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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합창 '카르미나 부라나', 그에 맞선 30인 무용수…윤별 "모든 걸 걸었다"

등록 2026/05/13 21:03:30

서울시합창단, 15년만에 칼 오르프 걸작 선봬

120명 대합창 사운드와 30인 무용수의 에너지

창작발레 '갓' 윤별발레단 합류…21일 세종문화회관

 [서울=뉴시스]13일 윤별발레컴퍼니 단원들이 서울 서초구 연습실에서 서울시합창단 명작시리즈 칼 오르프의 '카르미나 부라나' 합창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서울=뉴시스]13일 윤별발레컴퍼니 단원들이 서울 서초구 연습실에서 서울시합창단 명작시리즈 칼 오르프의 '카르미나 부라나' 합창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서울=뉴시스] 최희정 기자 = '카르미나 부라나' 1번 합창곡인 '오 운명의 여신이여'(O Fortuna)가 울려 퍼지자 수십 명의 발레 무용수들이 마치 여신을 찬양하는 듯한 자세로 온 몸을 뻗는다. 20대 젊은 무용수들의 격렬한 에너지는 손끝을 향하고, 거대한 규모로 움직이며 분위기를 압도한다.

13일 윤별발레컴퍼니 단원들이 서울 서초구에 소재한 연습실에서 칼 오르프의 걸작 '카르미나 부라나' 합창에 맞춰 웅장한 발레 연기를 펼쳤다.

무용수들의 거친 숨소리가 연습실을 가득 메우며, 춤 동작이 얼마나 격렬했는지를 보여줬다. 웅장한 합창 사운드의 무게감에 결코 밀리지 않는, 역동적이고 묵직한 움직임이었다.

서울시합창단은 오는 21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명작시리즈 II '카르미나 부라나'를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서울시합창단이 15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올리는 카르미나 부라나로, 합창·오케스트라·발레가 결합된 대형 프로젝트다. 200여 명의 출연진이 만들어내는 압도적인 사운드와 무대 규모가 핵심이다.

특히 이번 무대에는 창작발레 '갓(GAT)'으로 주목받은 윤별발레컴퍼니가 참여해 이목을 끈다. 칼 오르프 특유의 강렬한 리듬과 명료한 화성 위에 30명의 무용수 움직임이 더해져 장면의 전환과 에너지의 흐름을 드러낸다.

 [서울=뉴시스]13일 윤별발레컴퍼니 단원들이 서울 서초구 연습실에서 서울시합창단 명작시리즈 칼 오르프의 '카르미나 부라나' 합창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서울=뉴시스]13일 윤별발레컴퍼니 단원들이 서울 서초구 연습실에서 서울시합창단 명작시리즈 칼 오르프의 '카르미나 부라나' 합창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이날 시연에서 평균 나이 26세로 구성된 젊은 발레단 답게 무용수들은 산뜻하고 발랄하면서도 폭발적인 에너지를 뿜어냈다. 합창의 특성상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분위기를 상쇄하며 조화를 이루는 모습이었다.

시연이 끝난 뒤 이영만 서울시합창단 단장은 "(윤별발레컴퍼니에) 안무나 동작에 맞는 가사를 드렸더니, 재해석 혹은 재재해석으로 만들어내서 감탄했다"며 "특히 무대의 시작과 끝을 구성하는 '오, 운명의 여신이여' 안무가 똑같은데도 25번 마지막 안무는 축제로 끝난다는 느낌이었다. 제가 해석한 음악과 너무 잘 맞아서 막 박수를 쳤다"고 치켜세웠다.

이에 박소연 안무가는 "1번과 25번이 음악이 같은데 안무적으로 어떻게 다르게 표현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며 "카르미나 부라나에 거대한 '운명의 수레바퀴'가 나온다. 운명이 거대하고 되게 차갑고 추락하기도 하지만 우리 인간이 주는 에너지는 결코 작고 초라하지 않다. 인간이 낼 수 있는 소리와 몸짓, 뜨거운 움직임이 큰 감동과 에너지로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간이 할 수 있는 것은 더 뜨겁고 강렬하다는 것"이라며 "매일매일 열심히 살아야 하는 이유를 관객들한테 던지고 싶었다"고 부연했다.

 [서울=뉴시스]13일 윤별발레컴퍼니 단원들이 서울 서초구 연습실에서 서울시합창단 명작시리즈 칼 오르프의 '카르미나 부라나' 합창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서울=뉴시스]13일 윤별발레컴퍼니 단원들이 서울 서초구 연습실에서 서울시합창단 명작시리즈 칼 오르프의 '카르미나 부라나' 합창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윤별 대표 겸 예술감독은 '카르미나 부라나'가 자신의 버킷리스트 곡이었다며 이번 공연에 임하는 소감을 밝혔다.

