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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부제' 카드 꺼낸 정부…전기차·화물차주 "우리는 어쩌나"

등록 2026/03/18 10:27:47

수정 2026/03/18 10:30:45

이재명 대통령 "유가 비상" 35년 만에 자동차 부제 검토 지시

"기름 안 쓰는 전기차는 왜?" 형평성 논란에 커뮤니티 시끌

생계형 화물차주 "운행 제한은 사형 선고" 탄식 속 대책 촉구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수도권과 충남 지역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된 17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주차장 입구에 행정·공공기관 차량 대상 2부제 실시 안내문이 설치되어 있다.서울시는 이날 오전 6시부터 오후 9시까지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2026.03.17. xconfind@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수도권과 충남 지역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된 17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주차장 입구에 행정·공공기관 차량 대상 2부제 실시 안내문이 설치되어 있다.서울시는 이날 오전 6시부터 오후 9시까지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2026.03.1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종민 기자 = 중동 분쟁 장기화에 따른 에너지 위기가 고조되면서 정부가 35년 만에 민간 대상 '자동차 5부제·10부제' 도입을 검토하고 나섰다.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범사회적 에너지 절약 대책 수립을 주문하면서 가시화 가능성이 높아진 이번 조치를 두고,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량 소유주들 사이에서는 형평성 논란이 터져 나오고 있다. 생계형 화물차주들 역시 운행 제한 시 생존권 위협이 불가피하다며 거세게 반발하는 모양새다.

이 대통령 "최악 시나리오 대비"…에너지 절약 대책 주문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중동 상황이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방향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에너지 절약 노력의 범사회적 확산을 위해 필요하면 자동차 5부제 또는 10부제 등 다각도의 수요 절감 대책을 조기에 수립하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유가 불안정이 민생 전반에 가할 충격을 선제적으로 방어하기 위해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정한 비상 대책을 마련하라는 취지다.

정부가 민간 차량까지 강제하는 부제 운행을 시행하는 것은 1991년 걸프전 당시 10부제를 실시한 이후 처음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즉각 세부 방안 검토에 착수했다. 현재 공공기관에 우선 적용하는 방안과 민간의 자율 참여 및 강제 시행 범위를 저울질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차도 묶나" vs "화석 연료 안 쓰는데 억울"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29일 서울시내 주차장 내 친환경자동차 전용주차구역에 차량들이 세워져 있다.지난해 국내에서 신규 등록된 전기자동차가 22만대를 넘어서며 자동차 시장의 친환경 전환 흐름이 더욱 뚜렷해졌다. ‘자동차 등록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등록된 전기차는 22만1000대로, 전체 신규 등록 자동차(169만5000대)의 13%를 차지했다. 이는 전기차 보급이 본격적인 대중화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2026.01.29.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29일 서울시내 주차장 내 친환경자동차 전용주차구역에 차량들이 세워져 있다.지난해 국내에서 신규 등록된 전기자동차가 22만대를 넘어서며 자동차 시장의 친환경 전환 흐름이 더욱 뚜렷해졌다. ‘자동차 등록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등록된 전기차는 22만1000대로, 전체 신규 등록 자동차(169만5000대)의 13%를 차지했다. 이는 전기차 보급이 본격적인 대중화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2026.01.29. [email protected]

대책 수립 소식이 전해지자 온라인 커뮤니티와 자동차 동호회를 중심으로 혼란과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전기차 차주들은 기름값 절감이라는 정책 목표와 전기차 운행 제한이 무슨 상관이냐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 전기차 동호회 이용자는 "화석 연료를 전혀 쓰지 않는 전기차까지 부제에 묶는 것은 행정 편의주의적 발상"이라며 "전기차 보급을 장려할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똑같이 규제하느냐"고 비판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형평성을 강조한다. "전기차 비율이 예전보다 크게 늘어난 상황에서 이들을 모두 제외하면 도로 위 차량 감소 효과가 반감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실제로 정부 내에서도 전기차를 부제 대상에 포함할지를 두고 격론이 오가는 것으로 전해졌다. 화석 연료 사용량 감소라는 직접적 목적 외에도 전체 교통량 감축을 통한 사회적 비용 절감 측면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생업 달린 화물차·하이브리드 차주들도 '좌불안석'

생계형 운전자가 많은 화물차 업계는 공포에 가까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물류 현장에서는 "하루만 운행을 못 해도 고정 지출과 납기일을 맞추지 못해 고사 직전"이라는 하소연이 나온다. 1톤 트럭으로 배송업을 하는 한 차주는 "에너지 절약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생계형 차량에 대한 명확한 예외 규정이 없다면 이는 사실상 강제 휴업령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용인=뉴시스] 김종택 기자 =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에 따른 중동 정세 불안 여파로 국내 주유소 기름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10일 경기 용인시 영동고속도로 용인휴계소 주유소에서 화물차 운전자들이 차량에 기름을 넣고 있다. 2026.03.10. jtk@newsis.com

[용인=뉴시스] 김종택 기자 =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에 따른 중동 정세 불안 여파로 국내 주유소 기름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10일 경기 용인시 영동고속도로 용인휴계소 주유소에서 화물차 운전자들이 차량에 기름을 넣고 있다. 2026.03.10. [email protected]

내연기관과 배터리를 혼용하는 하이브리드 차량 소유주들 역시 당혹스럽긴 마찬가지다. 하이브리드 차주 A씨는 "연비 효율이 좋아 선택한 차인데, 저공해 차량 혜택은커녕 규제만 받는 꼴"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처럼 차종별, 용도별로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히면서 정부의 가이드라인 발표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 "정밀한 예외 기준 마련이 성패 갈라"

전문가들은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정밀한 설계가 필수적이라고 조언한다. 과거 1991년 10부제 당시에도 장애인 차량, 외교용 차량, 보도용 차량 등 일부 예외가 있었으나, 현재는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등 차종이 훨씬 다양해졌고 물류 산업의 구조도 복잡해졌기 때문이다.

에너지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지금은 친환경차 보급률이 높아 부제 시행 시 이들을 어떻게 분류하느냐가 정책 수용성을 결정할 것"이라며 "자칫 현장의 혼란만 부추기고 실질적인 유류 소비 감축 효과는 미미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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