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5년 차 러시아 경제 총체적 위기 봉착"-NYT
등록 2026/02/25 07:40:20
수정 2026/02/25 08:10:23
전시 지출 급증하며 호황 누리던 경제
제재와 지출 증가로 국내외 투자 감소
인공지능 개발에서 최저국 수준 전락
세계 영향력 크게 위축…중국 의존 심화
![[모스크바=AP/뉴시스] 엘비라 나비울리나 러시아 중앙은행 총재가 지난해 10월24일(현지 시간) 모스크바에서 열린 이사회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당분간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경제가 전쟁 4년 차에 하강 국면에 접어들었다. 2026.2.25.](https://img1.newsis.com/2025/10/24/NISI20251024_0000740570_web.jpg?rnd=20251024214413)
[모스크바=AP/뉴시스] 엘비라 나비울리나 러시아 중앙은행 총재가 지난해 10월24일(현지 시간) 모스크바에서 열린 이사회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당분간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경제가 전쟁 4년 차에 하강 국면에 접어들었다. 2026.2.25.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러시아가 4년 동안 우크라이나 전쟁을 치르면서 경제가 큰 위기에 빠졌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2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러시아 중앙은행 당국자 출신인 알렉산드라 프로코펜코 독일 카네기 러시아 유라시아 센터 연구원은 “탱크, 포탄, 폭탄, 군사적 혜택 및 기타 용도에 엄청난 돈을 썼으나 이는 지속적 가치가 없으며 국가 발전을 뒷받침하는 인프라 및 기술 투자 등 개발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러시아 경제는 전쟁 전부터 장기적 전망이 흐렸다. 석유 등 지하자원 수출에 크게 의존하는 러시아 경제는 다각화가 지연됐고 소련 붕괴 이후 출산율이 크게 줄면서 인구가 감소했다. 권위주의 독재가 심해지면서 자유는 사라지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2022년 2월24일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하면서 어려움이 가중됐다.
예산 절반 가까이가 군사 예산과 부채 이자 상환
막대한 국가 자원을 전쟁에 쏟아 붓고 사회 전체의 군사화를 추구해온 때문이다. 현재 러시아 연방 예산의 거의 40%가 군비로 충당되고 있으며 전쟁 자금 조달을 위한 부채의 이자 지급에 예산의 9%가 추가로 쓰이고 있다.
이에 따라 러시아는 석유와 가스 수출을 통해 축적한 국가복지펀드를 빠르게 소진하고 있다. 국가복지펀드 자금 중 즉시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 규모가 전쟁 전 1130억 달러에서 이달 550억 달러로 줄었다.
중국과 미국이 인공지능 등 최첨단 기술에 막대한 투자를 하는 동안, 러시아는 무기 생산에만 집중해 왔다.
이에 따라 인공지능 경쟁에서 가장 뒤처진 나라 중 하나가 됐다.
러시아는 서방과 관계가 파탄나면서 외국인 투자를 잃었다. 과도한 군사 지출로 인한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고금리 정책을 도입하면서 국내 투자도 위축됐다.
전쟁은 또 러시아의 인구 위기를 악화시켰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32만5000명에 달하는 군인이 전장에서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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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에선 러시아 인구가 전쟁 전 1억4500만 명 수준이던 러시아 인구가 오는 2100년 1억 명 미만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측하는 연구도 있다.
또 국내의 전쟁 반대를 탄압하면서 수십만 명이 해외로 도피해 두뇌가 유출됐다.
러시아 인권 단체 정치범 추모회에 따르면, 전쟁 뒤 정치범으로 소추된 사람이 4029명에 달한다.
청년 층 전쟁 반대 전체 평균 크게 웃돌아
전쟁은 특히 청년층에게 가장 큰 부담을 안기고 있다. 러시아 여론조사 스타트업인 크로니클스가 지난해 가을 실시한 조사에서 18~29살 사이의 러시아인 59%가 푸틴이 제시한 전쟁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더라도 우크라이나에서 철수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전체 응답자 중 같은 의견을 보인 응답자는 42%였다.
독일 외교협회 슈테판 마이스터 러시아 전문가는 푸틴이 거대한 기술 변화의 시대에 장기적 번영을 위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으며 그로 인해 러시아는 매우 큰 비용을 치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 침공 첫 3년 동안 러시아는 막대한 군사 지출을 하면서 국제 제재에도 불구하고 경제가 호황 국면이었다.
그러나 지난 한해 국가 지출이 삭감되고 실업자가 늘면서 경제가 정점에서 하락 국면으로 전환했다.
러시아의 석유 및 가스 수입은 국제 시세가 떨어지고 제재로 인해 러시아 원유에 할인이 적용되면서 지난해 거의 거의 4분의 1이 줄었다. 이에 러시아 정부는 부족한 예산을 충당하기 위해 세금을 인상할 수밖에 없었다.
러시아 정부 예산은 안보 비용과 부채 상환이 절반을 차지하며 나머지의 상당 부분이 연금, 의료 및 교육 등 복지 예산으로 지출된다. 이에 따라 군비와 복지 이외의 다른 부문 예산은 사실상 동결된 상태다.
전쟁은 또 러시아의 경제를 양분했다. 군사와 관련이 있거나 외국 기업의 철수로 이익을 얻은 기업들은 호황을 누렸으나 소상공인 등 나머지 부문은 대부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연금 생활자와 소상공인에 경제 부담 집중
연금 생활자와 소상공인들은 치솟는 물가와 공공요금 고지서에 압박을 받고 있다.
푸틴은 러시아 주권을 지키기 위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것으로 주장하지만 오히려 러시아 석유를 수입하면서 기술을 공급하는 중국에 대한 의존이 크게 심화된 상태다.
푸틴은 또 미국이 중재하는 평화 협상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처럼 약해진 러시아는 중앙아시아와 코카서스, 중동과 중남미 등 전 세계에서 영향력이 크게 약화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평화 협상 과정에서 미국과 관계를 회복하고 미국의 제재를 해제하는 것을 경제 회복의 길로 보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주로 러시아 천연자원 수입을 다시 늘리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러나 전쟁이 끝나도 서방 기업들이 러시아로 돌아오기까지는 긴 시일이 걸릴 수밖에 없다. 제재에 맞서 서방 기업 자산을 압류함으로써 불신을 초래한 때문이다.
나아가 전쟁 경제를 일상적 경제로 되돌리는 일도 결코 쉽지 않은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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