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72세 시민 모여 '촉법소년' 토론…"의견 표명 자체가 의미"
등록 2026/04/19 16:00:00
수정 2026/04/19 16:19:35
사회적대화 협의체, 이틀간 시민참여단 숙의토론회 진행
'촉법소년' 하향 놓고 172명 토론…최연소 15세 최고령 72세
참가자들 "의견 반영 안 돼도 수용…과정 참여 자체에 의미"
성평등장관 "엄청난 무게감…중장기 과제로 문제 해결하겠다"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이 19일 서울 광진구 세종대학교에서 열린 형사미성년자(촉법소년) 연령 시민참여단 숙의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04.19. kch0523@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4/19/NISI20260419_0021250991_web.jpg?rnd=20260419104722)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이 19일 서울 광진구 세종대학교에서 열린 형사미성년자(촉법소년) 연령 시민참여단 숙의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04.1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고홍주 기자 = "모든 생각은 타당합니다. 말할 때와 들을 때 서로 존중합니다. 생각이 다르더라도 끝까지 마음을 다해 듣습니다…."
15세부터 72세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시민들이 범죄를 저질러도 처벌을 받지 않는 형사미성년자, 이른바 '촉법소년' 기준 연령 하향에 대한 의견을 모으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19일 성평등가족부에 따르면 '형사미성년자(촉법소년) 연령 사회적 대화 협의체'는 전날(18일)에 이어 이날 오전 서울 광진구 세종대학교에서 숙의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는 '모든 참여자의 생각은 타당하고 서로 존중한다'는 내용을 담은 경청토의 규칙을 참가자 대표가 읽는 것으로 시작됐다.
촉법소년은 10세 이상 14세 미만의 미성년자로, 형사처벌 대신 소년법에 따른 보호처분을 받는 대상을 뜻한다. 지난 1953년 형법 제정 이후 70년이 넘게 유지돼왔다.
하지만 최근 촉법소년 범죄 증가 논란이 이어지면서 제도 개선 필요성이 제기해왔고, 이재명 대통령은 공론화를 거쳐 두 달 내 결론을 도출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주무부처인 성평등가족부는 사회적 대화 협의체를 구성하고 시민참여단을 통해 다양한 의견 수렴에 나섰다.
협의체는 지난달 성인 170여명과 학생·가정밖·학교밖 청소년 30여명 등 총 200여명으로 시민참여단을 구성했다.
전날(19일) 충북 청주 오송에서 93명의 비수도권 거주자가 숙의 토론회에 참여했고, 이날은 119명의 수도권 거주자가 모였다. 참가자 중 최연소자는 15세(2011년생), 최고령자는 72세(1954년생)였다.
"보호처분이 징역형과 같은가", "수사 거부하면 어떻게"…전문가에 질문 쏟아져
이날 토론은 김형률 서울가정법원 부장판사의 '소년사법제도의 이해' 발표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김 부장판사는 ▲형법과 소년법의 차이 ▲형사미성년자 연령의 국제적 기준 ▲소년사건의 처리 절차 ▲소년보호재판의 절차 ▲보호처분 종류 등을 소개하면서 제도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설명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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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들은 '보호자 특별교육 처분이 있는데 어떤 경우 내려지는지', '보호처분 이후 추가 처벌이 가능한지', '시설위탁이나 소년원 입소 처분 등이 일반 징역형과 유사한 수준의 신체 구속인지', '촉법소년에 대한 강제수사가 가능한지' 등을 질문했다.
김 부장판사는 "보호자 특별교육은 판사 재량으로 내려지는데, 보호자가 훈육에 최선을 다한다면 굳이 교육까지는 필요 없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또 "보호처분은 한번 내려지면 그것으로 끝이다. 다만 판사에게 변경 권한이 있어, 수용 생활의 태도와 보호처분의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는지 여부를 보고 판사가 결정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이어 "가장 낮은 수준의 6호 처분(아동보호시설 위탁)의 경우 구금시설이 아니어서 마음만 먹으면 이탈이 가능하지만, 형사처벌이나 가장 높은 수준인 10호 처분(장기 소년원)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실제 이탈 사례는 많지 않다"고 했다.
