측면에서 큰 위험 부담이 따른다.

대쿠바 강경 정책이 대화를 어렵게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퀸시 책임국가경영연구소의 연구원인 리 슐렌커는 "미 법무부의 기소는 쿠바의 양보를 끌어내기 위한 것이지만 이는 쿠바와의 잠재적인 협상에 있어 사형 선고나 다름없다"며 역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는 '국가 주위'로 뭉치는 결과를 낳고 쿠바 지도부의 포위 강박증을 강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 쿠바 정권을 압박하고 있지만, 두 정권 모두 무너지지 않았다며 "트럼프가 자신의 역사적 위상을 위해 동원하는 전략은 설령 승리를 거둔다 해도 그 대가는 막대할 것"이라고 했다.

쿠바 국민은 무엇을 바라나

쿠바는 미국의 제재와 경제난으로 정전 사태가 일상화하고, 생필품이 바닥나 쿠바 국민은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다.

다만 쿠바 국민이 미국의 침공을 바라는지는 불확실하다. 여전히 수많은 쿠바인은 미국의 지배 시도에 저항해 온 것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전면전인 침공보다는 협상을 통해 미국에 우호적인 지도자가 쿠바를 집권하도록 유도하는 게 바람직할 수 있다고 말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쿠바의 변화를 추진하는 데에는 위험 부담이 따른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처럼 새로운 인물을 지도자로 세울 수 있지만, 새 인물이 지지 기반이 약할 경우 정통성을 갖추지 못해 정권이 흔들릴 수 있다.

선거를 통해 정권 교체를 추진할 경우 미국이 원하지 않은 인물이 지도자로 선출될 수 있다.

루비오 장관은 20일 영상 메시지에서 경제 활동과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고, 자유로운 선거를 통해 정권을 교체할 수 있는 쿠바를 미래 모델로 제시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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