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뉴스에서도 뉴시스 언론사 픽

'가능한 사랑'이 들여다본 40대의 삶…통계도 다르지 않았다 [세쓸통]

등록 2026/09/27 09:00:00

수정 2026/09/27 09:01:43

40대 취업자, 올해 1~8월 월평균 1만7000명 ↓

고용보험 가입자도 32개월 연속 줄다 최근 반등

40대 취업자 57.4% "실직·이직 불안 느낀다"

교육비에 부모 부양·노후 준비 부담까지 겹쳐

우울증 진료 인원 16만7251명…5년 새 51.7%↑

[세종=뉴시스] 사진은 이창동 감독의 영화 '가능한 사랑' 예고편 중 한 장면. (사진=유튜브 넷플릭스 캡처) 2026.09.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 사진은 이창동 감독의 영화 '가능한 사랑' 예고편 중 한 장면. (사진=유튜브 넷플릭스 캡처) 2026.09.2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박광온 기자 = "마음이 텅 비어 있는 거 같아요. 아내와 아이에게는 미안하지만 왜 살아야 하는지 잘 모르겠어요."

이창동 감독의 영화 '가능한 사랑'에서 설경구가 연기한 해고 노동자 최호석이 털어놓는 심정입니다. 그는 SP중공업에서 용접공으로 일하다 구조조정으로 해고됐습니다.

파업과 강제진압을 겪은 뒤에도 당시의 상처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아내와 아들이 있는 일상으로 돌아가는 데 어려움을 겪습니다. 가족들에게 털어놓지 못하는 울분을 쌓아 놓은 채 혼자 고통을 견뎌야 했습니다.

영화 속 이야기지만 우리 40대들이 처한 현실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지난달 전체 취업자는 1년 전보다 늘었지만 40대 취업자는 줄었습니다. 직장을 다니고 있는 40대조차 절반 이상이 실직하거나 직장을 옮겨야 할 가능성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녹록지 않은 현실 속에서, 가족을 책임져야 한다는 마음과 앞으로의 삶에 대한 걱정이 겹치며 우울감을 느끼는 40대 또한 늘어나고 있습니다.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사진은 지난 3월12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구직자가 채용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 2025.03.12.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사진은 지난 3월12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구직자가 채용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 2025.03.12. [email protected]

전체 취업자 늘 때 40대는 감소…취업자 57.4% "고용 불안"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1~8월 전체 취업자는 월평균 2883만95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만7000명가량 늘었습니다. 반면 40대 취업자는 월평균 610만8500명으로 약 1만7000명 줄었습니다.

같은 기간 60세 이상 취업자는 약 20만8000명, 30대는 약 8만3000명, 50대는 약 2만4000명 늘었습니다. 반면 40대는 20대(-19만3000명)와 함께 취업자가 줄어 고용 위기에 취약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고용보험이라는 안전망 안에 들어온 40대의 자리도 장기간 줄어들었습니다.

고용노동부가 지난 7일 발표한 '2026년 8월 고용행정 통계로 본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40대 고용보험 가입자는 2023년 11월부터 올해 6월까지 32개월 연속 전년 동월보다 감소했습니다.

지난 7월(4000명)과 8월(3400명)에는 두 달 연속 증가세를 보였지만, 장기간 이어진 감소세에서 벗어났다고 판단하기에는 아직 증가 폭이 크지 않습니다.

일자리를 갖고 있어도 불안감은 가시지 않습니다.

데이터처가 지난 21일 발표한 '사회조사로 살펴본 중장년층의 최근 10년간 인식 변화'에 따르면 지난해 40대 취업자의 57.4%가 실직이나 이직에 대한 고용 불안을 느낀다고 답했습니다.

2015년 63.5%보다 6.1%포인트(p) 낮아졌지만 여전히 2명 중 1명 이상이 일자리를 잃거나 옮겨야 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던 셈입니다. 특히 40의 고용 불안 비중은 50대(55.9%)와 60~64세(51.6%)보다 높은 모습도 보였습니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사진은 지난해 12월21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 2025.12.21.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사진은 지난해 12월21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 2025.12.21. [email protected]

자녀 교육비에 부모 부양·노후 준비까지

일자리를 계속 지켜야 한다는 압박에는 매달 감당해야 할 지출도 맞물려 있습니다. 아이들이 자라면서 학원비와 과외비가 들고, 생활비와 주거비도 마련해야 합니다.

데이터처가 지난 21일 발표한 '사회조사로 살펴본 중장년층의 최근 10년간 인식 변화'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24년 사회조사에서 자녀 교육비가 부담스럽다고 답한 40대 가구주 가운데 86.9%는 '학교 납입금 외 교육비'를 가장 부담스러운 항목으로 꼽았습니다. 학원비와 과외비 등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40대는 자녀를 돌보는 동시에 나이 들어가는 부모의 건강과 돌봄을 걱정하고, 자신의 노후도 준비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가구마다 처지는 다르지만, 한정된 소득으로 당장의 지출과 미래에 필요한 돈을 동시에 감당해야 하는 부담은 비슷합니다. 일자리가 흔들리면 당장의 생활비 만이 아니라 노후 준비 계획까지 함께 흔들릴 수 있습니다.

[서울=뉴시스] 사진은 우울증 관련. 2025.11.03. *재판매 및 DB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사진은 우울증 관련. 2025.11.03. *재판매 및 DB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우울증 진료받은 40대 16만7251명…2020년보다 51.7% 증가

일자리 시장 불안과 가족 부양의 무게 앞에서 큰 압박감을 받고 있는 40대의 정신건강에도 경고등이 켜졌습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우울증으로 진료받은 40대는 16만7251명이었습니다.

2020년 11만276명보다 5만6975명, 51.7%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 전 연령대의 우울증 진료 인원 증가율인 17.1%를 크게 웃돕니다.

고용 불안이나 부양 부담이 우울증 진료 증가를 직접 일으켰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고용 불안정성이 커질수록 정신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취업자 절반 이상이 일자리의 지속 가능성을 걱정하고, 우울증으로 진료받는 40대도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은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40대의 일자리 문제를 취업자 수만으로 읽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직장을 구했는지에 더해 그 일자리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지, 가족을 돌보고 자신의 미래를 준비할 여력이 있는지까지 봐야 합니다.

※'세쓸통'은 '세상에 쓸모없는 통계는 없다'는 일념으로 통계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내 알기 쉽게 풀어내고자 합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글자크기 설정

상단으로 이동
로딩중로딩아이콘

URL이 성공적으로 복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