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는 말에 답하던 AI는 가라"…삼성·애플, '진짜 AI' 맞대결[가을 폰대전②]
등록 2026/09/26 14:00:00
수정 2026/09/26 14:14:18
삼성 갤Z8, 40여개 앱 넘나드는 '에이전트형 AI'…예약·쇼핑·일정까지 수행
애플도 '시리 AI' 출격…개인 맥락·화면 이해해 앱 동작, 10월 한국어 지원
생성형 AI 스마트폰 비중 내년 50% 돌파…'일상 대행 능력'이 흥행 성패 갈라

삼성전자의 갤럭시 Z 폴드8에서 제미나이에 에펠탑 인근 호텔 예약을 요청하는 모습. AI가 이용자의 요청을 이해하고 다른 앱을 활용해 조건에 맞는 호텔을 찾아준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삼성전자와 애플의 스마트폰 인공지능(AI) 대결이 2라운드에 들어섰다. 통역이나 사진 편집처럼 사용자가 기능을 직접 고르는 단계는 지났다. 이제는 AI가 화면과 맥락을 이해하고 여러 앱을 오가며 일을 직접 처리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신형 '갤럭시 Z8' 시리즈를 통해 행동하는 '에이전트형 AI'를 전면에 내세웠다. 애플도 차세대 애플 인텔리전스와 '시리 AI'를 공개하며 맞불을 놨다
스마트폰 AI의 승부처가 단순히 답을 얼마나 잘 내놓느냐에서 이용자의 일상에 얼마나 깊숙이 들어가 행동까지 대신하느냐로 옮겨가는 양상이다.
검색·편집 넘어 예약까지…삼성, '행동하는 AI' 선공
삼성전자는 최근 출시한 갤럭시 Z 폴드8·폴드8 울트라·플립8에 갤럭시 AI와 구글 제미나이 인텔리전스를 결합한 에이전트형 AI를 적용했다. 기존 제미나이가 질의응답을 중심으로 했다면 새 AI는 사용자가 보고 있는 화면과 콘텐츠의 맥락을 이해한 뒤 필요한 작업을 이어서 수행하는 데 방점이 찍혔다.
대표적인 사례가 여행 예약이다. 이용자가 에펠탑 사진을 제미나이에 보여주고 주변 호텔을 예약해 달라고 요청하면 AI가 조건에 맞는 숙소를 찾고, 사용자는 필요한 단계에서 확인만 하면 된다.
이에 더해 배달·예약·쇼핑 등 40여개 앱을 자동 실행할 수 있고 주변 식당 검색과 예약, 일정 관리, 티켓 조회 등 여러 단계를 거치는 작업도 처리한다.
삼성은 여기에 이용자의 상황과 맥락을 파악해 다음 행동을 제안하는 '나우 넛지'도 넣었다. AI가 이용자의 질문을 기다렸다가 답해주는 도구에 그치지 않고, 지금 무엇이 필요한지 파악해 행동을 이어주는 개인 비서에 가까워지는 셈이다.
이 같은 경험은 갤럭시 Z8에만 머물지 않는다. 삼성전자는 지난 16일부터 갤럭시 S26 시리즈를 시작으로 원 UI 9 정식 업데이트에 들어갔다. 최신 폴더블에서 먼저 선보인 AI 기능을 기존 플래그십까지 넓혀 갤럭시 전반으로 새 AI 경험을 확산하는 전략이다.

애플 아이폰에서 시리 AI에 일정과 조건을 반영한 이메일 작성을 요청하는 모습. (사진=애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늦게 출발한 애플도 '시리 AI'…개인정보·화면 읽고 앱까지 움직인다
애플도 지난 14일 iOS 27과 함께 차세대 애플 인텔리전스를 출시하고 시리를 시리 AI로 전면 개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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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 AI는 메시지·이메일·사진 등에 담긴 개인 맥락을 이해하고 현재 화면에 표시된 내용까지 파악한 뒤 시스템 전반의 앱에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현재 영어 베타로 제공되며 한국어는 10월 지원될 예정이다.
가령 가족이 메시지에서 제안했던 일을 찾아달라고 하면 관련 대화를 검색하고, 이메일에서 필요한 정보를 다시 찾아 미리 알림에 필요한 항목까지 추가할 수 있다. 웹페이지에서 스포츠 경기 일정을 보고 있을 때 홈경기만 찾아 캘린더에 넣어달라고 지시하는 것도 가능하다.
과거 음성명령을 받아 특정 기능을 실행하던 시리와 달리 검색과 추론, 실행이 한 흐름으로 이어지는 셈이다.
애플은 이 경쟁에서 삼성·구글보다 한발 늦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반격에 나선 셈이다. 개인 맥락 이해와 화면 인식 등을 갖춘 새로운 시리 기능은 2024년 처음 예고됐지만 실제 적용까지 시간이 걸렸다.
맥루머스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올해 구글과 다년간 협력하기로 하고 제미나이 기술을 토대로 차세대 애플 파운데이션 모델을 구축했다. 새 시리와 향후 애플 인텔리전스 기능에도 이 협력이 활용된다.
접근법은 다른 양사… '누가 일 줄여주나'가 승부처
양사의 접근법에는 차이가 있다. 삼성은 제미나이를 적극 활용해 외부 서비스와 앱을 폭넓게 연결하는 '에이전트' 경험을 강조한다. 애플은 운영체제에 AI를 깊숙이 결합하면서 기기 안의 개인 데이터와 온디바이스 처리, 프라이빗 클라우드 컴퓨트를 통한 개인정보 보호를 핵심 가치로 내세운다.
현재 시리 AI는 AI가 스스로 목표를 정하고 기기를 계속 조작하는 완전 자율형 에이전트보다는 이용자의 요청에 따라 여러 정보와 앱 동작을 이어주는 형태에 가깝다. 애플 역시 현 단계의 시리를 '요청 기반' 시스템으로 보고 있지만, 향후 보다 자율적인 에이전트로 확장할 수 있도록 구조를 설계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과 애플 뿐만 아니라 AI폰 자체도 빠르게 대중화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생성형 AI 스마트폰이 올해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의 45%를 차지하고 내년에는 절반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AI가 일부 고가 플래그십의 부가기능을 넘어 스마트폰의 기본 경쟁요소로 자리잡고 있다는 의미다.
결국 다음 승부는 '누가 AI 기능을 더 많이 넣었느냐'보다 실제로 이용자의 일을 얼마나 줄여주느냐에서 갈릴 가능성이 크다. 삼성은 에이전트형 AI를 먼저 전면에 내세워 앱과 서비스 연결에 속도를 내고 있고, 애플은 아이폰과 맥·아이패드에 축적된 개인 맥락과 OS 통합을 무기로 추격에 나섰다.
다음 승부는 '누가 이용자의 손을 더 많이 덜어주느냐'에서 갈린다. 사진 속 물체를 지우고 글을 요약해주던 AI폰이 변곡점을 맞았다. 질문에 답하는 수준을 넘어, 복잡한 일을 대신 해주는 AI를 누가 먼저 일상에 안착시키느냐가 관건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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