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기록, 만세에 전하다…실록 4대 사고본 첫 동시 공개(종합)
등록 2026/07/06 14:57:01
고궁박물관·부산박물관 특별전 '만세萬世에 전하노니'
태조 발문 인경본·조선통신사 기록물 등 200여 점 전시
![[부산=뉴시스] 6일 부산광역시 남구 부산박물관에서 열린 특별전 '조선의 기록과 문화, 만세(萬世)에 전하노니' 언론공개회 현장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6.07.0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7/06/NISI20260706_0002179044_web.jpg?rnd=20260706142706)
[부산=뉴시스] 6일 부산광역시 남구 부산박물관에서 열린 특별전 '조선의 기록과 문화, 만세(萬世)에 전하노니' 언론공개회 현장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6.07.0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뉴시스]이수지 기자 = "이 땅에서 전쟁이 영원히 그치고 평화로운 세상이 되니 만세가 되도록 영원히 이 공덕에 힘입을 것이다. 이것이 과인의 간절한 염원이다."
1393년 팔만대장경을 인경(印經·불교 경전을 인쇄해 찍어냄)할 때 태조 이성계는 이 같은 내용의 발문(跋文·책 끝에 본문 내용이나 간행 경위 등을 적은 글)을 지어 목판에 새겼다.
6일 부산 남구 부산박물관에서 열린 특별전 '조선의 기록과 문화, 만세(萬世)에 전하노니' 언론공개회에서는 이 인경본이 처음 공개됐다.
여기에 임진왜란 이후 정족산·오대산·적상산·태백산 사고에 나뉘어 보관됐던 조선왕조실록 4대 사고본이 역사상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였다.
![[부산=뉴시스] 6일 부산광역시 남구 부산박물관에서 열린 특별전 '조선의 기록과 문화, 만세(萬世)에 전하노니' 언론공개회 현장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6.07.0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7/06/NISI20260706_0002179046_web.jpg?rnd=20260706142730)
[부산=뉴시스] 6일 부산광역시 남구 부산박물관에서 열린 특별전 '조선의 기록과 문화, 만세(萬世)에 전하노니' 언론공개회 현장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6.07.0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이번 특별전은 국립고궁박물관과 부산박물관이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부산 개최를 계기로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된 조선의 기록문화를 국내외 관람객에게 소개하기 위해 마련했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33점을 비롯해 지정문화유산 80여 점 등 약 200점의 문화유산이 전시됐다.
전시장에 가장 먼저 관람객을 맞는 유물은 태조 이성계의 발문을 담은 인경본이다. 해인사 팔만대장경에 전하는 발문을 인경본 형태로 제작해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태조는 조선 건국 직후인 1393년 팔만대장경을 다시 인출하면서 나라의 안녕과 백성의 평안을 기원하는 뜻을 직접 글로 남겼다. 전시 제목인 '만세에 전하노니' 역시 이 발문에서 따왔다.
서정인 국립고궁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조선의 기록문화는 갑자기 등장한 것이 아니라 고려에서 조선을 거쳐 오늘날까지 이어진 기록문화의 전통을 상징한다"며 "태조의 발문은 '만세에 전한다'는 기록의 정신을 가장 잘 담고 있어 전시의 프롤로그에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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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시스] 6일 부산광역시 남구 부산박물관에서 열린 특별전 '조선의 기록과 문화, 만세(萬世)에 전하노니' 언론공개회 현장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6.07.0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이번 전시의 핵심은 조선왕조실록 4대 사고본의 동시 전시다. 임진왜란 이후 정족산·오대산·적상산·태백산 사고에 분산 보관됐던 실록이 처음으로 한 공간에 모였다.
실록 전시는 성종실록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현존하는 4대 사고본이 모두 남아 있는 왕은 성종과 효종뿐인데, 성종실록은 조선 전기의 정치와 제도를 보여주는 대표 기록이라는 점에서 전시 대상으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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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연구사는 "정족산 사고본은 가장 완성된 형태의 실록이고, 오대산 사고본은 교정 흔적이 남아 있는 교정쇄본이며, 태백산과 적상산 사고본은 최종 완성본의 모습을 보여준다"며 "실록이 편찬되고 교정돼 보관되기까지의 과정을 한 자리에서 비교할 수 있는 것은 이번 전시만의 가장 큰 의미"라고 말했다.
