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뉴스에서도 뉴시스 언론사 픽

"문턱 낮추는 종교계"…장벽 넘어 포용·신앙 공동체로

등록 2026/09/19 08:30:00

종교계 장애인 '종교적 접근권' 보장 앞장

천주교 수어 미사 확대·'신로고스' 개발

개신교 배리어프리 전시 '서로가 서로를'

[서울=뉴시스] 천주교 서울대교구 서울애화학교 개교 50주년 기념 미사 (사진=천주교 서울대교구 제공) 2026.09.1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천주교 서울대교구 서울애화학교 개교 50주년 기념 미사 (사진=천주교 서울대교구 제공) 2026.09.1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수지 기자 = 종교계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공간과 프로그램 접근의 문턱을 낮추고 있다.

천주교는 농인 신자들이 거주지와 가까운 본당에서 수어로 미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수어 통역 미사를 확대하고,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정보단말기용 전례 소프트웨어도 개발했다.

개신교계에서도 배리어프리 전시와 장애 감수성 프로그램 등을 통해 장애를 '도움의 대상'이 아닌 함께 살아가는 동등한 존재로 바라보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농인 신자들이 별도의 장소까지 이동하지 않고 자신이 사는 지역의 본당에서 미사에 참례할 수 있도록 '수어 통역 미사'를 확대하고 있다.

그 첫걸음으로 지난달 23일부터 등촌1동 성당에서 매주 주일 오전 11시 교중미사 때 수어 통역 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수어 통역은 서울대교구 에파타 성당 자원봉사분과 소속 통역 봉사자가 맡는다.

서울대교구는 현재 개봉동 성당과 행운동 성당에서도 농인 신자를 위한 수어 통역 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등촌1동 성당으로 수어 통역 미사를 확대하면서 농인 사목을 특정 본당이나 공간에 한정하지 않고 생활권에 있는 일반 본당으로 넓혀가고 있다.

교구 장애인 사목 특임사제 나오진 신부는 강서 지역에 농인 신자가 많다는 점을 고려해 등촌1동 성당에서 수어 통역 미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는 이를 장애인의 '종교적 접근권'을 보장하기 위한 실천으로 설명했다.

정 대주교는 농인이 미사에 참여하기 어려운 이유가 청각장애 자체보다는 수어 통역이 제공되지 않는 환경에 있다고 강조하면서, 본당에서 수어 통역 미사를 봉헌하는 것이 농인 신자들이 신앙 공동체에 온전히 참여하도록 돕는 방법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에피타 성당에서 수어 미사를 집전하는 박민서 신부 (사진=박민서 신부 제공) 2026.09.19.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에피타 성당에서 수어 미사를 집전하는 박민서 신부 (사진=박민서 신부 제공) 2026.09.19. [email protected]

서울대교구 농인 사목의 중심에는 에파타 성당이 있다. 에파타 성당은 농인 신자들이 자신의 언어인 수어를 통해 미사와 신앙생활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돕는 공동체다. 이곳에서는 청각장애인 사제인 박민서 신부와 김동준 신부가 사목하고 있다.

등촌1동 성당 수어 통역 미사는 시작 이후 실제 농인 신자들의 참여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3일에는 농인 4명이, 같은 달 30일에는 7명이 미사에 참례했다.

박민서 신부는 지난 18일 "지난 13일 주일 오전 11시 미사를 에파타성당에서 직접 수어미사로 집전했다"며 "20일 주일 오전 11시에도 에파타성당 바자회와 함께 수어미사가 열릴 예정"이라고 전하며 지속적인 신앙 활동 소식을 알렸다.

수어 통역을 담당하는 봉사자도 별도로 양성·배치한다. 에파타 성당 자원봉사분과 소속 수어 통역 봉사자 9명이 서울대교구 '본당 미사 수어통역사'로 임명됐으며, 이들은 매주 2명씩 등촌1동 성당에 파견돼 주일미사 통역을 맡는다.

다만 현재 수어 통역 봉사자 수가 충분하지 않아 다른 본당으로의 확대는 봉사자 확보와 등촌1동 성당 운영 상황 등을 살펴본 뒤 논의할 예정이다.

[서울=뉴시스] 점자정보단말기 '한소네6' (사진=한국천주교주교회의 제공0 2026.09.1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점자정보단말기 '한소네6' (사진=한국천주교주교회의 제공0 2026.09.1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천주교는 농인뿐 아니라 시각장애인의 전례 참여를 돕는 기술적 접근도 이뤄지고 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와 한국가톨릭시각장애인선교협의회는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점자정보단말기용 전례 소프트웨어 '신로고스'를 개발했다.

기존 '구로고스'가 특정 운영체제를 사용하는 기기에서만 구동되면서 최신 기종에서는 이용할 수 없었던 한계를 보완한 것이다.

'신로고스'는 최신 점자정보단말기인 '한소네6'과 '한소네7'에서 구동된다. 기존 성경·가톨릭 성가·가톨릭 기도서뿐 아니라 오디오 성경 음원, 상장 예식 관련 음원, 한국가톨릭대사전 등을 추가 탑재했다.

주교회의 관계자는 "시각장애인 신자들이 일반 본당에서 신앙 공동체 활동과 미사 전례에 참여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개신교계에서도 장애인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뉴시스]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 전시 '서로가 서로를' 참여작가들  (사진=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 제공) 2026.09.1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 전시 '서로가 서로를' 참여작가들  (사진=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 제공) 2026.09.1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은 지난 6월부터 오는 12월까지 배리어프리 기획전 '서로가 서로를'을 열고 있다.

이 전시는 장애와 비장애의 구분을 넘어 서로 다른 감각과 경험, 표현 방식을 지닌 사람들이 어떻게 서로를 이해하고 함께 살아갈 수 있을지를 보여주는 자리다.

장애 작가와 비장애 작가의 작품을 경계 없이 함께 소개하면서 장애를 단순히 설명하거나 도움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시선에서 벗어나,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살아가는 동등한 존재로서의 '우리'를 이야기한다.

전시장 자체도 배리어프리 설계로 조성됐다.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은 지난 5월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BF)' 시설 인증 우수등급을 받았다.

전시에서는 음성 해설과 수어 해설, 쉬운 해설, 점자 및 큰 글씨 안내자료 등을 제공한다. 색각 보정 안경과 필담 도구, 소음 차단 헤드셋, 돋보기 등 관람 지원 도구도 마련했다.

회차를 거듭하면서 전시 관람객도 꾸준히 늘고 있다.

손승호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 사무국장은 "6~7월까지 진행된 1차 전시에 관람객 1730명이 찾았고, 8~9월까지 진행되는 2차 전시는 13일 현재까지 1610명이 관람했다"며 "총 3340명의 관람객이 찾는 등 관람객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은 지난 10일 한국장애인신학회와 공동으로 '장애와 예술' 학술세미나를 개최한 데 이어 19일에는 체험형 부스, 플리마켓, 고정욱 작가 초청 토크콘서트, 가족 예술교육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서서당_서로가 서로를 바라보는 마당' 행사를 열어 지역사회와 장애 감수성을 나누는 자리를 마련한다.

[서울=뉴시스] '서서당_서로가 서로를 바라보는 마당' 행사 포스터 (사진=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 제공) 2026.08.2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서서당_서로가 서로를 바라보는 마당' 행사 포스터 (사진=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 제공) 2026.08.2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글자크기 설정

상단으로 이동
로딩중로딩아이콘

URL이 성공적으로 복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