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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나귀 한 마리에 4000만원"…전쟁에 가축값 30배 뛴 가자지구

등록 2026/10/17 04:00:00

[서울=뉴시스] 전쟁으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차량 운송이 사실상 마비되면서 당나귀 한 마리가 최대 3만 달러(약 4000만원)에 거래되는 등 가축 가격이 급등했다. 기사 내용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사진출처=유토이미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전쟁으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차량 운송이 사실상 마비되면서 당나귀 한 마리가 최대 3만 달러(약 4000만원)에 거래되는 등 가축 가격이 급등했다. 기사 내용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사진출처=유토이미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드보라 인턴 기자 = 전쟁으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당나귀 가격이 급등했다. 전쟁 전 1000달러(약 135만원) 수준이던 당나귀 한 마리가 최근 3만 달러에 거래된 것으로 전해졌다.

13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전쟁으로 가자지구 내 차량 운송이 사실상 마비되면서 당나귀와 말, 노새 등 운송수단으로 쓰이는 가축의 가격이 급등했다.

가자지구에서 활동하는 수의사 아흐메드 타베트 박사는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전쟁 전 당나귀의 평균 가격은 1000~1200달러였다"며 "최근에는 2만 달러까지 올랐고, 지난주엔 한 마리가 3만 달러에 팔리는 것을 목격했다"고 밝혔다. 타베트 박사는 요르단과 독일에서 연수를 받은 뒤 2017년 가자지구로 돌아왔다. 현재 영국 자선단체 '세이프 헤이븐 포 동키스'(Safe Haven for Donkeys)의 지원을 받아 가자지구에서 가축을 치료하고 있다.

당나귀 수요가 늘어난 이유는 전쟁으로 자동차를 이용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타베트 박사는 자동차 부품을 구하기가 거의 불가능하고 엔진오일 1리터 가격이 최대 1000달러에 달한다며 현재 당나귀 가격이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당나귀는 건물 잔해와 쓰레기, 짐 등 모든 것을 옮길 수 있다"며 "이를 통해 상당한 수익을 올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전쟁으로 당나귀 수가 크게 줄어든 점도 가격 상승의 원인으로 꼽힌다. 가자지구의 당나귀 개체수는 지난 3년간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사료가 부족해지면서 일부 주민들은 당나귀에게 익히지 않은 렌틸콩이나 쌀을 먹였고, 이 때문에 당나귀가 폐사하는 사례가 발생했다. 포격 등으로 숨진 당나귀도 수백 마리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구호 물품을 빼돌려 되파는 암시장 업자들이 당나귀를 사들이면서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는 지적도 나왔다. 타베트 박사는 일부 업자들이 구호 식량과 물품을 가로채 막대한 돈을 벌었다고 주장했다. 이들이 그렇게 벌어들인 돈으로 당나귀와 다른 가축을 대거 사들여 가자지구의 운송을 장악하려 한다는 것이다.

당나귀뿐 아니라 다른 가축의 가격도 크게 올랐다. 양 한 마리는 6000~8000달러에 거래되고 있으며, 태어난 지 일주일 된 새끼 양도 800~1000달러에 팔리고 있다.

가축을 치료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무거운 짐을 장시간 나르는 당나귀들은 마구에 쓸려 상처를 입거나 근육과 관절, 발굽 등에 이상이 생기고 있다. 가자지구의 주요 동물병원 중 하나인 타베트 수의학센터는 전쟁 중 폭격으로 파괴됐다. 의료 장비와 의약품 대부분이 사라졌으며, 타베트 박사와 동료들은 무너진 병원 건물에서 진료를 이어가고 있다. 타베트 박사는 "건물 잔해에서 꺼낸 장비 몇 개와 아주 적은 양의 의약품밖에 없지만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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