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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줄고 월세는 오르고…시장 안정 방안은?[전월세 품귀③]

등록 2026/04/25 14:00:00

수정 2026/04/25 14:04:24

"비아파트 공급 확대 위한 규제 완화 필요…3기신도시 속도"

"월세 전환 과정서 취약계층 부담 완화…착공 가능 환경 조성"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정유선 기자 =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이 2년 전의 절반 수준으로 급감하고 전셋값은 6년 4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률을 기록하며 임대차 시장 불안이 심화하고 있다.

만성적인 공급 부족이 주된 원인으로 꼽히는 가운데, 실거주 요건 강화 등 일부 정책적 요인도 매물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는 진단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전세 매물 잠김을 해소할 제도적 보완책 마련과 함께 공급 속도를 높여 주거 사다리를 복원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27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1만5403건으로 올해 초 대비 33.3% 감소했다. 2년 전과 비교하면 49.7% 급감한 수치다. 3000가구가 넘는 대단지에서도 전세 물건을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전세 매물의 씨가 마르면서 가격은 고공행진 중이다. 한국부동산원 4월 셋째 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주 대비 0.22% 오르며 2019년 12월 이후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평균 전셋값은 지난달 기준 6억149만원으로 3년 5개월 만에 6억원을 재돌파했다.

부동산 시장 전문가들은 수급 불균형을 핵심 원인으로 보고 있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만성적 공급 부족이 근본 원인"이라며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서울은 연간 7~8만 가구 정도가 공급됐으나 최근엔 3~4만 가구 수준에 그치며 가구 수 증가량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부동산원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 공동주택 입주 예정 물량은 지난해(3만7103가구)보다 26.9% 줄어든 2만7158가구로 추산된다. 내년엔 1만7197가구로 물량이 더 감소할 것으로 추산된다.

실거주 의무 강화 등 제도 변화도 매물 감소 요인으로 지목된다. 지난해 발표된 10·15 대책으로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면서 2년 실거주 의무가 부여돼 갭투자(전세를 낀 매수)가 제한됐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임대차 2법 시행으로 계약갱신권 행사가 늘며 유통 매물은 급감했고,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실거주 의무 등은 신규 공급을 차단했다"고 짚었다.

전세 품귀 속 '전세의 월세화' 흐름도 빨라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주택 통계에 따르면 지난 2월 전국 임대차 시장의 월세 비중은 68.3%로 5년 내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특히 서울의 월세 비중은 70.3%로 전국 평균을 웃돌았다. 한국부동산원 기준 지난 1월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가격은 150만4000원으로 최고치를 경신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수도권 전세대출보증 축소, 보유세 관련 임대인의 세부담 전가, 전세매물 감소 추세 등을 고려할 때 전세를 유지하기 위한 정책적 지원이 없다면 전세의 월세화 또는 보증부 월세 증가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고 말했다.

신보연 세종대 부동산AI융합학과 교수는 "임차인은 전세사기 위험을 피하려 하고 임대인은 현금 흐름을 선호하면서 양쪽 모두 월세로 이동하는 방향성이 형성됐다"며 "앞으로 전세는 완전히 사라지기보다 학군지 등 일부 핵심 입지에만 남고 나머지는 월세로 빠르게 전환되는 이중 구조로 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 아파트 모습. 2026.04.19.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 아파트 모습. 2026.04.19. [email protected]

정부가 검토 중인 보유세 강화 등 세제 개편안은 향후 임대차 시장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양지영 위원은 "공급이 부족한 시기에 세제를 강화하면 임대인의 세금 부담이 임차인에게 전가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신보연 교수는 "실거주 1주택자와 비거주 보유자, 장기 임대 공급자와 단기 투자자를 구분하는 정교함이 필요하다"며 "그렇지 않으면 조세 형평을 높이려던 제도가 오히려 임차인의 주거비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임대차 시장 안정을 위해선 공급 대책 강화와 함께 전세대출 및 보증 제도를 실수요자 중심으로 설계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함영진 랩장은 "매입임대주택 확대와 비아파트 공급 확대를 위한 대출 규제 완화, 3기 신도시 공급 가속화 등 실질적인 물량 확보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신보연 교수는 "단기적으로는 전세대출과 보증 제도를 실수요자 중심으로 정교하게 보완하고 월세 전환 과정에서 취약계층 부담을 완화해야 하며, 중장기적으로는 정비사업의 금융·행정적 병목을 풀어 실제 착공이 가능한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박원갑 위원은 "매매 시장만 안정된다고 서민들의 삶이 평온해지는 게 아니다"라며 "주거 사다리 붕괴를 막기 위한 입체적인 정책 대응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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