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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준비해야 갈 수 있다…수국 명소 ④광주 도척면 ‘화담숲’

등록 2026/05/06 06:03:00

수정 2026/05/06 06:4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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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광주시 ‘화담숲’의 수국. (사진=한국관광공사)  *재판매 및 DB 금지

경기 광주시 ‘화담숲’의 수국. (사진=한국관광공사)  *재판매 및 DB 금지

아나벨 중심 100여 종·7만 그루 수국 군락

수국 축제 예약 전쟁…주말 회차 5분 만에 매진

5㎞ 무장애 숲길…누구나 즐기는 힐링 명소

[서울=뉴시스]김정환 관광전문 이주창 인턴 기자 = 산등성이를 붉게 물들였던 철쭉의 시간이 저물고 있다.

5월 초순을 기점으로 경남 합천군 황매산과 전북 남원시 바래봉의 분홍 물결이 정점을 찍고 서서히 내려앉기 시작하면 사람들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초여름의 전령’ 수국(水菊)으로 향한다.

‘수국 얘기를 하기에는 아직 이른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것은 ‘경험’의 차이다.

100% 예약제로 운영되는 수도권 수국 명소의 입장 티켓 확보나 남녘 수국 명소 섬 여행을 위한 교통편 예약을 생각한다면, 5월 초가 수국의 계절을 선점할 ‘가장 늦은 때’다.

수국은 초기 화색(花色)의 변화무쌍함 탓에 19세기 영국과 미국에서 유행한 ‘꽃사전’(Language of Flowers)에서 ‘변덕’(Fickleness)이라는 부끄러운 꽃말을 얻었다.

그러나 영국의 거친 기후를 견디며 끝내 자신만의 색을 정착시키는 모습에서 ‘진심’(Heartfelt Emotion)이라는 정반대 의미의 꽃말까지 간직하게 됐다.

수국은 현재 ‘신부의 꽃’으로 사랑받는다.

‘변덕을 끝내고 도달한 진심’이라는 서사는 결혼이라는 약속의 정점에서 영원한 사랑을 증명하는 시각적 언어로 사용된다. 작은 꽃 수천 개가 모여 하나의 완벽한 구(球)를 이루는 형태는 화합과 결속으로 해석된다.

특히 흰 수국은 그 순수함까지 더해져 신부의 부케와 식장 데커레이션의 필수 요소가 됐다.

흥미로운 것은 어느 땅에 뿌리를 내리느냐에 따라 화색이 결정된다는 사실이다.

산성 토양(pH 5.0 내외)에서는 토양 내 알루미늄 이온 흡수가 원활해져 꽃 속의 안토시아닌 성분인 델피니딘과 결합해 푸른색을 띤다. 이와 달리 알칼리성 토양(pH 7.0 이상)에서는 흡수가 억제돼 본연의 붉은 빛이 선명해진다.

유전적으로 안토시아닌 색소가 결핍된 ‘미국 수국’(Arborescens)의 일종인 ‘아나벨’(Annabelle) 등은 토양 산도라는 외부 조건에 반응하지 않고 고유의 하얀 빛깔을 고수한다.

수국은 비를 맞아도 꽃이 떨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더 아름다워진다. 물을 흡수할수록 꽃받침의 세포압이 높아져 팽팽해지는 수분 의존형 구조를 가진 덕이다.

전국 ‘4대 명소’로 수국을 보러 가기로 했다면 장마가 시작하더라도 포기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경기 광주시 ‘화담숲’의 수국. (사진=한국관광공사)  *재판매 및 DB 금지

경기 광주시 ‘화담숲’의 수국. (사진=한국관광공사)  *재판매 및 DB 금지

◇자연과 기술의 ‘컬래버레이션’

경기 광주시 도척면 노고봉 자락에 위치한 ‘화담숲’은 ‘정답게 이야기를 나누다’(和談)는 이름의 의미처럼 인간과 자연의 교감을 지향하는 곳이다.

식물 4300여 종이 16개 테마원을 이루는 이 거대한 생태 공간은 2013년 개원 이후 수도권 수국 관람의 지형을 바꿨다.

겨울철 혹한에 취약한 일반 수국을 대신해 추위에 강한 아나벨과 원뿔 모양의 꽃차례가 특징인 나무수국(Paniculata)을 도입해 노지 재배의 한계를 극복했기 때문이다.

이곳에서는 개화 초기 초록빛을 띠다 눈부신 흰색으로 변하는 아나벨을 중심으로 100여 종, 7만여 그루에 달하는 수국이 군락을 이룬다.

일부 구간에는 분홍색만 피도록 개량된 ‘핑크 아나벨’을 배치해 흰색과 연분홍색의 선명한 대비를 만들어낸다. 인간의 치밀한 기획과 관리 기술이 정점에 달했음을 보여준다.

매년 6월 초부터 한 달간 열리는 수국 축제는 그야말로 ‘예약 전쟁터’다.

입장권은 방문 희망일 4주 전 오후 1시에 열리는 온라인 시스템을 통해 선착순 판매된다. 예매 개시와 동시에 수만 명이 몰린다. 특히 주말 황금 시간대 회차는 단 5분 만에 한 달 치 물량이 매진돼 K-팝 공연 예매를 방불케 한다.

‘100% 사전 예약제’를 통해 시간당 인원을 엄격히 제한하는 것은 방문객의 쾌적함을 보장하기 위한 화담숲만의 전략이자 배려다.

화담숲은 자연을 사랑하는 누구나 편히 찾을 수 있도록 5㎞의 숲속 산책길 전 구간을 경사가 완만한 덱(Deck) 길로 조성했다. 어린이, 노약자, 장애인 등도 노고봉의 계곡과 능선을 따라 트레킹하며 힐링할 수 있어 가족 단위 관람객에게 인기가 높다.

자차 이용 시 최근 확충된 도로망을 활용하면 편리하다.

서울 동남권에서는 성남-이천로(자동차 전용도로)를 이용해 곤지암으로 진입하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다.

경부고속도로 이용객은 동탄분기점에서 수도권제2순환고속도로로 갈아탄 뒤 도척IC로 진출하면 5분 안팎에 도착한다.

중부고속도로를 탈 경우 곤지암IC에서 빠져나오면 10분 이내면 닿는다.

대중교통 접근성도 준수하다.

강남·양재역에서 신분당선으로 판교역까지 이동한 뒤, 경강선으로 환승해 곤지암역에 내리면 된다. 역에서 화담숲까지는 정기 셔틀버스나 택시로 약 10분이면 이동 가능하다.

경기 광주시 ‘화담숲’의 수국. (사진=한국관광공사)  *재판매 및 DB 금지

경기 광주시 ‘화담숲’의 수국. (사진=한국관광공사)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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