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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실험 성패 가르는 暗默知, 인공지능으로 찾아낸다

등록 2026/08/28 09:33:21

실험 과정 1000분의 1초 단위로 기록

인공지능 교육 시켜 성패 요인 탐구

[서울=뉴시스]인공지능으로 과학실험의 성패 요인을 추적하는 미 벤처기업 트랜스파이어(transfyr)의 작업을 인공지능으로 재현한 그림. (출처=테크미디어글로벌) 2026.8.28.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인공지능으로 과학실험의 성패 요인을 추적하는 미 벤처기업 트랜스파이어(transfyr)의 작업을 인공지능으로 재현한 그림. (출처=테크미디어글로벌) 2026.8.28.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암묵지(暗默知; tacit knowledge)는 학습과 경험을 통하여 개인에게 체화(體化)되어 있지만 말이나 글 등의 형식을 갖추어 표현할 수 없는 지식을 가리킨다.

암묵지의 상대말은 형식지(形式知;explicit knowledge)로 문서나 매뉴얼과 같이 형식을 갖추어 외부로 표출되어 여러 사람이 공유할 수 있는 지식을 가리킨다.

인간 활동의 많은 분야에서 암묵지는 결과의 성패를 가르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수많은 요리사들이 동일한 레시피로 요리를 해도 음식의 맛이 달라지는 경우가 한 예다.

음식 맛의 미묘한 차이가 요리사의 평판을 다르게 만들기는 해도 요리 과정에서 작용하는 암묵지는 과학 실험에서 작용하는 암묵지보다는 치명적이지 않을 것이다.

과학 실험의 결과는 재현 가능성에 의해 입증된다. 그렇지만 수많은 과학 실험 결과들이 재현 되지 못하고 폐기된다.

이 경우 원 실험자가 실험 결과를 조작했다는 비난을 받는 경우마저 종종 있다.

그러나 실제로 아무런 의도적 조작 없이도 재현에 실패하는 경우도 많다. 왜 그럴까.

과학 실험은 재현으로 입증되지만…

미국의 한 벤처 기업이 바로 암묵지가 작용해 그럴 수 있다고 판단해 인공지능을 이용해 암묵지를 찾아내려는 실험을 하고 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2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하바드대와 매사추세츠 공대 등 세계 최고의 대학이 있는 미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의 한 실험실에서 과학자들이 위험한 화학물질을 다루는 실험대에서 세포를 배양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소형카메라다 달린 머리띠를 하고 작업을 했고 실험대 위에도 3대의 카메라가 달려 있다.

과학자들은 조용히 자신이 하는 일을 말하면서 마이크에 대고 뭔가를 중얼거렸고 한쪽 끝에서는 한 팀이 모여 실험 영상을 살펴보고 있었다.

과학이 일어나는 순간을 1000분의 1초 단위까지 포착하도록 설계된 센서와 소프트웨어 시스템을 이용해, 과학자들이 사용하는 모든 물체와 그들의 모든 행동을 인공지능이 인식하도록 훈련하는 장면이다.

인공지능은 실험 과정을 매우 세밀하게 기록했다. 몇 초에 한 번씩 영상을 설명하면서 “작업자가 피펫으로 펠릿을 위아래로 10회 움직여 다시 부유시킨다”와 같은 식이다.

이 기술은 트랜스파이어(transfyr)라는 신생 기업이 개발한 것이다.

과학 실험의 실패는 여러 형태로 나타난다.

연구자들이 수개월을 노력해 조작된 세포주를 준비했지만 원인도 모른 채 세포주가 죽어버릴 수 있다. 정부 공인 코로나19 검사가 한 실험실에서는 작동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다른 실험실에서는 바이러스를 검출하지 못할 수 있다.

유망한 신약을 개발한 회사가 대규모 생산을 위해 제조법을 다른 곳에 넘겼지만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한편 실험을 일관되게 성공시키며 감탄을 자아내는 과학자들도 있다. 과학자들은 이런 능력을 가진 과학자를 ‘마법의 손’이라고 부른다.

당혹스러운 마법의 손

과학이 마법이라니, 당혹스러운 칭찬이 아닐 수 없다.

과학자들은 실험 과정을 논문에 상세하게 기록한다. 다른 연구자들이 그 정보를 이용해 실험을 반복하지만 실험 성공에 결정적으로 중요한 지식이 반드시 기록되지는 않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견습 요리사와 마찬가지로 과학자들도 수년 동안 훈련을 받으면서 전문가를 따라다니고, 질문하고, 직접 절차를 시도해 본다.

실험을 성공시키려면 하루 동안 수천 가지 사소한 결정을 내려야 할 수도 있다. 시험관을 흔들어야 한다면 진동 플랫폼 위에서 윙윙거리게 놔둘 것인가, 아니면 손으로 앞뒤로 가볍게 튕길 것인가?

1960년대 헝가리의 화학자이자 철학자인 마이클 폴라니가 이런 신비로운 전문 지식에 ‘암묵지’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러나 암묵지가 연구의 필수적인 부분이라는 점은 과학 발전을 늦추는 요인이기도 하다.

과학 실험이 재현에 실패하는 원인의 일부가 암묵지이기 때문이다.

복제 연구가 원래 연구와 같은 결과를 내지 못할 때 그것은 원래 연구가 틀렸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 또는 원래 연구가 옳았는데 재현을 시도한 과학자들이 자신도 모르게 실수를 저질렀을 수도 있다.

1993년 심리학자 프랜시스 라우셔는 모차르트의 음악을 들은 사람들이 추론 능력 검사에서 일시적인 향상을 보인다고 보고했다. 이른바 ‘모차르트 효과’다.

많은 연구자들이 유의미한 효과를 전혀 발견하지 못했다. 그러나 라우셔는 재현 실패에 대해 과학자들이 실험을 수행하는 능력이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일축했다.

이러한 갈등 때문에 일부 과학자들이 암묵지를 전달할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2006년 생물학자 모셰 프리츠커는 과학자들이 복잡한 실험을 수행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게재하는 학술지 조브(JoVE)를 만들었다.

또 2014년 생물학자 레니 테이텔먼은 과학자들이 자신들의 실험 절차를 공유하고 그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연구원이 마법의 손을 가진 숙련 과학자들을 본받을 수 있도록 교육하는 웹사이트 ‘프로토콜스닷아이오(Protocols.io)’도 있다.

트랜스파이어는 이에 더해 실험실에서 일어나는 일에 관한 막대한 양의 데이터를 영상, 음성, 실험실 장비의 센서 기록 형태로 빨아들이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트랜스파이어는 심지어 소모품의 출처도 추적하며, 장갑 상자의 로트 번호까지 기록한다. 장갑에서 나오는 특정 기체가 실험 결과에 영향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트랜스파이어의 시스템은 작업의 매 순간을 되돌아보면서 인공지능에 연구자들이 자신도 모르게 했던 이례적인 행동이 무엇인지 질문할 수 있게 해준다.  

트랜스파이어는 진단 기업 등 여러 고객을 확보했으며 이번 주 2500만 달러(약 345억 원)의 초기 투자금을 유치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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