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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 "미국은 불만, 한국은 불안"…대미투자 1년 가까이 제자리

등록 2026/09/10 15:23:40

청와대 "투자처, 발표 시점 등 확정 안돼"

"일본 대미투자 속도와 한국 대비돼 불만 ↑"

"핵잠 합의 뒤집거나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

[앙카라=뉴시스] 조성봉 기자 =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 시간) 튀르키예 앙카라 대통령궁에서 열린 레젭 타입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주최 환영 만찬에서 대화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07.08. suncho21@newsis.com

[앙카라=뉴시스] 조성봉 기자 =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 시간) 튀르키예 앙카라 대통령궁에서 열린 레젭 타입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주최 환영 만찬에서 대화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07.0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고재은 기자 = 한국이 3500억 달러(468조여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한 지 1년이 가까워지는 가운데, 아직 한 건의 자금도 집행되지 않으면서 양국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는 외신 진단이 나왔다.

9일(현지 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한국, 트럼프와 3500억 달러 합의 이행할까?' 제하의 기사에서 "대미 투자 합의가 이뤄진 지 약 1년이 지나면서 미국에서는 불만이, 한국에서는 우려(alarm)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대미 투자 1호 사업으로 미국 텍사스주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 건설 사업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한국 정부가 이달 중 첫 투자금을 송금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으나, 청와대는 "구체적인 투자처와 발표 시점, 첫 투자금 송금 규모 및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한 미국 소식통은 FT에 "한국이 서둘러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강경하게 반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한국의 이란 전쟁 불참을 비판한 배경 중 하나로 대미 투자 지연을 꼽았다.

특히 미국 정책자문회사 더아시아그룹의 제니퍼 리는 "일본의 잇단 투자 발표에 비해 한국은 진전이 더뎌 보여 미국 정부 내에서 상당한 불만이 쌓였다"고 분석했다.

앞서 미국은 지난해 10월 한국의 3500억 달러 투자를 조건으로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췄다. 한국은 1500억 달러는 조선업에, 2000억 달러는 전략적 투자에 투입하기로 했다. 연간 투자액은 200억 달러로 제한된다.

반면 일본은 5500억 달러(735조5000여억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했으며 연간 투자 한도도 없다. 추진 속도도 비교적 빠르다. 미국 오하이오주 330억 달러 규모 가스발전소, 테네시·앨라배마주의 최대 400억 달러 규모 소형모듈원자로(SMR) 건설 프로젝트 등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의 투자 집행이 늦어지는 배경에는 양국의 셈법 차이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 '상업적 합리성'을 중시하는 반면, 미국은 투자 약속을 거래로 보고 신속한 집행을 원한다는 것이다.

민정훈 국립외교원 교수는 "사업성이 없으면 한국 기업들이 투자하지 않을 것"이라며 "한국은 신중할 수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빠른 결정을 원하지만 양측의 입장이 다르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벌어진 대규모 이민 단속도 한국 기업들의 투자 심리를 위축시킨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인 근로자 300여 명이 구금되는 등 기업 환경이 불안해지자, 당시 한국 기업 6곳이 대미 투자를 철회·보류했다는 외신 보도도 나왔다.

중간선거 앞둔 트럼프…이란전 등 복합 압박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전방위적인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미 투자는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며 이를 자신의 선거운동 성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미 투자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이란 전쟁 등 안보 현안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6일 을지자유방패(UFS) 훈련 축소를 지시하며 "미국은 북한으로부터 한국을 지키고자 3만9000명을 배치했는데, 한국은 이란에서 진행하는 아주 쉬운 군사작전을 도와주지 않겠다는 것이냐"고 주장했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작전에 참여할 시 적으로 간주하겠다고 위협하는 가운데, 한국 정부는 비군사적 기여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다만 트로이 스탠개런 한미경제연구소(KEI) 선임 연구원은 "파병한다고 해서 한국이 (대미) 투자 문제에 대해 어떠한 여지를 얻을 가능성은 낮다"며 "트럼프 행정부는 이익 극대화를 추구하는 정부"라고 진단했다.

킹스칼리지런던의 라몬 파체코 파르도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 압박 수단으로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도입을 지원하기로 한 지난해 합의를 뒤집거나, 주한미군 철수를 거론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그는 "한미 동맹의 기본 축은 견고하다"면서도 "동맹을 바라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시각을 고려하면 그의 재임 기간 한미 관계의 불확실성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김정관 산업부통상부 장관은 이재명 대통령의 프랑스 국빈 방문 일정을 마친 뒤인 10일부터 12일까지 미국을 방문한다. 17일 대미투자 관련 국회 보고를 앞두고 미국 관계자와 만나 대미 투자 관련 조율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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