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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거래소 '각자도생' 끝…인수·제휴로 판 바뀐다

등록 2026/04/05 08:00:00

수정 2026/04/05 08:06:28

코빗 이어 코인원도…금융사·플랫폼 결합 '생존 전략'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비트코인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17일 서울 서초구 빗썸 라운지 강남점 전광판에 비트코인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2026.03.17. jini@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비트코인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17일 서울 서초구 빗썸 라운지 강남점 전광판에 비트코인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2026.03.1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송혜리 기자 = 가상자산 거래소의 '각자도생' 시대가 사실상 막을 내리고 있다. 금융사와 IT기업이 가상자산 거래소 인수와 제휴에 잇따라 나서면서 시장 판 자체가 빠르게 재편되는 형국이다.

그동안의 개별 거래소 간 경쟁에서 벗어나 금융·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연합 대 연합' 구도가 형성되며 업계 전반의 재편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코인원 지분 인수를 추진하며 금융당국과 정치권을 상대로 사전 설득 작업에 나섰다. 인수 추진 과정에서 규제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기 위한 사전 작업 성격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한국투자증권과 코인원 측은 특정 기업이나 인수 방식에 선을 긋지 않고 지분 투자와 전략적 제휴 등 다양한 선택지를 열어둔 채 협력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앞서 코빗이 미래에셋과 손을 잡은 상황에서, 한국투자증권 입장에서는 선택지가 제한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인수 또는 이에 준하는 수준의 결합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금융권에 가상자산은 새로운 수익원

이미 주요 거래소들은 '짝짓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코빗은 미래에셋컨설팅을 통해 인수 절차에 들어갔고 고팍스는 글로벌 거래소 바이낸스와 손잡았다. 업계에서는 업비트와 네이버, 빗썸의 잠재적 파트너십 가능성까지 거론되며 거래소 간 경쟁이 '연합 경쟁'으로 전환되는 모습이다.

이 같은 흐름의 배경에는 규제와 실적이라는 이중 압박이 자리한다.

가상자산 시장이 제도권 편입 국면에 접어들면서 금융당국 규제 영향력이 커지고 있고 거래 수수료 중심 기존 수익 구조만으로는 성장 한계가 뚜렷해지고 있다. 거래소 입장에서는 자본력과 이용자 기반을 갖춘 금융사·플랫폼과의 결합이 사실상 생존 전략으로 떠오른 셈이다.

여기에 거래량 변동성까지 커지면서 단독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유지하기 어려워졌다는 점도 이러한 흐름을 부추기고 있다.

실제 두나무의 지난해 실적은 가상자산 거래량 감소 여파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나란히 두 자릿수 줄며 뒷걸음쳤다. 두나무는 연결 기준 지난해 영업수익(매출)은 1조5578억원으로 2024년 1조7316억원 대비 10.0%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8693억원으로 2024년 1조 1863억원보다 26.7% 줄었다.

레거시 금융사들의 계산도 맞아 떨어진다. 증권업 중심의 성장 둔화 속에서 가상자산은 새로운 수익원으로 평가받는다. 거래소를 확보할 경우 거래, 커스터디, 가상자산 운용까지 사업 확장이 가능하고 이용자 자금 흐름을 선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략적 가치가 크다.

타이거리서치에 따르면 한국은 글로벌 암호화폐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전체 인구의 20%에 해당하는 1000만명 이상이 암호화폐에 투자 중이며 이는 국내 주식 투자자 1400만명에 육박하는 규모다. 참여 규모만큼 거래량도 상당하다. 암호화폐 데이터 분석 기업 카이코에 따르면, 원화 기반 거래량은 글로벌 법정화폐 중 미국 달러와 맞먹는 수준이며 때로는 이를 넘어서기도 한다. 단일 국가 통화로는 이례적인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전통 증권·자산관리 시장은 성장 속도가 둔화된 반면, 가상자산은 여전히 확장 초기 단계"라며 "거래소를 확보하면 수수료, 커스터디, 파생상품 등 새로운 수익원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어 '증권 다음 시장'을 선점하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거래소 사업모델 확장…코인 매매중개서 플랫폼으로 진화

이 같은 흐름은 가상자산 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변곡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거래소 간 경쟁에서 벗어나 자본력과 이용자 기반을 갖춘 금융사·플랫폼 중심 구조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인수와 제휴를 기반으로 한 '상위 집중' 현상도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인수·합병과 전략적 제휴로 경쟁력을 키운 대형 사업자들은 시장을 빠르게 흡수하는 반면, 규모가 작은 거래소는 자금력과 서비스 차별화에서 밀릴 수 있다.

사업 모델 역시 단순 매매 중개를 넘어 커스터디, 가상자산 운용, 토큰증권(STO) 등으로 확장되는 흐름이 뚜렷해질 전망이다. 거래소가 아닌 '가상자산 종합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셈이다. 무엇보다 제도권 편입이 본격화될 경우 은행·증권사를 중심으로 한 금융 인프라와의 결합이 필수 요소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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