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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외투 빌려 입었을 뿐인데"…20년 뒤 악성 폐암 걸린 딸

등록 2026/04/25 15:00:00

수정 2026/04/25 15:02:51

[서울=뉴시스] 어린 시절 아버지의 작업복을 즐겨 입었던 한 여성이 수십년 뒤 악성 폐암에 걸린 사연이 알려졌다.(사진=유토이미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어린 시절 아버지의 작업복을 즐겨 입었던 한 여성이 수십년 뒤 악성 폐암에 걸린 사연이 알려졌다.(사진=유토이미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정우영 인턴 기자 = 어린 시절 아버지의 작업복을 즐겨 입었던 한 여성이 수십년 뒤 악성 폐암에 걸린 사연이 알려졌다.

17일(현지시각) 더미러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미네소타주에 거주하는 헤더 본 세인트 제임스(57·여)는 1980년대 집 앞마당에 있는 반려 토끼에게 먹이를 주기 위해 문 옆에 걸려 있던 아버지의 짙은 파란색 외투를 자주 빌려 입었다.

당시 헤더는 건설 현장에서 일하던 아버지 롤랜드의 파란색 외투에 묻은 회백색 먼지가 발암물질인 '석면'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그녀는 "그저 아버지의 체취가 묻은 그 외투를 입는 게 좋았을 뿐"이라고 회상했다.

시간이 흘러 36세가 된 헤더는 첫 아이를 임신한 뒤 몸에 이상을 느끼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단순히 산후조리 과정에서 겪는 피로감인 줄 알았으나, 가슴 위를 트럭이 짓누르는 듯한 심한 압박감과 고열은 점차 심해졌다고 한다. 이후 병원을 찾아 정밀 검사를 받은 헤더의 폐 근처에서는 종양이 발견됐다.

의사가 내린 진단명은 '악성 중피종'으로, 석면 노출로 인해 발생하는 악성 폐암이었다. 수술을 받지 않을 경우 그녀의 남은 수명은 15개월에 불과했다.

이에 헤더는 보스턴의 전문의를 찾아가 왼쪽 폐와 갈비뼈 한 개, 흉막, 심장 내막, 횡격막 일부를 제거하는 대수술을 받았다. 수술 후에는 4차례의 온열 항암 치료와 30번의 방사선 치료를 견뎌냈다.

기적적으로 암을 극복한 헤더는 20년이 지난 지금까지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 한쪽 폐로만 숨을 쉴 수 있기 때문에 계단을 오르거나 무거운 물건을 드는 데 어려움이 있고 왼쪽 손의 움직임이 부자연스러운 후유증은 남았지만, 그녀는 현재 석면 관련 질환의 위험성을 알리는 인권 활동가로 전 세계를 누비고 있다.

헤더는 "악성 중피종 진단을 받고 20년 동안 생존하는 사례는 매우 드물다"며 "내 사례가 절망에 빠진 환자들에게 희망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그녀의 아버지 롤랜드는 지난 2014년 신장암으로 세상을 떠났으며, 의료진은 이 역시 석면 노출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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