"발레단을 창단한 지 1년 만에 버킷리스트 곡을 할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라벨의 볼레로, 베토벤의 9번 교향곡, 그리고 카르미나 부라나 이 3곡이 저의 버킷리스트였습니다."

윤별 대표는 "제가 무용수 생활을 우루과이 국립발레단에서 했을 때 카르미나 부라나에 맞춰 춤을 췄다"며 "안무를 받아서 췄었는데 듣기만 해도 너무 심장이 뛰는 곡이었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이 곡은 첫 번째와 마지막 곡(1번과 25번)이 똑같은 곡으로 구성된 넘버인데, 거기에 '모든 걸 걸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단원이 총 20명 가량됐는데, 지난해 말에 10명을 증원시켰다"고 했다.

 [서울=뉴시스]이영만 서울시합창단 예술감독 겸 지휘자가 13일 서울 서초구 윤별발레컴퍼니 연습실에서 열린 '카르미나 부라나' 라운드 인터뷰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서울=뉴시스]이영만 서울시합창단 예술감독 겸 지휘자가 13일 서울 서초구 윤별발레컴퍼니 연습실에서 열린 '카르미나 부라나' 라운드 인터뷰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그는 또 무용수들에게는 "음악에 지지 말 것"을 당부했다고 한다. "무용이 없는 음악 공연은 많아도, 음악이 없는 무용을 본 적이 없다. 무용에게 음악은 되게 중요하다"며 "저희 발레단이 없어도 '합창' 공연이 올라갈 수가 있고, 저희는 어떻게 보면 옵션 같은 존재가 될 수 있지만, 저는 절대 안된다고 생각했다"고 힘줘 말했다.

"카르미나 부라나 음악에서 특히 1번과 마지막 넘버가 너무 세서, 음악에 무용수들의 에너지가 묻힐 수 있습니다. 그래서 단원들에게 음악을 이길 정도로 '세종문화회관 2층 끝까지 에너지를 보내야 한다' '음악에 절대 지면 안된다'고 직설적으로 주문했습니다."

이번 공연에서는 원곡이 가진 세속적이고 풍자적인 요소가 파격적이고 직관적인 안무로 구현된다. 대표적인 것이 발레의 상징과도 같은 '백조'(오데트)가 포크에 꽂혀 통구이가 되는 장면이다.

박 안무가는 "아름다웠던 백조가 꼬챙이에 끼워져 신세를 한탄하는 아이러니함을 위트 있게 표현했다"며 "선망의 대상인 백조가 통구이가 된다는 설정은 운명처럼 찬란했던 시절도 영원하지 않고 비탄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윤별 예술감독과 박소 연 안무가가 13일 서울 서초구 윤별발레컴퍼니 연습실에서 서울시합창단 명작시리즈 '카르미나 부라나' 시연 및 라운드 인터뷰가 끝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서울=뉴시스]윤별 예술감독과 박소 연 안무가가 13일 서울 서초구 윤별발레컴퍼니 연습실에서 서울시합창단 명작시리즈 '카르미나 부라나' 시연 및 라운드 인터뷰가 끝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중세 민중들의 애환이 담긴 14번 곡 '술집에서는' 무용수들이 점차 술에 취해가는 과정을 역동적으로 그려낸다. 이 단장은 "중세 시대 피폐했던 삶 속에서 민중들이 도피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술집이었다"며 "세상을 향해 부르짖는 민중의 날 선 시각이 담겨 있다"고 덧붙였다.

대합창과 무용의 융합은 단순한 시각적 쾌감을 넘어, 작곡가 칼 오르프의 본래 철학을 복원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이 단장은 "오르프는 가장 원초적인 박자를 강조하며 음악과 언어, 그리고 동작(발레)이 하나가 되기를 원했다"며 "무용을 동반하는 카르미나 부라나는 원작자의 취지를 가장 잘 살린 기획"이라고 강조했다.

소리의 스케일 역시 무용단 에너지만큼이나 압도적이다. 서울시합창단을 중심으로 국립합창단, 서울시소년소녀합창단 등 120여 명의 성악가가 한 무대에 선다. 이 단장은 "두 국공립 합창단이 세종문화회관에서 함께 서는 것은 유례없는 일"이라며 음악적 완성도를 자신했다.

소프라노 강혜정, 바리톤 염경묵, 테너 강동명이 솔리스트로 나서며, 한경아르떼필하모닉의 연주가 더해지는 이번 '카르미나 부라나'는 오는 21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단 1회 공연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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