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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규모 추방' 중간선거 변수로…육류·외식·의료까지 번진 ICE 단속

등록 2026/10/13 10:51:00

수정 2026/10/13 11:12:24

캔자스 축산업계 "합법·숙련 노동자까지 위축"…소고기 가격 상승 경고

히스패닉 유권자 3명 중 2명 "단속 지나쳐"…공화당 후보들도 거리두기

[뉴욕=AP/뉴시스] 9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시위대가 각종 손팻말을 들고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의 총격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전날 불법체류자를 단속하던 ICE 요원이 5세 어린이가 함께 탄 차량에 총격을 가해 28세의 도미니카공화국 출신 남성 운전자가 부상했다. 2026.10.10.

[뉴욕=AP/뉴시스] 9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시위대가 각종 손팻말을 들고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의 총격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전날 불법체류자를 단속하던 ICE 요원이 5세 어린이가 함께 탄 차량에 총격을 가해 28세의 도미니카공화국 출신 남성 운전자가 부상했다. 2026.10.10.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밀어붙인 대규모 이민자 추방 정책이 오는 11월 중간선거의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민 단속으로 농축산·외식업의 일손 부족이 커지고 의료·돌봄 현장의 인력난 우려까지 나오면서, 이민정책의 생활 속 여파가 중간선거 표심에 영향을 줄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12일(현지시간) 이번 중간선거가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운영 전반뿐 아니라 강경 이민정책에 대한 유권자 평가의 장이 될 것으로 봤다.

실제 이민정책에 대한 지지 여론은 낮다. 지난달 21일 공개된 로이터·입소스 조사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정책을 지지한다는 응답이 36%에 그쳤다. 퓨리서치 조사에서도 미국인의 절반은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단속 방식이 지나치게 공격적이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2024년 대선에서 지지를 크게 늘렸던 히스패닉 유권자들의 반감은 더 컸다. NBC뉴스와 텔레문도의 10월 조사에서 히스패닉 등록 유권자의 3분의2는 이민 단속이 "너무 멀리 갔다"고 답했다. 4명 중 1명 이상은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2기 이후 미 이민세관단속국(ICE)에 구금되거나 추방된 사람을 알고 있다고 했고, 17%는 자신이나 가까운 사람이 ICE를 우려해 현장 투표를 하지 않는 방안을 생각해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공화당 후보들 사이에서도 강경 이민정책과 거리를 두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플로리다주의 마리아 엘비라 살라자르 하원의원은 스페인어 선거 광고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 단속이 지역구 히스패닉 유권자들을 "배신했다"고 비판했다. 캔자스주의 로저 마셜 상원의원도 재선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이전의 강경한 수사를 누그러뜨렸다.

이민 단속 과정의 총격 사건도 정치적 부담을 키우고 있다. 메인주에서는 25세 망명 신청자가 ICE 총격으로 숨졌고, 텍사스에서도 7월 사망 사건과 9월 부상 사건이 발생했다. 미니애폴리스 단속 과정에서 미국 시민 2명이 숨져 반발이 커지자 마크웨인 멀린 국토안보부 장관은 ICE가 뉴스 헤드라인에 오르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지만, 가디언은 이민 체포가 사상 최고 수준으로 늘고 단속 현장의 총격도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정치권의 부담을 키우는 또 다른 요인은 이민 단속이 생활비 문제로 번지고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단속과 취업 허가 축소가 이민 노동력에 의존하는 농축산업과 외식·숙박·건설 등의 인력 부족을 심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캔자스의 축산업자들은 ICE 작전이 불법체류자뿐 아니라 "식탁에 소고기를 올리는 합법적이고 서류를 갖춘 숙련 노동자들"까지 위축시키고 있다고 호소했다. 업계에서는 노동력 부족이 심해지면 소고기 공급이 줄고 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미국 소 사육두수는 이미 7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맷 티가든 캔자스축산협회 최고경영자는 목장과 낙농업계가 오래전부터 이민 노동자를 위한 합법적인 취업 경로 확대를 요구해왔다며, 소비 수요에 맞춰 생산을 늘리고 싶어도 필요한 노동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업 전반에서도 비슷한 우려가 나온다. 가디언은 미국 농장 노동자의 약 3분의2가 시민권이 없는 이민자라고 전했다. 싱크탱크 Fwd.us는 이민 노동자를 겨냥한 단속이 이어지면 식품 생산업체들이 정상적인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식품 가격도 큰 폭으로 오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외식업에서는 직원과 고객이 동시에 줄어드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가디언은 플로리다에서 피포 버거스를 운영하는 카티아 리오스의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ICE 요원들의 잦은 출현 때문에 손님들이 외출을 꺼린다며 "매출이 70% 줄었고 손님 없이 몇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고 말했다.

의료·돌봄 현장도 이민 노동력에 크게 의존한다. 미국의과대학협회(AAMC)에 따르면 미국에서 활동하는 의사 4명 중 1명꼴은 해외에서 의학교육을 받았으며, 이들은 특히 농촌 지역의 의료인력 부족을 메우는 역할을 해왔다. 가디언은 보스턴글로브를 인용해 올여름 법적 체류 자격을 잃은 아이티 출신 TPS 보유자 약 33만명 가운데 약 1만3000명이 간호보조 인력으로 일하며 6만5000명의 환자를 돌보고 있다고 전했다.

매슈 그로스먼 미시간주립대 정치학 교수는 유권자들이 이민정책과 자신들의 생활 변화를 직접 연결해 생각하지 않더라도, 정책의 여파를 실제 생활에서 느끼면 집권당에 등을 돌릴 수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AP/뉴시스] 11월 미국 중간선거에 출마한 공화당  마리아 엘비라 살라자르 하원의원 후보가 TV 광고를 통해 "이민 단속 조처 일부는 지나치게 과도하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공개 비난했다. 사진은 살라자르 의원(왼쪽에서 첫번째)이 지난 5월 20일 의회에서 열린 쿠바 국민의 실상을 알리는 기자회견에 참석한 모습. 2026.09.18.

[워싱턴=AP/뉴시스] 11월 미국 중간선거에 출마한 공화당  마리아 엘비라 살라자르 하원의원 후보가 TV 광고를 통해 "이민 단속 조처 일부는 지나치게 과도하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공개 비난했다. 사진은 살라자르 의원(왼쪽에서 첫번째)이 지난 5월 20일 의회에서 열린 쿠바 국민의 실상을 알리는 기자회견에 참석한 모습. 2026.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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