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 많으면 수십만원"…추석 '용돈 인플레', 커지는 지갑 부담
등록 2026/09/24 09:00:00
수정 2026/09/24 09:21:05
초등생 3만~5만원·중고생 5만~10만원 인식
형평성·아이 기대치에 용돈 기준도 높아져
전문가 “계단식 상승…결국 물가 반영”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추석 연휴를 이틀 앞둔 지난 22일 대구 북구 대원유치원에서 열린 추석맞이 전통놀이 체험행사에서 원생들이 세배 예절을 배우고 있다. 2026.09.22. lmy@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9/22/NISI20260922_0021450888_web.jpg?rnd=20260922133122)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추석 연휴를 이틀 앞둔 지난 22일 대구 북구 대원유치원에서 열린 추석맞이 전통놀이 체험행사에서 원생들이 세배 예절을 배우고 있다. 2026.09.2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다솜 기자, 박준성 인턴기자 = "조카 세 명에게 5만원씩 주면 15만원이잖아요. 그달에는 배달음식을 덜 시키거나 사고 싶은 옷을 다음 달로 미뤄야죠."
추석을 앞두고 조카 등에게 줄 명절 용돈을 두고 고민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고물가 속에서 초등학생에게도 3만~5만원, 중·고등학생에게는 5만~10만원 정도를 줘야 한다는 인식이 형성되면서다.
주변 친척들이 주는 금액이나 아이들의 기대치까지 고려하다 보니 과거보다 용돈의 기준선 자체도 높아졌다. 여기에 부모님 용돈과 명절 선물, 교통비 등이 더해지면서 명절 지출에 부담을 느낀다는 반응이 나온다.
서울 양천구에 사는 대학생 문도원(23)씨는 이번 추석 고등학교 1학년 조카 2명과 중학교 1학년 조카 1명에게 각각 5만원씩, 모두 15만원을 줄 예정이다.
그는 "물가가 상승해 용돈을 더 줘야 하나 고민되기는 한다"면서도 "다른 사람과 비교하기보다는 주는 사람이 감당할 수 있는 한도에서 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학생에게 15만원은 가볍지 않은 지출이다. 문씨는 "15만원이 빠져나가면 그달에는 소비를 줄일 수밖에 없다"며 "배달 주문 횟수를 줄이거나 사고 싶은 물건이나 옷을 다음 달에 사고, 문화생활 지출도 줄이게 된다"고 했다.
5살 조카에게도 5만원을 계획하는 직장인도 있다. 지난해까지는 조카들이 어려 용돈을 주지 않았지만 올해는 5살 조카에게 5만원을 줄 예정이다.
전예지(27)씨는 "초·중·고등학생 모두 5만원 정도가 적당하다고 생각한다"며 "아직은 조카가 어려 부담되지 않지만 앞으로 조카가 더 생기면 조금 부담스러울 것 같다"고 했다.
용돈을 정할 때 물가만 따지는 것은 아니다. '다른 친척은 얼마를 주는지' '아이에게 너무 적게 느껴지지는 않을지' 같은 비교 심리도 작용한다.
구로구에 사는 직장인 백지원(27)씨는 용돈 액수를 정할 때 가장 신경 쓰이는 것으로 '다른 친척들과의 형평성'을 꼽았다. 백씨는 초등학생과 중학생은 5만원, 고등학생은 10만원 정도가 적당하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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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씨는 "용돈을 1만원 단위보다는 5만원 단위로 주게 된다"고 말했다. 물가가 올랐다고 해마다 1만원씩 올리는 것이 아니라 한 번 금액을 조정하면 아예 다음 단위로 뛰는 셈이다.
반면 조카의 연령에 따라 금액을 세분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포에 사는 직장인 강지희(29)씨는 초등학교 저학년은 1만원, 고학년은 3만원, 중·고등학생은 5만~10만원 정도가 적당하다고 봤다.
강씨는 "물가와 아이의 기대치, 내 주머니 사정을 모두 신경 쓰는 편"이라며 명절 지출에 대해 "부담된다"고 말했다.
문제는 조카 수가 늘어날 때다. 1명 당 용돈이 5만원이라고 가정해도 3명이면 15만원, 4명이면 20만원으로 불어난다.
부모님 용돈이나 선물, 귀성 교통비 등 다른 명절 지출까지 겹치면 체감 부담은 더 커진다.
서울 은평구에 사는 김모(44)씨는 친조카를 만나면 초등학생에게 5만원, 중학생에게는 10만원 정도를 준다. 김씨는 "부모님 용돈도 드려야 하고 명절에 내려가서 쓰는 돈도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부담을 느낀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이 같은 현상을 용돈이 일정한 시차를 두고 물가 상승률을 따라가는 과정으로 해석했다.
김원식 건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물가에 비례해 매년 올라간다기보다 스텝 형식으로 올라갈 것"이라며 "한동안 1만원 정도를 주다가 몇 년 지나면 2만원이 되는 식으로, 결국에는 물가를 반영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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