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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사야 싸다"…유럽내 항공권, 호르무즈 봉쇄에 최대 44% 급락

등록 2026/05/11 14:34:49

수정 2026/05/11 15:00:24

지중해 노선 절반 이상 가격 하락…배급제 우려에 예약 '뚝'

英 소비자 20% "해외여행 포기"…항공사들 가격보장 카드

골드만 "英 항공유 배급제 가능성"…여름 항공편 15% 취소 우려

[제네바=AP/뉴시스] 12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구글플라이트 최저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유럽 공항들이 항공유 부족 가능성을 경고한 4월 9일 이후 남유럽 주요 휴양지 노선 항공권 가격은 하락세로 돌아섰다. 사진은 스위스 제네바 공항 활주로에 대거 주차된 이지젯 항공기. 2026.05.11.

[제네바=AP/뉴시스] 12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구글플라이트 최저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유럽 공항들이 항공유 부족 가능성을 경고한 4월 9일 이후 남유럽 주요 휴양지 노선 항공권 가격은 하락세로 돌아섰다. 사진은 스위스 제네바 공항 활주로에 대거 주차된 이지젯 항공기. 2026.05.11.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고공행진하던 유럽 주요 노선 항공권 가격이 이례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란 전쟁 여파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3개월째 이어지며 항공유 부족 우려가 커지자, 불안을 느낀 여행객들이 예약을 미루거나 취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12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구글플라이트 최저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유럽 공항들이 항공유 부족 가능성을 경고한 4월 9일 이후 남유럽 주요 휴양지 노선 항공권 가격은 하락세로 돌아섰다.

4월 9일부터 5월 6일까지 지중해 주요 노선 50개 중 절반 이상인 27개에서 7월 여행 기준 가격이 내려갔다. 밀라노-마드리드 노선은 44% 급락했으며, 히스로-니스와 맨체스터-팔마 등 인기 노선도 10% 이상 하락했다.

무라트 셰케르 터키항공 최고경영자(CEO)는 "마치 팬데믹 시절을 다시 살고 있는 것 같다"며 장기 전망에 대한 불투명성을 토로했다.

가격 하락의 근본 원인은 수요 위축이다. 항공유 가격이 두 배로 치솟고 배급제 가능성까지 거론되자 유럽 소비자들은 예약 자체를 주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입소스에 따르면 영국 소비자 5명 중 1명은 해외여행 계획을 국내여행으로 변경했으며, 또 다른 20%도 같은 결정을 검토 중이다.

바클레이스의 앤드루 로벤버그 애널리스트는 "유럽 소비자들은 헤드라이트 앞에 멈춘 사슴처럼 얼어붙어 있다"며 "항공사들이 수요를 자극하기 위해 가격 인하라는 고육책을 쓰고 있다"고 분석했다.

항공사들은 냉각된 소비 심리를 되살리기 위해 '가격 보장'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지젯은 이달 예약된 패키지 상품에 항공유 할증료 등 추가 비용을 부과하지 않기로 약속했고, 브리티시항공은 예약 후 항공권 가격을 올리지 않는 '휴가 보장' 정책을 내놨다.

위즈에어의 요제프 바라디 CEO는 "단기적으로는 가격을 낮춰 수요를 끌어올릴 수밖에 없지만, 여름이 가까워질수록 좌석 부족으로 가격이 폭등할 수 있다"며 지금 예약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공급 측면의 불안도 가시지 않고 있다. 유럽은 아시아만큼 호르무즈 해협 경유 항공유 수입 의존도가 높지 않지만, 현재 미국산 공급에 상당 부분 기대고 있어 해협 봉쇄가 장기화될 경우 결국 공급 부족에 직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골드만삭스는 "특히 영국은 항공유 재고가 극도로 낮아질 가능성이 있으며, 재고 감소 속도를 늦추기 위해 배급제가 시행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바클레이스의 로벤버그는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여부에 따라 올여름 전체 항공편의 5~15%가 취소될 수 있다고 추산했다.

이에 영국 정부는 항공사들이 슬롯 유지를 위해 빈 비행기를 띄우지 않도록 규정을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하이디 알렉산더 영국 교통장관은 "현재 항공유 공급 차질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면서도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정부가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벤버그는 "결국 대부분의 항공편은 정상 운항될 것"이라며 "하늘이 텅 비게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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