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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 80년, 예술은 국경을 넘었다…MMCA ‘로드 무비’展

등록 2026/05/13 11:00:00

수정 2026/05/13 11:11:59

국립현대미술관·요코하마미술관 공동주최

백남준에서 무라카미까지 '1945년 이후 한·일 미술’ 조망

‘로드 무비: 1945년 이후 한·일 미술’ 전시 전경.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로드 무비: 1945년 이후 한·일 미술’ 전시 전경.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해방 이후 80년. 한국과 일본 현대미술은 때로는 국경을 건너 서로를 비추는 거울이었고, 때로는 상처를 응시하는 창이었다.

국립현대미술관(MMCA)이 요코하마미술관(YMA)과 공동주최로 ‘로드 무비: 1945년 이후 한·일 미술’을 오는 14일부터 9월 27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기념해 1945년 광복과 일본의 패전 이후 현재까지 이어진 양국 미술 교류의 궤적을 조망한다.

제목인 ‘로드 무비’는 이동과 만남, 충돌과 변화를 담는 영화 장르에서 착안했다. 전시는 국경과 시대를 넘어 이어진 예술가들의 다층적 교류를 하나의 긴 여정처럼 풀어낸다.

요코하마 구라야 미카 미술관장은 “작년 일본 전시에 이어 한국에서도 전시를 개최하게 되어 기쁘다”며 “이번 전시를 계기로 한·일 미술의 새로운 한 페이지를 함께 펼치게 된 것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곽덕준, 〈10개의 계량기〉, 1988, 계량기, 400 × 300 × 85 cm.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재판매 및 DB 금지

곽덕준, 〈10개의 계량기〉, 1988, 계량기, 400 × 300 × 85 cm.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재판매 및 DB 금지

전시에는 한·일 미술가 43명(팀)의 작품과 아카이브 자료 200여 점이 소개된다. 냉전과 분단, 국교 정상화, 지역 교류, 비공식 네트워크, 연대 운동 등 역사적 맥락 속에서 양국 예술가들이 어떻게 서로 영향을 주고받았는지를 5개 섹션으로 구성했다.

첫 번째 섹션 ‘사이에서: 재일조선인의 시선’은 광복 이후 일본에 남아 활동한 재일조선인 미술가들의 궤적을 다룬다. 조양규, 곽인식 등의 작품과 함께 미공개 편지, 갤러리 자료 등이 처음 공개된다. 동시대 작가 남화연과 하야시 노리코의 작업도 함께 소개된다.

두 번째 섹션 ‘백남준과 일본 예술가들’에서는 백남준을 중심으로 한 한·일 전위예술 네트워크를 조명한다. 백남준은 일본에서 구보타 시게코를 만나 협업을 이어갔고, 일본 전위예술 그룹 하이 레드 센터와 교류했다. 전시에는 위성 프로젝트 ‘바이 바이 키플링’, 구보타 시게코의 영상 ‘브로큰 다이어리: 한국 여행’ 등이 출품된다.

구보타 시게코, 〈브로큰 다이어리 한국 여행〉, 1984, 단채널 영상, 9분 5초. EAI(Electronic Arts Intermix) 소장.  Kubota Shigeko Artists Rights Society (ARS), New York  SACK, Seoul, 2026. *재판매 및 DB 금지

구보타 시게코, 〈브로큰 다이어리 한국 여행〉, 1984, 단채널 영상, 9분 5초. EAI(Electronic Arts Intermix) 소장.  Kubota Shigeko Artists Rights Society (ARS), New York  SACK, Seoul, 2026. *재판매 및 DB 금지

다나카 고키, 〈다치기 쉬운 역사들(로드 무비)〉, 2018, 영상 설치, 가변 크기. 개인 소장. *재판매 및 DB 금지

다나카 고키, 〈다치기 쉬운 역사들(로드 무비)〉, 2018, 영상 설치, 가변 크기. 개인 소장. *재판매 및 DB 금지

세 번째 섹션 ‘한·일 국교정상화 이후, 넓어진 길’에서는 1965년 이후 제도화된 미술 교류를 다룬다. 이우환, 박서보 등의 작품과 함께 명동화랑·도쿄화랑 교류 자료가 소개된다. 또 1979년 대구현대미술제를 비롯해 지역 기반 교류 사례와 곽덕준의 활동도 조명한다.

네 번째 섹션 ‘새로운 세대, 새로운 관계’는 1990년대 이후 청년 작가들의 자발적 교류와 네트워크에 주목한다. 나카무라 마사토와 무라카미 다카시의 전시를 중심으로, 한·일 청년 작가들의 협업과 동시대 감각의 공유 과정을 살펴본다.

마지막 섹션 ‘함께 살아가다: 예술 너머의 연대’에서는 동일본 대지진, 혐오와 차별, 역사적 상처 등 동시대 문제를 예술로 다룬 작가들의 연대를 조명한다. 다나카 고키, 다카미네 다다스, 정연두 등의 작업과 함께 1970년대 한·일 연대운동에 참여했던 도미야마 다에코와 이응노의 작업도 소개된다.

 ‘로드 무비: 1945년 이후 한·일 미술’ 전시 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

‘로드 무비: 1945년 이후 한·일 미술’ 전시 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

특히 이번 전시는 실내 전시를 넘어 과천관 야외조각공원까지 확장된다. 1986년 과천관 개관 당시 설치된 곽덕준, 곽인식, 이우환 등의 야외조각과 함께 일본 작가 다나베 미쓰아키, 니즈마 미노루의 작품도 함께 소개된다.

전시 기간 중에는 작가와의 대화, 전문가 강연, 학예사 대담, 워크숍 등 연계 프로그램도 열린다. 관람객 참여형 프로그램 ‘함께 만드는 로드 무비’는 각자의 기억과 이동의 장면을 기록해 SNS와 전시장에 공유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김성희 관장은 “두 나라가 경험해 온 역사적 순간들과 그 속에서 형성된 미술 교류의 흔적을 되짚어 보는 기회”라며 “한·일 현대미술이 지닌 가능성을 새롭게 발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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