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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서라도 가자"…'중동 사태' 우회로 찾는 수출 중기

등록 2026/03/18 05:02:00

중동 사태 장기화 조짐…중소기업 자구책 마련

전문가 "행정, 네트워킹 같은 간접 지원 필요"

[베이루트=AP/뉴시스] 지난 11일(현지 시간) 레바논 베이루트 남부 외곽 다히예에서 이스라엘 공습 이후 건물들 사이로 화염과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이스라엘이 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거점이 있는 레바논에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2026.03.18.

[베이루트=AP/뉴시스] 지난 11일(현지 시간) 레바논 베이루트 남부 외곽 다히예에서 이스라엘 공습 이후 건물들 사이로 화염과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이스라엘이 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거점이 있는 레바논에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2026.03.18.

[서울=뉴시스]강은정 기자 = #. 스마트 양식장 제조업체 A사는 중동 바이어와 수주 계약을 맺고 선박 준비까지 마쳤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본토 공격이 시작되면서 하늘길과 바닷길이 모두 막혔다. A사는 고육지책으로 육로 운송을 택했다.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육상으로 가는 길을 뚫어 무사히 계약을 이행할 수 있었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지난 11일 개최한 '중동 상황 긴급 대응을 위한 수출 중소기업 간담회'에서 이 같은 A사의 사례가 소개됐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장기화할 조짐이 보이면서 수출 중소기업들도 살길 찾기에 나섰다. 운송 수단을 바꾸거나 대체 시장을 발굴하는 등 다양한 자구책을 마련하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A사의 육로 운송 결정은 운임과 배송 기간 급증이 예상됐음에도 계약 준수를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주변이 사막 지역이라 하루 최대 200㎞ 밖에 이동할 수 없어 해상 운송에 비해 비용과 시간이 3배 이상 소요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무역협회는 전 세계 석유 해상 교역량의 27%를 담당하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우회 루트를 활용할 경우, 해상운임이 기존 대비 최대 80% 오를 수 있고 육로 운송과 통관 절차로 수송 기간도 3~5일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해당 지역에서 보험료가 최대 7배까지 할증된 사례도 존재했다.

상황이 불리하게 흐르자 아예 노선을 바꾼 기업도 있다. 전문기기 제작 중소기업 B사는 중동 대신 아시아 시장에 집중하겠다는 새 계획을 수립했다. 연 40억원의 수출액을 올려주던 중동 시장이었지만 지난 2월 현지 전시회에 출품했던 제품들도 바다에 떠 있는 상황 속 현실적인 목표 설정이 필요했다는 것이 B사의 설명이다.

B사의 해외영업을 총괄하고 있는 이모 이사는 "지금 중동 바이어들의 견적 문의가 아예 없다"며 "설사 중동으로 나가야 하는 물건이 있어도 운송사나 선사가 항로가 블락됐다고 거절해서 보내지도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중동 쪽 손실을 메꾸려고 아시아 시장 마케팅을 강화하는 중"이라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때는 독일로 들어가는 방법을 썼는데 지금은 주변이 사막이라 운송 난도가 훨씬 높아져 육로 운송은 비용상 할 수가 없다. 그래서 아시아 쪽으로 방향을 돌렸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적극적으로 우회로를 찾는 중소기업들에 직접적인 물류비 지원보다는 간접적인 행정적 지원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김태황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정부가 직접 물류비로 지원하는 것은 단기적으로 기업들이 좋아할 수 있지만 나중에 부메랑이 돼 돌아올 수도 있다"며 "현재 중동 사태가 얼마나 지속될지도 모르고 이 같은 전쟁이 앞으로 반복될 수도 있는데 그때마다 정부가 건건이 개입하면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도 있다"고 짚었다.

김 교수는 "금리 인하나 수출 중소기업이 육로 등 다른 운송 수단을 알아보는 데 필요한 정보, 네트워킹, 컨설팅 제공 같은 간접 지원이 훨씬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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