이어 "성종실록에서는 경국대전 완성, 폐비 윤씨 사건, 실록 봉안 과정, 성종에 대한 사관의 평가 등을 직접 비교해 볼 수 있다"며 "광해군일기의 중초본과 정초본도 함께 전시해 실록 편찬 과정을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부산=뉴시스] 6일 부산광역시 남구 부산박물관에서 열린 특별전 '조선의 기록과 문화, 만세(萬世)에 전하노니' 언론공개회 현장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6.07.0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7/06/NISI20260706_0002179037_web.jpg?rnd=20260706142437)
[부산=뉴시스] 6일 부산광역시 남구 부산박물관에서 열린 특별전 '조선의 기록과 문화, 만세(萬世)에 전하노니' 언론공개회 현장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6.07.0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배민성 국립고궁박물관장은 "태백산 사고본이 처음 공개되는 것은 물론 성종실록 4종을 한자리에서 비교할 수 있는 매우 뜻깊은 전시"라며 "광해군일기 중초본과 정초본도 함께 전시돼 조선 기록문화의 제작 과정을 이해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은우 부산박물관장은 "실록 4대 사고본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실록이 편찬된 이후 처음 있는 역사적인 일"이라며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을 세계에 소개한다는 목표 아래 준비한 이번 전시는 부산박물관 개관 48년 만에 가장 의미 있는 특별전"이라고 강조했다.
전시에는 조선왕조실록을 비롯해 승정원일기, 일성록, 의궤, 조선왕실 어보와 어책 등 약 190점의 문화유산이 전시됐다. 이 가운데 국립고궁박물관 소장품만 140여 점으로 지방 순회전으로는 최대 규모다.
![[부산=뉴시스] 6일 부산광역시 남구 부산박물관에서 열린 특별전 '조선의 기록과 문화, 만세(萬世)에 전하노니' 언론공개회 현장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6.07.0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7/06/NISI20260706_0002179054_web.jpg?rnd=20260706142928)
[부산=뉴시스] 6일 부산광역시 남구 부산박물관에서 열린 특별전 '조선의 기록과 문화, 만세(萬世)에 전하노니' 언론공개회 현장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6.07.0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의궤 속 기록을 실제 공간으로 구현한 연출도 눈길을 끈다. 왕실 병풍과 제기, 주정 등 각종 기물을 기록과 함께 전시해 조선 왕실 의례가 어떻게 구현됐는지를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태조부터 고종에 이르는 어보와 어책은 왕조의 정통성과 정치적 의미를 기록으로 보여준다.
기록문화 전시를 지나면 '왕의 방'이 펼쳐진다. 한국전쟁 당시 전란을 피해 부산으로 피란 왔다가 1954년 용두산 대화재로 훼손된 영조 어진과 철종 어진이 72년 만에 부산으로 돌아와 관람객과 만난다.
![[부산=뉴시스] 6일 부산광역시 남구 부산박물관에서 열린 특별전 '조선의 기록과 문화, 만세(萬世)에 전하노니' 언론공개회 현장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6.07.0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7/06/NISI20260706_0002179056_web.jpg?rnd=20260706143024)
[부산=뉴시스] 6일 부산광역시 남구 부산박물관에서 열린 특별전 '조선의 기록과 문화, 만세(萬世)에 전하노니' 언론공개회 현장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6.07.0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김소담 부산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철종 어진은 화면의 3분의 1이 불에 탔지만 섬세한 필선과 표현은 그대로 남아 있다"며 "1861년 철종이 31세 때 제작된 작품으로, 왕이 직접 '31세 때의 초상'이라고 쓴 글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영조가 익선관과 곤룡포 차림으로 그려진 것과 달리 철종은 전립을 쓰고 군복을 입은 모습"이라며 "현재 전하는 어진 가운데 군복본은 철종 어진이 유일해 조선 왕실 회화사에서도 매우 중요한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어진 뒤편에는 국왕의 권위를 상징하는 일월오봉도가 배치됐고, 동아대학교 소장 국보 '동궐도'(16폭 병풍)가 함께 전시됐다. 영친왕비의 원삼, 화협옹주 묘 출토 유물, 국보 청화백자산수화조문대호 등 왕실 생활문화를 보여주는 유물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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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후반부에서는 조선시대 대일 외교와 무역의 최전선이었던 동래부(현 부산)와 세계기록유산 '조선통신사 기록물'을 조명한다. 초량왜관도와 조선통신사 행렬도, 통신사 수행 화원의 회화, 일본과 주고받은 시문과 병풍 등을 통해 임진왜란 이후 양국이 외교와 문화교류를 통해 200년 평화를 이어간 과정을 소개한다.
정 관장은 "태조가 바랐던 평화와 기록의 정신이 오늘날까지 이어져 세계유산의 가치가 부산에서 세계로 퍼져나가기를 바란다"며 "이번 특별전이 조선 기록문화의 우수성을 국내외에 알리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특별전은 오는 8월 30일까지 부산박물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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