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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한미훈련 축소에 美 의회 반발…"동맹·대북 억지력 약화"

등록 2026/08/18 10:30:27

수정 2026/08/18 11:16:26

트럼프, 한미훈련 축소를 이란전과 연계

美 여야 의원들 비판…"근시안적 실수"

전문가들 "미국에 실질적 이득 없어"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6.08.18.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6.08.18.

[서울=뉴시스] 이재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연합 군사훈련 규모를 대폭 축소하기로 하면서 미국 의회와 안보 전문가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이들은 이번 조치가 북한에 대한 억지력을 약화하는 것은 물론 미국의 동맹 공약에 대한 신뢰까지 훼손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연합 훈련인 '을지자유의 방패'(UFS)시작 하루 앞둔 지난 16일(현지 시간)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에게 훈련 규모를 "상당히 축소"하라고 지시했다.

이 같은 지시에도 한미 군 당국은 17일부터 27일까지 UFS 연합연습을 예정대로 시작했다. 한국군은 지난해와 동일한 약 1만8000명이 참가하며, 전체적인 훈련 규모도 예년과 유사한 수준으로 편성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결정의 배경으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관계를 들었다. 그는 트루스소셜에 "김정은과 매우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한미 훈련이 비용이 많이 들 뿐 아니라 자신이 대통령인 동안 위협적이지 않고 존중하는 태도를 보여온 북한에 부적절하고 적대적인 신호를 보낸다"고 주장했다.

미 의회에서는 즉각 비판이 나왔다.

상원 군사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잭 리드 상원의원은 X(옛 트위터)에 "어리석고 엉터리 같은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독재자를 달래기 위해 군사훈련을 축소하고, 미국이 시작한 이란 전쟁에 참여하지 않은 한국을 제재한다면 동맹국과 적국 모두 미국의 안보 공약을 협상 가능한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애리조나주의 마크 켈리 민주당 상원의원도 훈련 축소를 "근시안적인 실수"라고 규정했다.

켈리 의원은 "남북한은 기술적으로 여전히 전쟁 상태에 있다"며 "북한으로부터 동맹국을 방어할 수 있는 것은 미군이 잘 훈련돼 있고 한국군과 협력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미 연합훈련의 실질적인 규모를 줄이는 것은 근시안적인 실수라고 지적했다.

뉴저지주의 앤디 킴 민주당 상원의원도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연합훈련 축소를 한국의 이란전 불참과 연계한 데 우려를 표했다.

킴 의원은 한미동맹이 미국의 안보와 번영에 매우 중요한 관계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양국 관계를 경시하는 듯한 인상을 준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은 안보 불안이 큰 지역에서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파트너라며 소셜미디어를 통한 불만 표출보다 동맹국으로서 대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화당에서도 우려가 나왔다. 노스캐롤라이나주의 톰 틸리스 상원의원은 한미 연합훈련 축소가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러시아에 이익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틸리스 의원은 "한국이 70년 넘게 미국의 강력한 군사동맹국이었다"며 "한미 연합훈련을 줄이면 북한군 수천 명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원할 여지가 커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도 이번 조치가 한미동맹과 대북 억지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마크 몽고메리 선임연구원은 "한미 연합군의 훈련 강도를 낮추는 것은 연합군의 대비태세를 약화하고 미군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조치"라며 "미국에 실질적인 이득이 없다"고 비판했다.

[평택=뉴시스] 김종택 기자 = 한미연합훈련인 '을지 자유의 방패'(을지프리덤실드·UFS) 연습 첫날인 17일 경기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에서 주한미군 장병들이 이동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6일(현지 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좋은 관계를 언급하며 한미 연합훈련을 대폭 축소할 것을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에게 지시했다. 2026.08.17. jtk@newsis.com

[평택=뉴시스] 김종택 기자 = 한미연합훈련인 '을지 자유의 방패'(을지프리덤실드·UFS) 연습 첫날인 17일 경기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에서 주한미군 장병들이 이동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6일(현지 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좋은 관계를 언급하며 한미 연합훈련을 대폭 축소할 것을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에게 지시했다. 2026.08.17. [email protected]

그는 북한이 미국과 한국, 일본을 지속적으로 위협하고 있다며 "김정은은 미국의 친구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또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연합훈련을 축소하는 것은 대북 억지력을 약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기업연구소(AEI)의 댄 블루멘탈 선임연구원도 한미 연합훈련 축소가 "우리에게 해롭고, 동맹에 해롭고, 억지력에 해롭다"고 평가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첫 임기 때에도 북한과의 대화를 진전시키기 위해 한미훈련 축소를 추진했지만 결국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훈련 축소를 전략적으로 필요한 조치로 보는 시각도 있다. 국방사무국(Defense Priorities)의 제니퍼 카바나흐 군사 분석 책임자는 더힐에 "한미 연합훈련이 북한과 중국의 침략을 억제하고 지역 안정을 높인다는 미국 국방부의 주장에 실질적인 증거가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이 자원과 대비태세가 부족한 상황에서 대규모 한미훈련이 오히려 미국의 자원을 소모할 수 있다"며 "이번 조치를 미국의 이익에 부합하는 필요하고 전략적으로 현명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이번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연합훈련을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위한 협상 카드로 활용했던 첫 임기의 행보와도 겹친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김정은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한 뒤 한미 연합훈련을 비용이 많이 들고 도발적이라고 비판하며 중단을 선언했다. 이후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이 성과 없이 끝나면서 훈련은 다시 재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에도 한미훈련 축소를 이란 문제와 연결했다. 그는 최근 이재명 대통령에게 이란의 비핵화를 위한 미국의 군사작전에 협조할 의향이 있는지 물었지만 한국이 사실상 거절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7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한국에 약 3만9000명의 미군을 주둔시키고 북한으로부터 한국을 보호하고 있는데 한국이 이란 문제에서 미국을 돕지 않는 것은 이상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특히 그들이 우리를 도와주지 않는 상황에서 우리가 모든 나라를 일일이 보호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한미동맹 자체를 해체하려는 단계에 들어섰다고 단정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석도 있다. 현재 약 2만8500명의 미군이 한국에 주둔하고 있으며 양국은 연합 지휘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미국은 한국에 대한 확장억제 제공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의 위협 수준을 둘러싼 트럼프 대통령의 인식과 미국 정부의 공식 평가 사이에는 상당한 간극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을 "위협적이지 않다"고 평가했지만, 미국 행정부의 2026년 연례 위협평가는 북한 정권이 점점 자신감을 얻고 있으며 대량살상무기와 재래식 전력, 사이버 역량을 통해 미국과 한국, 일본을 위협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털시 개버드 전 국가정보국장도 지난 3월 의회 증언에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이미 미국 본토에 도달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한미 연합훈련 축소가 주한미군 감축이나 철수로까지 이어질 경우 한미동맹뿐 아니라 동북아 안보 구도에도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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