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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불안 장기화에 최고가격제 6개월째…재정 부담 얼마나?

등록 2026/09/19 10:00:00

수정 2026/09/19 10:14:24

정부 10차 최고가격 동결…제도 운영 6개월째 이어져

물가상승률 0.6%p↓…휘발유 상승폭 韓 10%, 美 40%

재정 부담은 누적…올해 수조원대 손실 보상 예상돼

"유가 상승해도 수입 안줄어"…시장 왜곡 우려도 커져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18일 서울 서초구 만남의광장주유소에서 시민들이 주유하고 있다. 2026.09.18. kmn@newsis.com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18일 서울 서초구 만남의광장주유소에서 시민들이 주유하고 있다. 2026.09.18.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 안호균 기자 = 정부가 석유 최고가격제를 10차까지 연장하면서 제도 시행이 6개월을 넘어섰다. 중동전쟁 이후 급등한 기름값을 억제해 물가 안정에 기여했지만, 시행 기간이 길어지면서 정유사 손실 보상에 따른 재정 부담과 시장 왜곡 우려도 커지고 있다.

19일 관련 부처에 따르면 산업통상부는 이날 0시부터 4주간 적용될 10차 석유 최고가격을 리터당 휘발유 1784원, 경유 1773원, 등유 1380원으로 동결하기로 했다.

9월 들어 중동 상황이 다시 악화하면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대로 상승했지만, 환율 하락과 서민 물가 부담 등을 고려해 9차와 같은 수준을 유지하기로 했다.

재정경제부도 이달 말 종료 예정이던 유류세 인하 조치를 11월30일까지 두 달 연장했다. 휘발유는 15%, 경유·부탄은 25%의 현행 인하폭을 유지한다.

정부는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그간 최고가격제와 유류세 인하 조치가 물가 안정에 상당 부분 기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두 제도는 3~8월 물가상승률을 평균 0.6%포인트(p) 완화한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의 소비자물가상승률은 7월 2.8%, 8월 3.1%를 기록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6월 4.2%)에 비해 낮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중동전쟁 직후 국내 휘발유 소매가격은 10% 가량 올랐지만, 가격 제한을 하지 않고 있는 미국은 40% 이상 급등했다.

문제는 제도가 길어질수록 늘어나는 재정 부담이다.

정부는 최고가격제 시행에 따른 정유사 손실을 사후 보전해준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지난 4월 추가경정예산안에 예비비 4조2000억원을 편성했다. 현재 3월13일부터 6월30일까지 발생한 손실분에 대한 1차 정산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손실을 산정하는 방식에 대한 정부와 업계의 입장차는 상당하다.

정부는 제조원가에 적정 마진을 더해 손실을 계산한다는 원칙을 정했다. 이 방식을 적용하면 1차 손실 추정액은 5000억~60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업계가 추산하는 손실 규모는 정부가 편성한 예산(4조2000억원)을 뛰어넘는다. 정유사들은 국제 석유제품 가격과 국내 가격의 차이를 기준으로 손실액을 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고가격제 도입으로 인한 기회비용을 고려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 경우 현재까지의 손실이 7조~8조원을 넘어선다는게 업계의 추산이다.

현재 정부와 업계는 정유사의 각종 비용 가운데 어디까지를 제조원가로 인정할 지도 확정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원가를 기준으로 보상하겠다는 정부 방침이 확고해 보상액은 업계의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국제유가가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최고가격제 운영이 장기화할 경우 재정 부담은 계속 증가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더 큰 고민은 정부의 가격 제한 조치가 시장 왜곡을 부를 수 있다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개입이 장기화하면 가격을 통해 수요와 공급이 조절되는 시장 메커니즘에 왜곡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인위적으로 가격을 낮은 수준으로 제한하면 그만큼 수요를 억제하는 효과는 떨어지고, 이는 고유가 상황에 대한 우리 경제의 대응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석유 가격이 올라가면 소비자들이 석유제품 소비를 줄이면서 원유 수입이 줄어드는 메커니즘이 작동하는데, 최고가격제는 국제유가도 비싼데 원유 수입량을 늘리는 결과를 만들 수 있다"며 "물가를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다고 할지라도 그만큼 재정이 낭비되기 때문에 바람직한 정책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석 교수는 "미국과 이란 간 (휴전) MOU가 체결되고 국제유가가 배럴당 70달러 대까지 떨어졌을 때 (최고가격제를) 그만뒀어야 하는데 정부가 타이밍을 놓친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시장 상황이 안정되는대로 최고가격제를 해제한다는 방침이다.

이형일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는 최근 국회에 제출한 답변서에서 "중동전쟁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국제유가 및 국내 석유류 가격이 안정되는 즉시 최고가격제 해제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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