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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방 요리 달인" 자처하는 트럼프의 이란 대응이 최악

등록 2026/08/05 07:41:57

수정 2026/08/05 07:50:24

역대 미 대통령들 모두 이란 상대에 실패했지만

트럼프가 "이란 지도부를 가장 모르는 대통령"

[도버공군기지=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22일(현지 시간) 미국 델라웨어주 도버공군기지에서 이란과의 전쟁에서 전사한 미군 장병 4명의 유해 운구식이 진행되는 동안 경례하고 있다. 역대 미 대통령들 모두 이란 이슬람 정권을 상대하는데 애를 먹었지만 그중 트럼프가 가장 이란을 모르는 대통령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026.8.5.

[도버공군기지=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22일(현지 시간) 미국 델라웨어주 도버공군기지에서 이란과의 전쟁에서 전사한 미군 장병 4명의 유해 운구식이 진행되는 동안 경례하고 있다. 역대 미 대통령들 모두 이란 이슬람 정권을 상대하는데 애를 먹었지만 그중 트럼프가 가장 이란을 모르는 대통령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026.8.5.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스스로 적수를 파악하고 이용하는데 달인이라고 생각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이란 지도자들에 대해선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당혹스러워하기만 한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트럼프는 3일 이란이 "믿을 수 없을 만큼 표리부동하다"며 화를 냈다.

트럼프는 지난주에도 기자들에게 "그들이 하는 일이라고는 나를 화나게 만드는 것뿐이다"라며 "그들은 그저 나를 화나게 만든다"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앞으로도 더 좌절할 수 있다.

미 정부 당국자들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이 임박했다고 말하지만 이란은 트럼프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못 박은 통행료를 징수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트럼프는 이란과 유리한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서 전쟁에 지친 유권자들의 지지를 잃는 정치적 대가를 치르고 있으며 유가를 급등하게 해 미국 소비자는 물론 전 세계 경제에 타격을 안겼다.

트럼프 이전의 역대 미 대통령들도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이란을 상대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수십 년 동안 이란을 연구해 온 미 중앙정보국(CIA) 분석가 출신 케네스 폴랙 전 국가안보회의(NSC) 당국자는 그러나 트럼프가 "이란 지도부를 가장 이해하지 못한" 대통령일 것이라고 밝혔다.

폴랙은 "여러 면에서 트럼프는 이란에 대한 미국의 좌절을 집약해 보여준다"며 "그는 이란과 합의를 이루려는 열망이 가장 컸던 동시에 이란에 가장 큰 무력을 사용한 인물이었지만 어떤 방법으로도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함을 깨닫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대규모 군사 공격을 통해 신속한 합의를 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알리 하메네이 전 이란 최고지도자를 살해하면서 전쟁을 시작한 트럼프는 이란 국민에게 봉기해 정부를 "장악하라"고 촉구했고 자신이 이란의 차기 지도자를 "선택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이란의 고위 당국자들이 대거 사망했음에도 이란에서 대중 봉기는 일어나지 않았으며 이란은 오히려 강경 세력이 장악했다.

그런데도 트럼프는 이란에서 중대한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는 기대를 접지 않았다.

지난 4월 말 트럼프는 "이란이 합의를 하면 입지가 좋아질 것“이며 "죽음과 공포의 나라가 아닌 정상 국가"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란 당국자들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과 핵프로그램을 협상할 수 있다고 밝히지만 미국과 화해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트럼프가 몇 달 동안 이란 정권을 상대하면서도 이란을 더 잘 이해하게 됐다는 징후는 거의 없다.

트럼프는 폭사한 알리 하메네이의 후임으로 최고지도자가 된 아들 모즈타바 하메네이 등 이란 지도자들을 평가하면서 ”미치광이들", "합리적", "미친 놈들", "매우 똑똑함", "완전히 돌아 버린 자들"이라며 오락가락해 왔다.

전쟁 전까지는 최고지도자의 전면적인 종교적 권위 아래 대통령과 의회를 두는 이란의 준민주적 정치 체제에도 미국과 더 우호적인 관계에 열려 있는 고위 당국자들이 포함돼 있었다.

그러나 미국이 그런 인물들에 기대를 걸고 시도했던 많은 노력들도 대부분 실패했다.

인질 석방 노력

1980년 지미 카터 대통령은 테헤란 주재 미국 대사관에서 붙잡힌 미국인 인질 52명을 석방시키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이란 외무장관과의 비밀 회담을 승인했다.

카터의 일기에는 그가 트럼프와 매우 흡사하게 이란 고위 당국자들 사이의 반목 등 이란에 대한 정치 공작에 집착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1980년 초 카터는 동결된 수십억 달러의 이란 자산 해제와 이란 내정에 대한 미국의 불간섭 약속 등을 대가로 인질들을 석방시키는 합의를 이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당시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호메이니가 합의를 일축했다.

카터는 결국 인질 구출 작전을 명령했지만 실패했고 임기 마지막 날에야 미국인들을 석방시키는 합의를 이룰 수 있었다.

비밀 무기 거래

5년 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은 노쇠한 호메이니가 죽고 나면 온건파 이란 당국자들과 우호 관계를 수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 이란 무기상을 믿었다.

레이건은 "전략적 돌파구"를 찾기 위해 레바논에 억류된 미국인 인질들의 석방을 대가로 미국 무기를 이란에 비밀리에 판매하는 것을 승인했다.

이 사건이 폭로되면서 레이건은 스캔들에 휩싸였고, 다수의 미 당국자가 유죄 판결을 받았으며 국가안보보좌관 1명은 자살을 시도했다.

이란 무기상의 말과 달리 이란에서는 온건파가 등장하지 못했으며 CIA는 무기상을 사기꾼으로 규정했다. 레이건은 결국 대국민 사과 연설을 해야 했다.

개혁파 이란 대통령에 건 기대

1997년 이란 대통령에 당선한 개혁파 모하마드 하타미가 미국과 관계 개선을 추진하면서 미 대사관 인질 사태에 대해 유감을 표시했다.

그러자 당시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이 이란 산 양탄자 등을 수입하는 상징적 조치를 취하고 미 국무장관이 1953년 CIA에 의한 이란 쿠데타 개입에 대해 사과하는 등 양국 관계 개선 의지를 밝혔다.

그러나 이란의 강경파들은 미국과 관계 개선이 자신들의 반서방 이념의 토대를 위협한다면서 하타미의 개혁 노력을 무산시켰다.

1989년 사망한 호메이니의 후임으로 이란 최고지도자가 된 알리 하메네이가 미국과 관계 개선 가능성을 일축했다.

핵 합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만이 2015년 이란과 중대한 외교 합의를 이뤄냈다. 경제 제재를 완화하는 대신 핵 프로그램을 최장 15년 동안 제한하는 내용이었다.

당시 미 정부는 이란의 또 다른 온건파 대통령인 하산 로하니와 합의를 이루면서 이란과 관계가 개선될 것을 기대했다. 

그러나 하메네이가 핵합의를 승인하면서도 미국과 관계 개선에는 전혀 의욕을 보이지 않았다. 미국을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이 이유였다.

이란의 의심은 2018년 트럼프가 핵 합의를 파기하고 더 가혹한 제재를 부과하면서 뒷받침됐다.

이란은 핵 프로그램을 진전시켰고 결국 트럼프가 전쟁을 시작했지만 이란을 이해하지 못한 채 조급증만 드러내면서 이란에 끌려 다니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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