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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기싸움 속…정상회담 채비 나서는 미·중

등록 2026/05/03 05:00:00

트럼프 예고한 14∼15일 방중 열흘 남짓 앞두고 미·중 접촉 나서

'회담 준비 부족' 전문가 지적도…양국 간 견제 조치도 이어져

[부산=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0일 부산 김해국제공항 공군기지 나래마루에서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2025.10.30.

[부산=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0일 부산 김해국제공항 공군기지 나래마루에서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2025.10.30.

[베이징=뉴시스]박정규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중이 열흘 남짓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그간 일각에서 재연기 가능성까지 거론되던 미·중 정상회담 개최를 위해 양국이 채비에 나서고 있다.

이란 전쟁이 길어지면서 회담 준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왔다는 관측에다 미국 내에서는 총격 사건까지 벌어지는 어수선한 상황에 회담 여부에도 우려가 제기되던 상황이다.

일단 미·중 양국이 회담 논의에 나섰지만 이에 앞서 각종 사안을 두고 되레 견제를 강화하는 등 기싸움을 벌여온 만큼 양국이 회담에서 어떤 논의와 성과에 다가갈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대로 오는 14∼15일 중국 방문이 이뤄지게 될 경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은 10여일 뒤에 열린다. 방중이 이뤄지면 양 정상은 지난해 10월 부산에서 만난 이후 6개월여 만에 베이징에서 다시 만나게 된다.

하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회담에 대한 더 이상의 진전은 없었다. 중국은 통상적으로 정상회담 등 주요 일정을 일주일가량 앞두고 발표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미·중 정상회담 개최 자체를 공식적으로 발표한 적이 없고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인 방중 일정 언급만 있었다.

미국으로서는 지난달 말 이란과의 종전 협상이 불발되는 등 이란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미·중 정상회담에 몰입하기 어려운 분위기도 지속됐다.

이번 전쟁으로 인해 당초 지난 3월 31일부터 2박3일간 중국을 방문하기로 한 일정을 한 달 반가량 미루고 일정도 축소했지만 숙제는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백악관 출입기자 만찬 자리에서 총격 사건까지 벌어지면서 내부적인 문제를 수습하는 일까지 안게 됐다. 또 이란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과 생활물가 상승 속에 지지율 하락 등 부담도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정상회담 준비 부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클린턴 행정부 시절 국무부 차관보를 지낸 수잔 셔크 캘리포니아대 연구교수는 지난달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현 상황에서 정말 실망스러운 것은 이번 방문에 대한 외교적 준비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셔크 교수는 무역 문제 외에도 안보 문제와 인적 교류 등 미·중 관계에서 여러 논의할 현안이 있다는 점을 들면서 "그들이 이를 다룰 것이라는 어떤 징후도 보이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다만 일단 미·중 양측은 회담 준비를 위한 조율에 나선 것으로 보이는 상황이다.

양국 외교수장인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이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통화했다. 미·중 정상회담 준비 상황을 점검하고 주요 의제를 논의하기 위한 차원으로 관측되는 만큼 그간 미적지근했던 회담 준비를 예정대로 진행하는 모습이다.

같은 날 양국 경제수장들도 대화에 나섰다. 미·중 무역협상을 주도해온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와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화상 협의를 진행했다.

이날 대화에서는 허 부총리가 최근 경제·무역 분야에서 중국을 상대로 미국이 취한 조치에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이처럼 양국이 회담 준비를 위한 움직임에 나섰지만 그간 서로를 향한 공세를 강화하는 모습을 보여온 점을 감안하면 이번 회담의 접점을 찾는 데 난관도 없지 않을 전망이다.

회담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사전 포석일 수도 있지만 회담 준비를 위한 접촉에 앞서 양측은 한껏 전선을 늘려온 모양새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지난달 30일 스마트폰과 카메라, 컴퓨터 등 미국에서 사용되는 모든 전자기기에 대해 중국 연구소의 인증 시험을 금지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또 미국 상무부는 최근 일부 반도체 장비 기업들에게 중국의 2위 반도체 기업인 화훙을 상대로 장비와 자재의 공급을 중단하도록 지시했다고 지난달 28일 외신들이 보도했다. 중국의 인공지능(AI) 칩 기술을 견제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같은 달 23일 미 당국자가 중국 AI 기업들이 이른바 증류(distillation) 기법을 통해 미국의 기술을 탈취했다는 주장도 폈다. 이 같은 증류 기술을 사용하는 기업을 수출 금지 목록에 추가하는 법안 등을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가 최근 통과시킨 것으로도 전해졌다.

24일에는 미국 재무부가 이란산 원유 수송에 관여했다는 이유로 중국 헝리그룹 등을 제재 대상에 포함시키기도 했다.

중국 정부도 미국을 겨냥해 자국 규정을 강화하는 방식 등으로 견제에 나서고 있다.

자국의 공급망 안보를 지킨다는 차원에서 지난달 '산업망·공급망 안보에 관한 국무원 규정'을 통해 외국을 상대로 수출입 제한 등 대응에 나설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반외국 부당 역외관할 조례'를 마련해 외국의 부당한 역외관할에 대해서는 거래 제한 등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했다.

희토류와 관련해 전반적인 관리를 강화하는 내부 방안도 추진 중이다.

이뿐 아니라 미국 빅테크 기업 메타(Meta)가 중국의 인공지능(AI) 에이전트 기업 마누스(Manus)를 인수하는 거래와 관련해서는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가 불허한다는 결정을 내리고 인수 거래를 철회하라고 최근 통보하기도 했다.

중국을 상대로 미국이 반도체와 석유 등의 제재에 나서는 데 대해 SCMP는 "미국은 여러 전략적 전선에서 중국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면서도 "중국은 이미 미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줄임으로써 이전의 규제에 적응했기 때문에 당황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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