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전쟁 승자는 누구"…빅테크 실적 발표에도 시장은 'AI 투자'만 본다
등록 2026/04/30 11:47:25
수정 2026/04/30 13:10:29
아마존·MS·메타·알파벳 동시 실적 발표
4사 합산 순이익 60%↑…올해 투자액 995조원 돌파 전망
시장은 자본지출 주목…장기 현금흐름 비중 25년래 최고
![[서울=뉴시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제 빅테크의 주가를 움직이는 핵심 변수가 분기 실적 자체보다 자본지출(CAPEX), 즉 AI 데이터센터 투자 규모로 이동했다고 분석했다. (사진=유토이미지) 2026.04.30.](https://img1.newsis.com/2026/04/27/NISI20260427_0002121998_web.jpg?rnd=20260427204457)
[서울=뉴시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제 빅테크의 주가를 움직이는 핵심 변수가 분기 실적 자체보다 자본지출(CAPEX), 즉 AI 데이터센터 투자 규모로 이동했다고 분석했다. (사진=유토이미지) 2026.04.30.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 알파벳 등 빅테크 4사가 29일(현지 시간) 일제히 1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이들 기업의 합산 순이익은 인공지능(AI) 사업 확대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약 60% 증가했다. 매출 역시 메타는 33% 성장, 나머지 3개사도 20% 안팎의 성장세를 보였다.
불과 몇 분 간격으로 이어진 이례적인 '동시 발표'에도 시장의 관심은 개별 실적보다 막대한 자본지출(CAPEX)에 쏠렸다.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한 투자 규모가 주가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들 4개사의 자본지출은 지난해 합산 4100억 달러에 달했으며 올해는 6700억 달러(약 995조원)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모건스탠리는 주요 기술 기업들이 2025년부터 2028년까지 반도체·서버·데이터센터 인프라에 총 2조9000억 달러를 투자할 것으로 추산했다.
메타와 알파벳은 이날 각각 연간 투자 계획을 최대 1450억 달러, 1900억 달러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MS도 올해 자본지출을 1900억 달러까지 늘릴 계획이다. 다만 시장 반응은 엇갈렸다. 알파벳 주가는 상승한 반면, 메타 주가는 하락했다. MS 주가는 큰 변동을 보이지 않았다.
제프리스의 브렌트 틸 애널리스트는 "AI 금광에 뛰어든 기업들은 진입을 위해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거나 대기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 같은 환경은 장비 공급업체에는 유리하지만, 이를 활용해 서비스를 구축하는 기업들에는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AI 투자, 수익으로 연결…수직 통합 기업 '우위'
각 기업은 막대한 AI 투자가 실제 매출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알파벳은 자체 AI 반도체(TPU)를 활용한 클라우드 사업이 성장을 이끌며 순이익이 전년 대비 81% 급증했다. 구글 클라우드 매출은 200억 달러로 63% 늘었고, AI가 접목된 검색 기능은 광고 매출을 19% 끌어올렸다. 클라우드 수주 잔고는 4600억 달러에 달한다.
MS는 AI 관련 매출이 1년 새 두 배 이상 늘어 전체 매출의 약 10%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아마존의 클라우드 사업부(AWS) 매출은 전년 대비 28% 증가한 376억 달러를 기록했다. 메타 역시 AI 기반 광고 성과 개선으로 페이스북·인스타그램 광고 단가를 전년 대비 12% 인상했다.
WSJ은 이번 실적이 AI 밸류체인 전반에서 수직 통합을 이룬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 간 격차 확대를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반도체 설계부터 클라우드 서비스, AI 모델까지 전 영역을 아우르는 기업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대표적으로 알파벳과 아마존은 자체 반도체와 클라우드 인프라를 동시에 확보하며 수직 통합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알파벳은 자체 반도체를 외부 고객에 직접 판매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으며, 아마존 역시 트레이니엄 등 AI 반도체를 자체 개발하며 칩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가벨리 성장 펀드의 존 벨턴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단순히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외부 모델을 운영하는 기업보다, 전 영역을 통합한 기업이 훨씬 유리하다"고 말했다.
실적보다 AI…투자 기준이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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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비중이 커질수록 분기 실적의 의미는 상대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기업들이 점점 더 장기 목표에 집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현재 S&P500 기업 가치의 약 75%는 10년 이후 발생할 현금흐름에 기반하고 있다. 이는 최근 25년 중 가장 높은 수준에 근접한 수치다. 고성장 기업의 경우 이 비중은 84%에 달한다.
결국 투자자들의 관심은 "지난 분기 실적이 어땠는가"보다 "AI 경쟁에서 누가 승자가 될 것인가"로 이동하고 있다. 다만 주가 변동성은 여전히 크다. 골드만삭스는 장기 성장률이 1%포인트(p)만 변해도 기업 가치가 29% 하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 아래 분기 실적 공시 의무 폐지를 검토 중이다. 이는 기업들의 단기 실적 부담을 줄일 수 있지만, 투자자들이 장기 경쟁력을 판단할 정보는 오히려 줄어들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FT는 "결국 투자자들은 더 적은 정보 속에서, 더 장기적인 시각으로 AI 경쟁의 승자를 가려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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