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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하락에 원가 부담 던 석화업계…수익성 개선은 미지수

등록 2026/10/13 13:11:46

원화 강세에 나프타 수입 부담 약 13%가량 완화 예상

원료비 절감해도 낮은 스프레드…수익성 회복은 한계

단기 유동성 지원 대신 정부 지원 방향 보완 필요성↑

[서울=뉴시스]롯데케미칼 대산공장 전경. (사진=롯데케미칼) 2024.10.2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롯데케미칼 대산공장 전경. (사진=롯데케미칼) 2024.10.2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김동현 기자 = 최근 원화 강세가 구조조정의 갈림길에 선 국내 석유화학 업계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나프타 등 원재료 구입비 부담이 낮아지면서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기업이 숨통을 틔워줄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원달러 환율 하락이 실제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수출 대금의 원화 환산액도 줄어들 수 있는데다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나프타 가격 상승과 중국발 공급과잉 등 구조적 문제가 여전히 남아있어서다.

13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나프타 가격(일본 C&F)은 기준으로 지난 9일 1t당 979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동전쟁이 발생하기 전인 2월27일 1t당 640달러와 비교하면 52.9% 가격이 오른 상황이다.

중동 전쟁이 격화됐던 3월말 1t당 1200달러를 돌파했던 것보다는 낮아졌지만 나프타를 주 원료로 사용하는 석화업계에서는 고공행진하는 원재료 가격으로 인해 현재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중이다.

최근에는 환율 하락에 따라 상황이 나아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진다.

중동전쟁 이후 1400원 후반대로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은 최근 반도체 수출 호조와 경상수지 흑자 영향에 힘입어 1330원대까지 떨어지며 2년여만에 최저 수준을 보이고 있는 중이다.

석화업계의 경우 원재료를 달러로 결제하는 만큼 수입 비용 절감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나프타 가격이 1t당 979달러로 같을 때 환율이 1500원에서 1300원으로 내려가면 단순 환산 가격도 낮아지기 때문이다.

원재료 구입비 절감은 석화업계의 구조조정에도 일정 부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원료 구매 비용이 낮아지면 원가 부담과 운전자금 압박을 완화해 사업 재편에 필요한 여력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진단이다.

반면 원화 강세는 수출 채산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달러로 받은 수출대금을 원화로 환산할 때 금액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수입 원료비 절감 효과가 나타나더라도 수출대금의 환산액 감소분이 이를 상쇄한다면 수익성 개선 폭은 제한될 수 있다고 보면된다.

원화 강세는 스프레드의 원화 환산액에도 영향을 미친다.

현재 스프레드(에틸렌 가격에서 나프타 가격을 뺀 값)가 1t당 약 172달러 수준이라고 가정하면 환율 1300원에서는 원화 환산액이 약 22만4000원이다. 1500원을 적용한 25만8000원보다 약 13.3% 낮은 수준이다.

여기에 스프레드가 석화업계에서 통상적인 손익분기점으로 거론하는 1t당 250~300달러를 하회하는 것도 기업의 부담을 키운다. 제품을 많이 팔아도 수익성은 높지 않은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결국 원화 강세에 따른 원료비 절감 효과가 있더라도 낮은 스프레드 현상이 지속되면 수익성 회복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일각에선 석화업계의 지속적인 실적 회복을 위해 단기적인 비용 부담 완화를 넘어 공급과잉 해소와 제품 경쟁력 강화를 뒷받침하는 정부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환율 하락에 따른 일시적인 비용 절감 효과가 기업의 실질적인 사업 재편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부 지원의 방향을 보완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석화업계 관계자는 "석화업계 구조조정과 관련해 정부 주도를 원했던 기업들이 많았는데 현재는 기업 주도로 사업 재편안을 마련하고 정부의 지원을 받는 식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석유화학 특별법에 따른 구조 개편이 현재는 단기 유동성 지원에 머무르고 있다는 의견도 많이 나온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정책금융과 세제지원이 단기 유동성 확보에 집중되면 과잉생산 구조는 유지되고 미래 투자는 뒤로 미뤄질 수 있다"며 "환률 하락에 따른 유동성이 확보됐을 때 경쟁력이 낮은 범용 제품의 과잉 설비를 감축하고 고기능성 소재 등 수익성이 높은 분야로 사업 구조를 전환하도록 유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말했다.

산업연구원은 석화산업의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단기적인 구조조정 대응과 중장기적인 산업전환 전략을 병행하는 종합 정책 패키지가 요구된다고 제언했다.

이상원 산업탄소중립연구실 연구위원은 "가장 시급한 당면 과제는 공급과잉 해소"라며 정부는 2025년 8월 발표한 구조개편 방안을 통해 과잉설비 25% 감축이라는 고강도 목표를 제시했다. 기업의 자발적 감축을 속도감 있게 부작용 없이 이끄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장기적으론 대기업들이 개별적으로 추진 중인 배터리 소재나 탄소섬유 사업을 국가전략산업 차원에서 육성하고, 정밀화학 및 제약·바이오와 연계된 밸류체인을 구축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인허가 절차 간소화와 같은 규제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 민간의 투자 리스크를 덜어줄 성장 펀드 조성도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1부산 남구 신선대부두에 컨테이너선이 접안하고 있다. 2025.06.01. yulnetphoto@newsis.com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1부산 남구 신선대부두에 컨테이너선이 접안하고 있다. 2025.06.01.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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