촉법소년에 대한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와 관련해서는 "불가능하지만, 실제로 수사 과정에서 '영장을 가져오라'거나 수사를 거부하는 사례는 본 적이 없다"고 했다.
이후 이근우 가천대학교 법학과 교수와 현지현 법무법인 덕수 변호사가 '형사미성년자 연령 조정 이슈의 이해'를 주제로 각각 찬성과 반대 입장을 제시하면서 발표를 이어갔다.
참가자들은 '연령을 유지할 경우 재범률이 낮아지는지', '연령을 하향할 때 국제연합(UN) 아동권리협약과 관련한 외교적 문제는 없는지', '연령을 유지했을 때의 부작용은 없는지' 등을 중심으로 조별 질문을 이어가며 열띤 토론을 이어갔다.
성평등장관 "제도 개선 계속해나갈 것"…참가자들 "참여만으로도 가치있어"
![[서울=뉴시스] 형사미성년자(촉법소년) 연령 사회적 대화 협의체가 19일 시민참여단 숙의토론회를 개최했다. 사진은 토론회 참가자인 김하준(18)군과 김웅겸(45)씨. 2026.04.19. (사진=성평등가족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4/19/NISI20260419_0002114669_web.jpg?rnd=20260419143121)
[서울=뉴시스] 형사미성년자(촉법소년) 연령 사회적 대화 협의체가 19일 시민참여단 숙의토론회를 개최했다. 사진은 토론회 참가자인 김하준(18)군과 김웅겸(45)씨. 2026.04.19. (사진=성평등가족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원민경 성평등부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전날(18일) 제주에서 아침부터 비행기를 타고 오신 분, 다음 주가 중간고사인데 앞두고 참가해준 청소년 등을 보면서 감동과 엄청난 무게감을 동시에 느꼈다"고 밝혔다.
원 장관은 "소년 시절 범죄를 저지른 이후 성인기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충분한 지원이 이뤄지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 모든 관계부처와 전문가들이 함께 성찰하고 대안을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중장기 과제로 이 문제를 짚어나가겠다"고 했다.
이날 숙의토론회 결과가 어느 정도의 비율로 최종안에 반영될지와 관련해서는 "단순히 다수 여론이 아니라 충분한 숙의를 거쳐 사회적으로 수용 가능한 합리적 결론을 도출하게 될 것"이라며 "구체적으로 반영 비율은 협의체가 논의하게 될 것이지만, 매우 중요한 참고자료가 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고 했다.
원 장관은 "만족할 만한 수준의 제도 개선안이 두 달 안에 나오지는 못할 수 있다"면서도 "지금은 중앙 수준에서만 논의하지만 17개 시·도 모두 다 나서 논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는 두 달의 공론화로 끝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김하준(18)군은 "여러 사회 구성원들과 한자리에서 머리를 맞대고 얘기할 수 있어 좋았고, 사회에 이바지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교육콘텐츠 제작 일을 하는 김웅겸(45)씨도 "평소 초등학생들과 밀접하게 일하고 있다보니 이 주제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며 "참석자 의견들을 들으니 제 생각만이 정답이 아니라 다른 많은 의견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했다.
이들은 이번 숙의토론회 과정에서 모아진 의견이 정부의 최종적인 결론과 다르더라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군은 "정부의 결론이 제가 가진 방향성과는 다르더라도 계속 논의한다면 제가 생각한 방향과 가까워질 것"이라며 "앞으로도 참여 기회가 있다면 꼭 참여하고 싶다"고 했다.
김씨 역시 "시민들이 참여하고 토론을 했다는 것 자체에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충분히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향후 참여할 의지가 있다"고 말했다.
협의체는 그동안 두 차례 공개포럼을 개최했으며, 이번 시민참여단 의견을 반영해 이달 말 최종 권고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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